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리사고르 vs. 웨인 모스’ 논쟁

42년 전 베트남전 찬반 토크쇼 공방으로 유명한 CBS 프로그램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6/12/07 [18:12]

‘피터 리사고르 vs. 웨인 모스’ 논쟁

42년 전 베트남전 찬반 토크쇼 공방으로 유명한 CBS 프로그램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6/12/07 [18:12]
▲CBS 토크쇼 프로그램 'Face The Nation'.     © 인터넷저널
 1964년 CBS(방송)의 토크쇼 프로그램 ‘Face The Nation’(국가를 직시하자)의 유명 진행자 피터 리사고르는 게스트로 전쟁을 반대하는 웨인 모스 상원의원을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모스 의원에게 “헌법이 미연방 대통령에게 외교정책의 전권을 주었다”며 “잘못이 아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웨인 모스 상원의원은 낭랑한 목소리로 “더 이상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라”고 꼬집고, “외교 전권이 미대통령에게 있다는 궤변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리사고르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상원의원님, 그럼 그게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요?” 모스는 한방 더 날렸다. “바로 미국 국민에게 있다.”

진행자가 한 번 더 “상원의원님, 미국민이 외교정책을 만들지도 집행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텐데요”라고 저항했다. 이에 모스는 성난 목소리로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라고 응답한 뒤, “만약 국민에게 권한을 행사하라면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난 믿는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국민에게 그 권한을 주어본적 이 없기 때문에 당신같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모스는 오리건 출신의 베테랑 상원의원으로 미헌법과 국제법을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외교 전권을 대통령에게 모두 위임해야 한다는 통념을 거부하며 그는 베트남전쟁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 있는 목소리를 높였다. 68년 2월 27일 열린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모스는 “내 손에 전쟁의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예언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범죄자가 돼 가고 있다고 난 생각합니다. 세계의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세력이 돼가고 있으니까요. 외교정책이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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