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미군 사살 이라크군인은 영웅”

IPS통신, 카이사르사건 관련 ‘테러단체 끄나풀’ 미군주장 반박

한상진 | 기사입력 2008/01/30 [10:21]

“성폭행미군 사살 이라크군인은 영웅”

IPS통신, 카이사르사건 관련 ‘테러단체 끄나풀’ 미군주장 반박

한상진 | 입력 : 2008/01/30 [10:21]
작년 말 한 이라크군이 함께 작전을 나갔던 미군 두 명을 사살한 사건이 있었다. 미군 당국은 그가 저항세력과 연결돼 있다고 발표했지만, 목격자와 이라크인들은 임신한 이라크 여인을 강간하는 미군을 제지하다 말을 듣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정부가 이라크 파병 연장을 한창 추진되고 있을 때 터진 사건으로 당시에는 진실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남미의 독립 뉴스 통신사인 IPS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내용을 요약 발췌했다. /편집자

순찰미군 임산부 머리채 붙잡고 성폭행

임신한 이라크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강간하려던 미군을 사살한 한 이라크 군인 이야기가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IPS가 지난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이사르 사아디 알주보리(Kaissar Saady al-Juboory)는 지난 해 12월 26일 북부 이라크의 도시 모술에서 미군과 함께 합동 순찰을 나섰다. 미군은 한 민가를 습격해 한 남자의 행방을 물으며 임신한 이라크 여성의 머리채를 붙들고 성폭행을 하려했다. 카이사르가 즉시 중단하라고 외쳤고 미군들이 이를 무시하자 총을 쏘고 달아났다.

 
▲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단체의 인터넷사이트인 '지구촌 반전캠페인'에 올라있는 IPS의 보도.     © 인터넷저널

이 사건으로 현장에 있던 미군 장교 한명과 하사관 한명이 사망했고, 이라크 통역을 포함한 다른 세 명은 부상을 입었다. 카이사르는 사건이 터진 뒤 이라크-미군 합동 특별부대에 체포됐 모술의 알-기즐라니(Ghizlany) 부대에 감금 중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이 사건이 터지자 다른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카이사르의 아저씨인 하짐 알주보리 대령은 IPS와 대담에서 “조카가 이라크 여성을 성폭행하는 미군에게 폭행을 멈추라고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그들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하짐 대령 “명예를 아는 진정한 이라크군인”

하줌 대령은 이어 “조카는 여성 폭력을 허용하지 않는 명예를 아는 전형적인 아랍인으로 자신이 처형당할 것을 알면서도 범죄를 저지르는 미군 부대장과 하사관을 죽였다”며 “미군 범죄에 반항한 진정한 군인”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줌 대령은 또 “나는 군장교로서 미군이 이라크를 도울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들과 함께 일했다”며 “하지만 그들과 함께 했던 11개월은 차라리 죽는 게 점령자들에게 봉사하는 것보다 더 명예롭다는 것을 깨닫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장에 있었다는 다른 한 이라크인도 IPS에 비슷한 증언을 해줬다. “미군 장교와 부대원이 한 민가를 습격해 여성에게 그들이 원하는 남성의 거처를 대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그 여성은 미군에게 모르는 일이며 자기 가족의 남성들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며 겁에 질려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 증인은 말을 이었다. “미군 부대장이 부대원과 그 여성에게 고함을 질렀고, 그러자 군인들이 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카이사르가 미군에게 ‘안 돼, 안 돼’라고 소리쳤지만 그들은 되레 카이사르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카이사르는 ‘야, 이 개새끼들아, 그 여성을 내버려 두란 말이야’라고 외치며 사격을 가했고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개새끼들아, 그 여자를 내버려두란 말야”

이 사건이 터지고 순니 단체인 무슬림학자협의회는 ‘임신한 이라크 여성을 폭행하는 미군을 제지하려다 말을 듣지 않아 사격을 가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그는 피가 솟아올라, 점령군에게 여성폭행을 멈추라고 요구했다”며 “미군들이 통역을 통해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답하자 그들에게 사격을 가했다”고 언급했다.

이 이야기는 맨 처음에 알-라피다인(al-Rafidain) 위성방송에 보도됐다. 알라피다인 방송은 카이사르는 이라크인의 명예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영웅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라크군은 카이사르에 대해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 이라크군 장군은 기자에게 “카이사르가 순니파 저항단체와 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미군에게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이사르는 이라크 병사들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해 저항단체의 사주를 받고 군에 들어와 일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제2군의 한 장교도 “군 내부에 그와 같은 사람이 많으며, 그들은 소위 각성한 군인들(미군에 의해 지원받는 저항세력)로 불리 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군의 한 장교는 익명을 조건으로 카이사르의 행동을 다음과 같이 영웅적으로 묘사했다. “그들 미국인들은 한 번 더 학습을 했을 것이다.”

“미군들, 한 번 더 이라크를 학습했을 것”
 
이라크의 알 바가라(al-Baggara) 부족의 지도자인 알 다와라(al-Dawar)의 세이크 주마는 IPS와 대담에서 “카이사르는 미군이 이해 못하는 무슬림 윤리를 지닌 알주보리 가문 출신”이라며 “주보리 가문을 포함한 모든 부족들은 카이사르를 영웅으로 칭하고 그의 행위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그다드의 무소속 정치인인 모하마드 나시르(Mohammad Nassir)도 IPS와 전화에서 “미군과 그들의 꼬리(다국적군)의 정치적 음모에도 이라크인들의 단합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카이사르의 안전와 평안을 위해 모든 이라크 사람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진(이라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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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슬림 2008/02/03 [16:37] 수정 | 삭제
  • 전쟁은 언제나 파괴적입니다. 사람을 죽이고, 공동체를 파괴하죠. 그 게 전쟁의 목적이니까요. 약탈, 방화, 강간은 전쟁에 수반되는 악이죠.
    하지만 부시는 선한 기독교인으로 가장해 이런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자신과 자기 국민을 위한 반인륜 전쟁범죄는 인간사회나 신탁 어디에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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