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통지서/임효림 우리는 모두 가여운 존재들이다 늦은 가을 도심의 가로수 아래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낙엽을 밟으며 걸어 본 사람은 안다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 저 바람의 의미를 오늘도 어느 곳에서는 한 사내의 목숨 줄이 끊어졌다 저 거대한 도시는 누구에게도 삶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해설] 올 여름은 끝없이 이어지는 지겨운 장마에, 유래가 없는 무더위였다. 이제 찬바람이 나면서 비로소 정신도 상쾌해지고 생기가 난다. 무덥고, 지루한 장마만큼이나 우리를 짜증나게 하고 열 받게 한 일이 이랜드 사건이다. 그동안 수많은 노동현장의 사건들 보다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게 한 사건이다. 문제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데도 회사 측의 요지부동으로 사건이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데 있다. 저들, 회사의 경영진이 힘없는 노동자의 비애를 알기나 할까? 계절이 바뀌고 세상이 대선으로 들끓어도 밥줄이 끊어진 자의 비애는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무더위에 취재 한다고 땀 흘리며 고생한 김오달 기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함께 보낸다.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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