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그 어떤 것의 담보물도 아니다"

작가회의와 7개 외국문학 모임, 탈레반에 "피랍 인질 석방" 호소

박병윤 기자 | 기사입력 2007/08/27 [16:17]

"생명은 그 어떤 것의 담보물도 아니다"

작가회의와 7개 외국문학 모임, 탈레반에 "피랍 인질 석방" 호소

박병윤 기자 | 입력 : 2007/08/27 [16:17]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를 비롯한 국내 7개 문학인 모임과 외국 작가들이 27일 오전 11시 30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작가회의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명은 그 어떤 것의 담보물이 아니다’라는 호소문을 통해 “두 사람의 여성 인질이 풀려났지만 나머지 인질의 건강과 안전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인 인질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피랍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호소한 작가회의 회원들.     ©박병윤 기자

작가들은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운명과 미래 역시 대대로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말한 뒤 “그러나 그 방식이 민간인을 인질로 끌어들이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인간의 생명은 그 어떤 경우에도 담보물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사무총장은 “김선일 사건과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건을 보며 21세기 인류에게 생명과 인권 등 윤리의식 확립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며 "작가회의는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윤리의식 확립을 위한 지식인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이번 호소문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선언이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소설가 아즈마 알굴     © 박병윤 기자
작가회의 국제위원회 김남일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슬람 작가들과의 연대의 중요성을 느낀다”며 “이 호소문은 국제연대의 초석이며, 새로운 운동방식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온 소설가 아스마 알굴도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슬람 종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평화와 상호존중인데, 무슬림으로서 탈레반의 모습에 부끄럽다”며 “한국인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있으며, 탈레반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당신들이(탈레반) 붙잡고 있는 사람들은 친절하며 착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호소문은 작가회의 국제위원회, 아시아 문화네트워크,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인도를 생각하는 예술인 모임,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임, 아시아문화유목 등 7개 단체 명의로 발표됐다.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모하메드, 남아공의 소설가 키쏘, 나이지리아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하리 가루바 등 외국 작가 20명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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