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면담 호가호위 아냐? 아 존심상해"

이명박 후보 미대통령 면담 소식, 정치권·언론·네티즌 비난여론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07/10/01 [18:05]

"부시면담 호가호위 아냐? 아 존심상해"

이명박 후보 미대통령 면담 소식, 정치권·언론·네티즌 비난여론

서문원 기자 | 입력 : 2007/10/01 [18:05]
이명박 후보 방미와 부시대통령 면담을 둘러싸고 당부당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강대국 대통령을 만나는 게 외교관례를 벗어난 데다 사대주의 발로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언론,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먼저 대통합신당과 소속 경선후보들은 ‘양국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한국대선 개입’을 우려하며 부시 대통령에게 이명박 후보와의 면담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미국의 한국대선 개입 노골화?"

대통합신당의 이낙연 대변인은 이 후보 방미와 부시 대통령 면담은 미국의 한국 대선 개입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양측의 만남이 미국의 차기 집권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면담 취소를 요구했다. 

 
▲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부시 면담 기사(오마이뉴스)가 실린 미디어 다음 사이트.     © 인터넷저널
 
정동영 예비후보도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에게 ‘이 후보 면담 재고’를 요청했다. 무소속의 문국현 예비후보는 “뒷구멍에서 뒷거래 하듯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국익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비난했다. 

언론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1일자 ‘레이건을 만난 노태우, 부시를 만나는 이명박’라는 제목의 칼럼(손석춘)에서 “이 후보가 미 대사와의 면담에서 이번 대선을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 설명하고 남북정상회담을 비난했다”며 “이 후보가 부시와 면담하기 때문에 사대주의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해온 언행으로 볼 때 이미 친미사대주의를 또렷하게 드러랬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또 “조선일보는 미백악관이 국무부와 상의 없이 면담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지만 바로 그런 역할분담이 미국의 치밀한 전략”이라며, “사대주의로 집권해보려는 국내 보수우파의 태도도 문제지만, 남북정상회담과 한국대선에 다목적으로 개입하는 미 부시 대통령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준 입막으러 가는 거 아냐?"

네티즌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면담 관련 첫 보도가 나왔을 때는 ‘조선시대 세자책봉’ 혹은 “너무 앞서나간다”는 지적이었다. 최근 한나라당이 면담취소 가능성을 내비치자 “김칫국부터 마시더니 세자책봉 물 건너갔다”, “방미하는 이유가 김경준 입 막으러 가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포털 다음에 실린 보도기사 댓글에는 원색적 비난에 주류를 이뤘다. “미 국무부 ‘불쾌감 표시’로 백악관이 부담 느낀 것 같다. 진작 정식절차 밟아야지. 부시 임기얼마 안 남고 지지율도 낮은데 겨우 면담요청 할 때부터 알아봤다”(Brandnew), “한나라당 씽크탱크에는 인재가 없다?”(전창범), “김칫국 마시더니 벌써 물 건너갔네 뭐.”(John Wesley), “저런 사람에게 지지율50%? 한국 국민 수준이 이정도인지 정말 몰랐다”(namses43), “경박하긴 정말 걱정된다.”(비틀지말고)

네이버의 정치게시판에도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MB가 이 나라 대통령이가? 부시 만나러가는 건 노대통령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행동인가?”(qwer667), “이명박이 미국 가는 진짜 이유가 김경준 입 막으러 가는 거 아냐?”(intothesky01), “MB, 벌써 대통령 되서 한국대표로 부시 만나는가?”(tedd_junho), “부시 면담이 마치 호가호위와 같아 보인다. 정말 자존심 상한다. 대단한 일인 양 떠들어대는 한나라당이나 언론이 너무나도 한심하다.”(haeil27)

이처럼 이 후보의 부시 면담 예약이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사이버상에서 비난여론을 거세게 부르고 외교문제로 불러오자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매체들은 곤혹스러워 하며 주춤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부시 못만나도 방미 추진한다"

한나라당은 1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을 못 만나도 방미는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1일자 ‘이명박, 부시면담 삐걱’이라는 기사에서 “이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이 한미 외교논란으로 확대돼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도 “이명박 후보와 백악관이 한국 정부는 물론 미 국무부와도 사전조율 없이 협상을 진행해 한국 정부와 미 국무부가 백악관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밝히고, 면담형식 변경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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