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재뿌리기

매체비평 '친북세력의 경협 쇼'라며 냉전수구 호전적 보도태도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7/10/01 [18:23]

조중동,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재뿌리기

매체비평 '친북세력의 경협 쇼'라며 냉전수구 호전적 보도태도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7/10/01 [18:23]
"경협쇼는 그만 하고 핵 문제를 해결해라.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맹목적 친북 세력이 권력 핵심에 있기에 가능한 일." 예상대로 조중동의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재뿌리기는 계속됐다.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화해협력 시대를 열 역사적 2차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되자 보수언론은 다시 한번 호전적 보도태도를 드러냈다. 아예 친북세력의 쇼라는 등 보도기사라기 보다는 성명에 가까운 글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조중동은 핵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라고 주문하며 여전히 대북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핵불능화는 이미 6자회담에서 결론을 낸 것으로 미 행정부마저 '평화선언(또는 협정)', '북미수교'를 언급하고 있는 데 보수언론은 대결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대결을 주문하는 수구보수언론
 
조선일보는 9월 30일 사설에서 "노 대통령이 이번 6자회담 결과를 구실로 평양에서 핵 문제를 의례적인 수준에서 적당히 넘기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 밝히고 "이제 곧 열차에서 내릴 자신의 입장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핵 불안을 견뎌야할 지 모르는 4,900만 국민을 먼저 걱정하라"고 밝혔다.
 
▲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방북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 내외. 국정브리핑.     © 인터넷저널

동아일보는 26일자에서 "핵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사상 최대의 경협 쇼'만 벌인다면 한반도 최대의 불안 요인을 눈감아 주는 이적행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남북 정상이 평화체제 구축 문제와 경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이 '핵 문제는 비켜갈 것'이라는 뜻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김정일 위원장의 확답을 받지 못한 채 선의에만 기대려한다면 5개월 뒤 딴소리에 당할 수 있다면서 핵 포기 선언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9일에는 아예 '정상회담 흥행 위해 북에 다 내줄 건가'라는 조금 센 제목을 달고 대북 지원책과 <아리랑> 관람, 친북사이트 접속 제한 해제 검토, NLL 문제 논의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각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국민의 허리가 휘는 상황에는 눈을 감겠다는 발상", "인권유린의 방조", "맹목적 친북 세력이 권력 핵심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주문대로 하지 않으면 '퍼주기'라고?
 
중앙일보는 10월 1일 '남북 정상에 바란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보다 평화체제 문제에 중점을 두는 것은 수레 뒤에 말을 매다는 격"이라면서 6자회담 결과에 관계없이 노 대통령이 분명하고 구체적인 핵폐기 선언을 김 위원장에게 이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시적 성과에 연연해 인프라 건설 사업에 덥석 합의하거나 NLL 등을 건드리면 국민적 반발에 부닥친다면서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 북한 주민의 굶주림 해소 등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문제에 촛점을 맞추라고 충고(?)했다.
 
얼핏 대통령을 걱정하는 듯한 중앙일보의 사설. 그 걱정 속에는  '몇십년 간 나라 걱정을 했던 우리들 말을 안 듣고 자기 멋대로 하면 안 된다'는 오만함까지 보인다.
 
수구보수 언론이 말한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협력 등 다각도의 남북 접촉과 화해협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조중동은 북핵해결을 최우선으로 주문하고 있다. 주문대로 하지 않으면 회담 성과를 폄훼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조중동은 또 어떻게든 북한을 고립시키고 우리의 이익을 더 많이 얻어야한다는 구시대적 논리를 동원해 평화를 추구하고 협력을 모색하려는 남북정상회담의 취지에 사전에 재를 뿌리는 모습이다.
 
케케묵은 냉전 망상에 여전히 취해...

<아리랑>을 관람하면 마치 북한에게 나라를 넘길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친북사이트를 풀어주면 마치 인터넷이 친북 세력에 지배될 것처럼 오버를 하면서 자신들이 나라를 위하는 양, '할 말은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조중동이다.
 
반공이 위세를 떨치던 70년대였다면 이들의 논리가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가 평화를 위해 협력을 해야하는 냉전이 끝난 21세기다. 조중동은 아직도 현실을 덮으려고 케케묵은 냉전적이고 호전적 망상에 취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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