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가슴 울리는 '칠수와 만수'

30년 전 사회비판 메시지 21세기에도, 연우소극장 7월말까지

허지희 기자 | 기사입력 2007/03/30 [01:23]

[연극] 가슴 울리는 '칠수와 만수'

30년 전 사회비판 메시지 21세기에도, 연우소극장 7월말까지

허지희 기자 | 입력 : 2007/03/30 [01:23]
▲1987년 초연된 연극 [칠수와 만수]가 연우소극장 무대로 돌아왔다     © 허지희 기자
 
21세기, 현대인의 가슴을 울려줄만한 묵직한 진실이 담긴 연극은 많지 않다. 그래서 1987년 연극계의 화제를 불러온 극단 연우무대의 연극 [칠수와 만수](연출 유연수)가 30년이 지난 오늘날, 과감히 무대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시대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인간의 공통된 모습들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고층빌딩에서 유명 연예인의 나체 그림을 그리는 페인트공 칠수와 만수가 곤도라 위에 매달려 삶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과 맞닿아 있어 친근하다.

일과를 마치고 옥상의 철탑으로 올라가 잠시 자유를 만끽하는 두 사람은 실수로 페인트통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것을 계기로 지상의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되며 동성애에, 동반자살 등으로 오인받기까지에 이른다.

사람들은 철탑 위의 철수와 만수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실수’로 떨어뜨린 페인트통은 지상 사람들에게 ‘고의’로 받아들여지며, 우정은 사랑으로, 자유는 자살로 변질된다. 사회고발성 메시지가 짙은 이 작품은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 품고 있는 사회에 대한 앙금을 시원하게 녹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이러한 ‘공감거리’가 주는 통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공연을 위해 각각 ‘칠수’와 ‘만수’로 나선 박정환과 진선규의 감칠맛 나는 연기에는 한층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특히 박정환이 연기하는 ‘유쾌하고 반항적인’ 칠수는 관객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캐릭터다.

무거울 것 같은 작품의 분위기도 오히려 정반대다. 가볍고 자유로우며 폭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곤도라 위에 매달려 칠수가 던지는 실없는 농담은 21세기 코드를 지니고 있다. 그 밖에 사장과 구조요원 역할 등으로 활약하는 김용준과 나종민의 오버액션이 가미된 연기 역시 즐겁다.

회전이 가능한 세트는 고층빌딩에 매달린 곤도라와 옥상의 철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빠르고 매끄러운 극 전개가 가능해 관객들의 시선을 흩뜨리지 않고 있다. 고층건물에 매달려있다는 설정 역시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로 어색함이 덜하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3시 연우소극장 무대에서 진행된 리허설 및 기자간담회에는 1대 칠수와 만수로 활약했던 배우 문성근과 강신일 등이 참여해 박정환과 진선규가 출연하는 연극 [칠수와 만수] 를 관람했다.

공연을 관람한 문성근은 “현재상황에 맞게 개작이 잘 된 것 같아 초연배우로서 기쁘다”고 말했고, 강신일은 “80년대 공연된 작품이 현재 관객들에게 호응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공연을 보고 감탄했다”며 “당시의 배우들이 정신을 앞세웠다면 지금은 자유스러움이 얹혀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연극 [칠수와 만수] 리허설 및 기자간담회에 초연 멤버인 강신일과 문성근(좌측)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허지희 기자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칠수와 만수]
작: 오종우, 이상우
연출: 유연수
공연장소: 연우소극장
공연기간: 1차팀 (3/30~5/27),
                  2
차팀 (5/29~7/29)
공연문의: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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