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 동심 상처낸 언론,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빨치산추모제' 왜곡보도 피해자 김형근 교사

리복재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06/12/08 [20:57]

"남북화해 동심 상처낸 언론,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빨치산추모제' 왜곡보도 피해자 김형근 교사

리복재 대표기자 | 입력 : 2006/12/08 [20:57]
작년 5월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 "빨치산 추모제".조선일보식 표기) 전야제인 문화행사에 학생들을 데리고 참가했던 김형근 교사(46·전북 군산동고)는 “고입 연합고사(12월13일)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시험 치르는데 악양향 받지 않고, 마음에 상처도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라며 제자들 걱정부터 했다. 
 
▲관촌중 재직 시절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김형근 교사. 이 사진은 어느 학생이 휴대폰으로 찍어 놨다가 최근 조선일보 왜곡보도 파문 뒤 '발 씻어주는 선생님 보셨나요?'라는 글과 함께 공개했다. ©플러스코리아
김교사는 지난해 5월 28일 행사는 빨치산 추모제가 아니라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 전야제인 문화행사였다며 본행사는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1년도 더 지난 지금 조선일보가 그걸 왜 거론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2005년 당시 관계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법적 조치나 내사를 받지 않았던 그에게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조선일보만이 이를 사상적 문제로 트집 잡는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간첩단 사건인 일심회를 부각시키려는 행위로 풀이되고 있다.

김 교사측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13일 치러지는 연합고사 시험이 있는 만큼 학생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일일이 학생들에게 안심을 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치르도록 독려하고 그 이후에 조선일보를 상대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일 오후 5시 CBS와 인터뷰에서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느낀 심정에 대해 “제일 먼저 관촌중 3학년 학생들이 떠올랐다”며 “이 학생들이 입시를 일주일 남겨놓고 진땀을 흘리며 공부를 하고 있던 때였기 때문”이라고 언급, 시험을 앞둔 제자들 생각부터 했다. 

회문산 행사에 대하여 학생들을 왜 데리고 갔나라는 질문에 김교사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180명이 등산을 갔다가 자연스럽게 전야제에 참석하게 됐다”며 "남북 통일학생으로 불리 우는 제자들에게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학생들과 통일운동을 함께 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학생들이 ‘통일’이라는 단어를 품에 안고 살면서부터 훨씬 더 자율적이고 성찰적인 사고를 합니다. 스스로 통일시대의 주역들이라고 생각하니 공부도 생활도 다 으뜸이죠. 학생과 학부모, 선생이 삼위일체가 되어 남북 현실과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하죠."

김교사는 관촌중 학생들의 활동도 소개했다. “2003년 중학교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전 배지달기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전쟁반대, 미국반대' 배지를 만들자고 했죠. 그러나 제가 (반미주의라 몰릴까봐) 감당할 수 없어 반대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노 터치 월드'(미국은 세계를 건들지 말라)는 문구로 바꿔왔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을 우려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죠. ‘지나치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오히려 굳어진 어른들의 사고 아닌가 싶었죠."

조선일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그는 “조선일보가 수십 년간 역사를 왜곡해 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어린 학생들마저 색깔론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정말 용서받지 못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분 말씀처럼 반칙에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학생들의 연합고사가 끝나면, 우선 왜곡 편파 보도를 한 조선일보 등을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조선일보가 학생들에게 사과를 하고, 학생들의 6.15정신에 따른 통일운동이 연꽃처럼 화사하게 피어올라 세상을 향기롭게 할 때까지, 저는 조선일보를 용서하지는 않겠습니다. ”

다음은 인터뷰 전문. 윤찬영 교수가 CBS '사람과 사람들' 프로그램에서
지난 8일 오후 5시경 김형근 교사와 가진 대담 내용이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느낀 심정은 어땠습니까?
△ 제일 먼저 관촌중 3학년 학생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학생들이 입시를 일주일 남겨놓고 진땀을 흘리며 공부를 하고 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 꿈 크고 자랑스러운 학생들이 학생들은 자기들이 일군 통일을 위한 노력들이 한꺼번에 매도되는 것을 보면서 느꼈을 자기 상실감이 너무 클 거예요.
휴~ 선영이, 으리, 종례, 은선이, 엄지, 재웅이, 동직이... 통일을 가꾸고 실천해 왔던 학생들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입을 상처들을 생각하면...
나중에 이것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이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또하나의 권력인 언론이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은 가장 큰 분노였습니다.

-회문산 행사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지요? 학생들을 왜 데리고 갔나요?
△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180명이 등산을 갔다가 자연스럽게 전야제에 참석하게 됐죠. 통일교육을 자랑스럽게 받아온 학생들은 그간 닦은 재주를 이 행사에서 맘껏 발휘했어요. 6․15공동선언문을 암기하기도 했고 통일열차놀이도 재밌게 했어요. 30여분 문화마당을 펼치고 이튿날 새벽 우리는 원래 목적인 산행을 떠난 게 전부입니다.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학생들이 추모제에 참여했다던가, 구호를 제창했다던가 하는 것은 편파적일 뿐 아니라 사실과도 다릅니다. 학생들은 통일행사라면 어디든 다녔습니다. 그리고 가서 6.15공동선언을 모두 합창하여 6.15행사, 경기도 통일동산, 8.15광복행사...학생들은 ‘빨치산’이란 단어나 ‘추모제’가 무엇인지 지금도 잘 모를 것입니다.

-학생들이 회문산에 간 것이 통일산악회의 행사 중 일부라고 하셨는데, 통일산악회란 무엇입니까?
△ 통일산악회는 학생들이 처음 발기를 하여 학부모들이 맡아서 운영하는 산악회입니다.
초기에는 매월 1회씩 산행을 하였으나 후에는 격월간 또는 학부모들만 산악회를 가기도 하였다. 산에 가서는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는 리본을 달고 통일염원을 하고 옵니다. 이것은 교육적 입장에서 보자면 호연지기를 기르는 등 건강과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서도 조직되었습니다.
2004년에 조직되어 현재 15차까지 산행을 하였습니다. 회문산은 3차 통일산악회였습니다.

-어떻게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학생들과 여러 통일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까?
△ 관촌중 아이들은 임실의 산과 강만큼이나 맑고 순수한 천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분단을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통일시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늘 준비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 결과 시골 아이들은 마음과 꿈이 커졌습니다. 학생들이 ‘통일’이라는 단어를 품에 안고 살면서부터는 훨씬 더 자율적이고 성찰적인 사고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통일시대의 주역들이라고 생각하니 공부도 생활도 다 으뜸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중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들은 어떻게 그렇게 함께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교육을 하셨습니까? 
△ 너무 많은 질문을 한꺼번에 간단히 하라니 조금 힘이 듭니다. 
저의 교육관을 먼저 간단히 말씀드리지요. 학생들에게 ‘어심수심’(魚心水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물고기가 움직이니 물도 따라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능동적으로 살아갈 때 주변 환경이 바뀐다는 내용이지요. 이런 교육관으로 아이들의 자발성을 키웠습니다. 지금의 분단 상태를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학생들이 자율적인 삶을 통해 통일의 주역으로 커 나가기를 바랐습니다. 아이들은 몰라보게 성장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변신을 걱정스럽게 지켜본 학부모들이 직접 가서 보겠다며 끼어 들더군요. 그분들은 교육효과에 수긍한 뒤 통일산악회에 동참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이들, 통일 세상을 주인으로 살아갈 후대들을 위해서 분단시대의 교사가 아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교사가 가진 지혜와 정렬, 그리고 사랑 무엇이든지 아낌없이 말입니다. 
 
-관촌중 학생들에게서 보인 통일교육내용과 결과물들이 지나치다고 생각은 안 했는지요?
△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학생들의 자율적 선택을 우선으로 하였기에 관촌중 학생들은 자발적입니다.
2003년 중학교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전 배지운동 벌어졌다. 당시 학생들이 ꡐ전쟁반대, 미국반대ꡑ 내용으로 배지를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제가 (반미주의라 몰릴까봐) 감당할 수 없어 반대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ꡐ노 터치 월드ꡑ(미국은 세계를 건들지 말라)는 말로 대신 바꿔왔습니다.
북녘학생에게 편지 쓰기도 학생들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어 걱정했지만, 저는 학생들의 뜻을 존중했습니다.
학생을 이렇게 하나하나 배려하면서 교육적 조건을 만드는 일은 과정에서 결과까지 모두 존중되어야 합니다. ‘지나치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오히려 굳어진 어른들의 사고 아닐까요? 

-관촌중학교 학생들의 통일운동을 보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각은 없었나요?
△ 학생들과 함께 통일산악회를 다니시는 부모님들은 순수한 분들이십니다. 함께 하시는 이 분들이 아이들 망치는 일을 하겠습니까? 학교 교사들도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고 통일을 생각하는 교사 분들입니다. 그래서 우려야 늘상 있지만, 우리는 모두 아이들의 뜻을 존중하고 키웁니다.
관촌중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라는 교육3주체가 모두 조심스럽게 성찰의 조건 속에서 교육을 행하고 있지, 교육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조선일보처럼 날뛰지는 않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공안당국에서 조사 받은 적이 있는지?
△ 어떤 기관에서도 조사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교육활동은 늘 공개적이고 지속적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을 일으킨 조선일보 등 몇몇 신문들에 어떻게 대응하실 것입니까?
△ 조선일보는 수십 년간을 역사의 왜곡을 가져온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어린 학생들마저 허위보도로 색깔론으로 몰고 가려는 저의는 정말 용서받지 못 할 일입니다. 어느 분 말씀처럼 반칙에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학생들의 연합고사가 끝나면, 우선 왜곡 편파 보도를 한 조선일보 등을 상대로 고발 접수장을 낼 예정입니다.
조선일보가 학생들에게 사과를 하고, 학생들의 6.15정신에 따른 통일운동이 연꽃처럼 화사하게 피어올라 세상을 향기롭게 할 때까지, 저는 조선일보를 용서하지는 않겠습니다. 

-조선일보와 싸워서 이길 것 같습니까? 
△ 거대 언론 조직인 조선일보는 상대적으로 힘없어 보이는 교사와 눈물꽃 같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폭력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결국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뒤에는 매카시즘 광풍 속에서도 교육조건을 지키려고 하는 수십 수백만의 학생, 학부모, 교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뒤에는 6.15선언 정신으로 분단의 아픔을 이제 끝내려고 하는 칠천만 민중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우리를 잘못 건들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우리는 이길 것입니다.


원본 기사 보기:http://www.pluskorea.net/sub_read.html?uid=1561(plu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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