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높아가던 버마에 유엔특사가 파견돼 사태해결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군 수뇌부 일부와 야당의 최고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 여사를 면담한 게 전부다. 양곤시내는 무장군인의 철통감시로 집회시위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며, 지난 10여일 시위로 3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5백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는 30일 양곤의 한 정부청사에서 지난 12년간 구금 또는 가택 연금 상태인 아웅산 수지 여사를 1시간여 면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이곳은 수지 여사의 집과 멀지 않은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지 면담은 군부 생색내기 그는 29일부터 이틀 밤을 양곤에서 200마일 떨어진 행정 수도 네피도에서 보내며 버마 군부 지도자를 면담했다. 하지만 군부 최고지도자인 탄쉐와 2인자 마웅 예 등 2명은 만나지 못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에 따라 감바리 특사는 30일 다시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가 군부 최고 지도자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30일 밤 양곤의 주요 도심 거리는 비교적 조용했으며 간간히 순찰을 도는 군인 모습이 목격됐다. 10만여명이 도심 거리에서 1주일이 넘게 시위를 벌이던 며칠 전까지의 광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BBC에 따르면, 30일 양곤시내에는 1천500여명의 보안군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시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 쉐다곤파고다 등 시위가 벌어지던 주요 도심 거리는 통행을 못하도록 봉쇄해버렸다. 1일 현재까지 사상자 수는 군부의 공식 발표상으로는 사망 10명, 구금 수백명 수준. 하지만 비공식 내부 통신에 따르면, 사망자 100여명, 부상자 200명 이상, 구금자 500명 수준으로 전해진다. 버마 주재 영국 대사인 마크 캐닝도 BBC와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는 군부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전한 바 있다. 아울러 버마 군부는 며칠 전부터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박탈한 상태다. 모든 인터넷과 해외 휴대전화 통신을 막았다. 길거리에서는 모든 행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하고 있으며 휴대전화나 카메라가 발각되면 모두 몰수하고 있다. 비공식 사망자 100여명
미국의 버마대표부 샤리 빌라로사 대표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군부의 무력시위가 무서워 시민들이 길거리에 나오는 것조차 꺼리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양곤 시내에 있는 사원들이 쑥대밭이 됐다고 덧붙였다. 감바리 특사의 버마 방문에 대해 일부에서는 회의론을 내비치고 있다. 버마 민주화를 바라는 안팎의 노력을 꺾으려는 군부에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사는 현재까지 군부와 야당과의 화해나 타협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의 연금해제도 이루지 못했고, 심지어 군부 최고지도자조차 면담하지 못한 상태이다. 버마에 밝은 정치분석가들은 버마 사태 해결의 키를 중국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버마와 가장 많은 교역을 하고 있는데다 버마 국제교역의 완충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일본 사태해결 ‘키’ 지난 29일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버마 사태에 대해 중국은 주의깊에 지켜보고 있다”며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하지만 중국은 유엔제재안에는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버마의 또 하나 주요 교역국인 일본의 한 고위 관리가 30일 버마를 방문한 것도 관심을 끈다. 물론 그는 시위 취재과정에서 군부의 총탄에 맞아 죽은 겐지 나가이(50) 문제를 거론하려는 발걸음이다. 일본 정부는 나가이 죽음에 분노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버마에 2천500만달러를 지원한 나라. 하지만 야스오 후쿠다 총리는 직접적 규제 등의 언급을 피한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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