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폴리테이너? 죽은 문화의 사회

[시평] KBS 블랙리스트 언급 방송인 고소, 공영방송 맞나?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7/19 [16:35]

김미화 폴리테이너? 죽은 문화의 사회

[시평] KBS 블랙리스트 언급 방송인 고소, 공영방송 맞나?

서문원 기자 | 입력 : 2010/07/19 [16:35]
▲ 19일 기자회견에서 KBS노조가 밝힌 '임원회의'사본을 펼쳐보이는 김미화씨. 그녀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KBS를 향해 '연예인편가르기'와 자신과 몇몇 연예인에게 가해진 '주홍글씨'여부를 확인해달라며 촉구했다.     © 미디어오늘
 
오전 한 편의 기사가 온오프라인 매체를 뜨겁게 한다. 바로 코미디언이자 방송인 김미화씨 관련 기사다. 고민도 많았을 거고, 나름 용기를 냈을 김미화씨를 보면 주부로서 혹은 유명방송인으로서 대단하기만 하다. 반면, 방송장악과 정치프로파간다에 몰입한 정권의 못난 모습엔 기가 차다.

KBS노조가 밝힌 KBS블랙리스트


'KBS블랙리스트 발언'으로 고소당한 코미디언 김미화씨. 오늘 영등포경찰서 출두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KBS노조가 밝힌 '임원회의 결정사항' 사본을 펼쳐보이며, 블렉리스트의 실체를 공개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KBS 임원 여러분, 연기자 밥줄을 쥐고 있다고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합니까"라고 반문한 뒤 "예의를 갖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트위터에 'KBS에서 나는 기피인물인가'라고 물었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다'고 하면 끝날 일을 고소까지 하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기자회견 중 "그 동안 매스컴이 내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역대 대통령 행사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폴리테이너라는 원치않는 별명을 붙여줬지만 난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전두환부터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출연을 원하면 나가서 사회를 봐줬던 연예인"이라며, 자신을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을 통해 전 세계 명품배우로 거듭난 로빈 윌리엄스는 원래 뉴욕에서 진행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에 출연하면서 알려진 희극배우다. 그런 그가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영화는 다름아닌 '굿모닝 베트남'이다.
 
김미화 폴리테이너? 너희가 '권력 나팔수'

'굿모닝 베트남'이라는 영화는 '반전영화'다. 그렇다고 그를 정치인으로 보는 이는 없다. 마찬가지다. 죽은시인의 사회, 굿윌헌팅, 인썸니아에서 냉혈한 악역을 선보였어도 로빈을 진짜 나쁜 놈으로 혹은 정치인이자 교육가로 조명한 매스컴과 대중들은 없었다.

그는 2006년 영국왕실에 주최하는 공개쇼프로에 출연해 부시 美 현직대통령을 풍자하는 스탠딩개그를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정치인이 아니라 "역시 코미디언 로빈 윌리엄스"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코미디의 주원천은 원래 사회풍자다. 그러니 정권찬양과 줄서기는 가치가 없다. 김씨는 1980년대 서슬퍼런 독재치하에서도 공영방송 KBS에서 '아리랑 쓰리랑부부' 코너로 비정치적이며 사회애환을 담은 활약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웃기며 시선을 사로잡았던 코미디 스타다.

오늘날 KBS 오락프로그램의 간판인 개그콘서트도 그녀가 아이디어를 낸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김씨 주변 어딜봐도 정권 비판이나 정치적 색채를 풍기는 코미디는 없다. 고작 그녀가 선보인 것이라고는 매일 초저녁 라디오시사 프로그램이 전부였고, 교육이나 시사 문제가 이 프로그램의 메인이슈였을 뿐이다. 
 
권력비판 코미디는 건강사회 징표

이런 김씨를 폴리테이너라고 했다는데, 이들 매스컴은 대체 뭘보고 그녀가 정치권에 몸담은 연예인이라고 낙인을 찍었을까? 분명 사적 이익이 절반, 아집과 편견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정치권과 그 뒤에서 줄을 대 먹고사는 보수꼴통언론의 짓거리가 아닐까?

아니면 일부 연예인들과 목사들처럼 현 정권에 줄대고 4대강 찬성에 정치찬양이라도 해달라는 이야기일텐데, 그거야말로 폴리테이너를 해달라는 거 아닌지? 한국문화가 정치권력의 마음대로 될 것 같으면 대한민국은 일찌감치 망했거나 식민지로 거듭났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조중동과 이명박 정권에 줄을대고 사는 정치인, 방통위원들과 공공기관 단체장 및 관료들이 미국 같은 사회에서 이 짓을 했다면 어찌됐을까? 로빈 윌리엄스와 밴 스틸러, 짐 캐리 같은 연예인들을 폴리테이너라고 했다면?
 
권력 줄서기와 진보정치 실현을 구분 못하는 천박한 정치를 향해 거세게 욕설을 퍼부었을 거다. 아니면 조롱을 해대거나. 그러니 당연히 대한민국은 죽은 문화의 사회가 아닐런지?
 
대한민국은 죽은 문화인의 사회?
 
김제동 주변에서 "우린 좀 다른 한나라당원"이라고 외치는 남경필, 원희룡 등은 정말로 자신들이 수구꼴통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그를 증명하고 싶으면 탈당이라도 해야 정상 아닐까?

정말 나라망신이다. 공영방송이 어떻게 저런식으로 유치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이 섬기는 정권에 줄서기 하지 않는다고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폴리테이너라고 한다니. 자신들의 '권력나팔수' 행위를 꼬집는 소리에 고소라니. 정말 기가찬다.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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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오 2010/07/19 [16:09] 수정 | 삭제
  • 더러워서 못해먹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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