김무성의 눈도장, '무대'야 '무대뽀'야?

[이기명 칼럼] '책봉주청사'로 자리 구걸하려는 듯 한가한 중국행...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0/20 [01:30]

김무성의 눈도장, '무대'야 '무대뽀'야?

[이기명 칼럼] '책봉주청사'로 자리 구걸하려는 듯 한가한 중국행...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0/20 [01:30]
책봉주청사(冊封奏請使)란 말이 낯설 것이다. 왕으로 앉으려는데 허락해 주십사 하는 일종의 구걸사절이다. 어느 나라 얘긴가. 우리나라 얘기다. 언제 때 얘긴가. 1623년 3월 광해군을 폐하고 인조가 왕으로 오르면서 왕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누구에게 인정해 달라는 것인가. 바로 청나라 황제에게다. 지금의 중국이다.  
 
중국 황제가 인정하지 않으면 왕의 행세를 하지 못한 것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쳐서 내려온 관례다. 아니 법과 같은 것이다. 내 나라 왕이 남의 나라 황제에게 도장을 받아야 하는 치욕은 역사의 오점으로 남아있고 국민의 수치다. 조상 못난 탓 해야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지금은 어떤가.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면담을 가졌다.(사진출처 - 새누리당 홈페이지)   
 
생각이 있는 국민들은 한숨을 쉴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엇이 달라졌는가. 책봉주청사란 공식적인 명칭은 없다 해도 하는 짓거리는 그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사실을 국민은 느낄 것이다. 미국도 가고 중국도 가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중국방문에서 돌아왔다. 말도 많다. 입초사에 올랐다. 대한민국 집권당의 대표가 중국이 아니라 아프리카 정글을 방문했기로 왜 입초사에 올라야 하는가. 이유는 이렇다. 지금이 해외로 돌아다닐 때인가. 국정감사 중이 아닌가. 1년에 한 번 있는 국정감사다. 지금 국정이 엉망이라는 것은 국민 누구나가 다 알고 자신도 대표도 잘 알 것이다. 국민은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증세폭탄을 맞아 쓰러질 판이다. 하늘에서 시도 때도 쏟아지는 낙하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목에 꽉 차 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과 특별법 제정은 새누리와 박근혜 정권의 외면으로 세월호처럼 침몰했다. 남북긴장은 대북삐라 살포로 화약고다. 남북의 군함이 교전을 했다. 한국함정의 미사일 발사 장치가 고장만 일으키지 않았다면 북한 함정은 격침되었을지 모르고 그럼 즉시 전쟁이다. 서울에 미사일이 떨어져 내가 살아 있기나 했을 것인가. 이런 판국에 집권당의 당 대표가 느긋하게 국회를 비우고 비행기를 탔는가. 그 배짱이 부럽다.  
 
시진핑과의 약속도 중요하다. 김무성이 급박한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방문연기를 요청했다면 시진핑은 김무성의 조국애를 절절히 느꼈을 것이고, 저런 지도자가 한국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을 했을 것이다. 부끄럽지 않은가. 시진핑 만나는 것이 정치적 입지에 하늘 같은 기회라 해도 할 일과 안 할 일이 있다. 입초사가 아니라 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다.
 
무성대형, 정신적 비굴
 
정치적 야망이 있는가. 야망이 대통령이라도 좋다. 대통령은 정치적 야망의 정상에 위치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별별 몹쓸 짓 다 하는 인간들을 보았다. 아비와 자식을 죽이는 짐승의 모습도 보았다. 부정선거는 식은 죽 먹기다. 광주에서는 얼마나 사람을 많이 죽였는가.  
 
김무성이 대권에 생각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이제는 국외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좋다. 국내뿐이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정을 받으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이랴. 문제는 사람 됨됨이에 있다. 대통령 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도 국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설사 박정희나 전두환에게 못된 것을 배웠다 하더라도 안 된다. 김무성이 총이 있는가. 탱크가 있는가.  
 
김무성이 할 수 있는 것은 지도자의 참모습을 보임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 이상 가는 힘이 어디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NLL 관련 발언이라면서 국민들 앞에서 떠벌리고 사태가 다급해지니 안 했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지도자를 믿어야 하는가. 국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을 하는 지도자를 존경한다. 거짓말하는 지도자는 이제 질렸다. 이런 지도자는 국민이 결단코 수용해서는 안 된다.  
 
자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딸자식과 관련된 구설에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자세다. 정직 이상으로 신뢰를 받는 행위가 어디 있는가. 더구나 한국처럼 정치지도자와 거짓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국가에서 정직과 신뢰는 보석과 같이 값진 것이다. 김무성의 생각 부족을 비난하기에 앞서 연민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행위를 후배들이 따라 배운다는 것이다. 그를 일컬어 무대(무성대형)니 통 큰 정치인이니 하는 소리가 회자된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나라를 어떻게 망치는가는 우리가 이미 겪었고, 지금도 뼈가 저리게 느끼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믿을 것이 있는가. 김광두·김종인·이상돈이 박근혜 대통령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왜 비판하는가. 그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가 혼절하기 직전이다.  
 
새누리당의 대표라는 김무성이 이를 모른다면 큰일이지만 알고 가만있다면 더욱 큰일이다. 서해해전에서는 미사일 발사장치가 고장 나서 발사를 못했다. 다행이냐 불행이냐. 청와대는 ‘지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한다. 국군 최고 통수권자가 누군가. 김무성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가. 자격이 없다. 시진핑 만나서 눈도장이나 찍자는 지도자라면 없는 것이 낫다.  
 
국가지도자도 세계화가 됐다. 도둑놈과 미친놈 빼놓고는 다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머리를 숙여서는 안 된다. 머리 숙이고 들어가면 평생을 그 앞에서 기를 못 편다. 이미 시진핑은 눈 내려깔고 볼 것이다. ‘오냐. 책봉주청사(冊封奏請使) 왔느냐.’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안 믿는다. 국민도 그렇게 알 것이다. 나랏일 팽개치고 밖으로만 나도는 주부가 집안 망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초딩도 아는 말이다. 지도자는 어디를 가서도 무시를 당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외국만 돌아다닌다고 장 땡 아니다. 지지율 좀 오른다고 좋아 해봤지다.
 
노무현 “사진 찍기 위해서는 안 간다”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주위에서 가장 많이 권한 것 중에 하나가 ‘미국방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억지로라도 기회를 만들어 미국을 방문했고 미국 대통령이라도 만나면 대박이었다. 백악관 경비라도 만난다면 얼씨구 했을까.  
 
노무현은 말했다. “사진 찍기 위해서는 안 간다.” 이 말속에 포함된 의미를 국민들은 모두 알았을 것이다. 그 후 국민들은 ‘부시’를 대하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고 골프장 카터를 운전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그것이 관행이라 해도 몹시 수치를 느꼈을 것이다.  
 
김무성을 ‘무대(무성대장)이라고도 하고 ’무대뽀‘라고 한다. 별명이야 아무러면 어떤가. 속이 문제다. 김장 배추도 속이 꽉 차야 실속이 있다. 엉망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보면서 입 꽉 다물고 청와대나 바라보는 ’무성대장‘이라면 국민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책봉주청사(冊封奏請使)로 시진핑을 만나고 온 지도자라면 국민은 빨리 잊는 게 좋다.  
 
김무성이 귀국했다. 이제 사은겸주청사(謝恩兼奏請使. 책봉 사절을 요청하기 위해 보내는 사절)로 다시 가야 할 일은 없을까. 이제 대한민국 지도자도 자기 발로 설 때가 됐다. 지금 김무성이 할 일은 적폐투성이인 개헌이나 소신껏 추진하는 것이다. ‘내년이면 개헌 물살이 봇물처럼 터진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긴 이 말도 대통령의 한 마디면 언제 찌그러질지 몰라도. 김무성은 소신을 보여주는 게 지도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잊은 게 있다. 수백만에 이르는 카카오 망명객은 어쩔 것인가. ‘무대 성님’ 대답 좀 해 보시라.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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