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망명, 朴정부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

둥굴이 | 기사입력 2014/10/17 [10:29]

사이버망명, 朴정부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

둥굴이 | 입력 : 2014/10/17 [10:29]
 
 
 
(내가 2G폰이라 카카오톡을 해보지 않아서 작금의 사이버망명 사태에 대해서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힘들어 오판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한 말씀 올린다.)
 
어째 작금의 카카오톡 사태가 박근혜 정부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듯 하다.
사회비판 활동을 좀 해봤다는 사람들 치고 너나 나나 경쟁적으로 카카오톡 탈퇴했다고 과시하며 사이버망명을 붐처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 불매운동은 불량식품 불매운동과는 좀 다른 관점으로 봐야한다.
불량식품은 안 먹으면 회사 매출이 줄어드는 효과를 만들어 냄으로 특정 제품을 퇴출하는 효과가 있지만, 카카오톡은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이번 카카오톡 사태로 텔레그램 망명자는 200만명이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텔레그램은 검열은 없는 대신 화면도 단순하고 누르는 재미도 덜하다고 한다. 더군다나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이들은 ‘사이버 검열’에 민감한 이들에 한한다. 따라서 상당수의 ‘중도’에 있는이용자가 애써 재미없는 텔레그램을 깔아서 쓸 일이 없다.
 
결국 ‘사이버 검열에 분개해’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소수 정예는 자기들 끼리 동병상련하면서 박근혜 정부를 씹을 수 있겠지만, 그간 해왔던 중도에 있던 카카오톡 사용자들까지를 아우르며 여론 환기 역할을 하던 것은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 틈을 수구세력들, 국정원, 일베들이 파고 들어와 잠식할 것이다.
결국 카카오톡은 저들의 수중에 떨어지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아마 그간 카카오톡 동호회의 중도 친구들 중에 사회 비판성 발언, 링크된 기사와 동영상을 올리면 형식적으로라도 보며 그나마 최소한의 균형 감각을 갖던 이들은 이제 아예 그런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몰라 잘 모르겠지만) 아마 카카오톡 탈퇴 전에 “자 여러분 저 카카오톡 탈퇴 할꺼예요. 텔레그램 깔아서 어디어디서 만납시다.”라고 공지하고 나온 이들 중에 카카오톡 친구들을 고스란히 텔레그렘에서 만난 이들은 ‘평소에 쌘사람들끼리만 교류하던 이들 뿐’일 것이다.
 
실지로 얼마 전에 길바닥에서 만난 주부님이 한분 계신데, 자기는 올해 세월호 사태 초기까시 사회문제에 별로 관심 없었는데, 그 후 부터 조금 관심갖기 시작하셨단다.
 
카톡 등을 통해서 이런 저런 자료를 얻으며 서서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데, 사이버 망명 하는 현상으로 다 빠져나갔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그래도 쌘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고 작게 입김 역할을 했는데 그런 이들이 죄다 빠져나가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아는 사람들과의 교류’보다는 ‘모르는 사람들(중도경향)을 찾아 나서야한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참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여간 현상적으로 봤을 때, 저들에게유리하게 형국이 빚어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니 ‘중도’를 내팽개치고 이뤄지는 이대규모 사이버 망명을 ‘성공한 혁명’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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