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권력 이라크병력 철수 걸림돌

비영리 독립언론 ‘COA뉴스’, 뉴욕타임스 15일자 커버스토리 맹비난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6/12/07 [18:08]

미국 언론권력 이라크병력 철수 걸림돌

비영리 독립언론 ‘COA뉴스’, 뉴욕타임스 15일자 커버스토리 맹비난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6/12/07 [18:08]
 미국의 미디어 권력이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끈다. 더 놀라운 것은 전통적 보수 언론이 아니라 뉴욕타임스 같은 중도 진보 언론이 그 한 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금 이라크에서 철수한다고? 전문가들, 시기상조론’ 제목의 지난달 15일자 1면 톱기사에서 “의회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4~6개월 안에 미군철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많은 군 장교, 전문가, 전직 장성, 그리고 부시의 이라크정책을 맹비난해왔던 이들까지 시기상조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비영리 독립언론인 ‘COA뉴스’는 16일자 보도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지난달 7일 중간선거 이후 이라크전쟁에 대한 반발여론이 거세지자 미국의 주요 언론이 앞다퉈 미군철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반발여론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전을 지속했던 미행정부, 그리고 이를 지지했던 언론을 꼭 빼닮았다”고 평가했다. 
 
© 인터넷저널
COA뉴스에 따르면, 이 기사를 쓴 국방전문 마이클 고든 기자는 신문이 발행되고 몇 시간 뒤 CNN의 앤더슨 쿠퍼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해 태연자약하게 “미군철수는 실질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에 따르면, 마이클은 마치 펜타곤의 대변인이 된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미군철수를 반대하는 이유를 늘어놨다. 
 
뉴스는 또 만약 다른 군사전문기자가 텔레비전에 출연해 미군철수를 주장했다면 문책을 받거나 해고당했을 게 틀림없다며 뉴욕타임스가 이라크전 초기 ‘주디스 밀러’(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의 정보를 받아 쓴)의 전쟁긍정론 보도를 왜 그렇게 열심히 보도했는지 엿볼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 언론은 “그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해온 전문가들’(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이 활용하는)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며 “이들 언론이 자주 인용해온 평론가 집단은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육에 별 관심이 없으며, 실제 미군을 증파해야 한다고 지금 주장하고 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실제, 요즘 미국 주요 언론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보도를 보면 베트남 전쟁 당시 워싱턴의 정책을 보도하던 당시 언론의 태도를 쏙 빼닮았다. 워싱턴DC, 조지아, 메릴랜드로 이어지는 연방권력 벨트는 수많은 중앙 언론인들을 정책을 홍보하는 부대로 만들어왔으며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것. 
 
워싱턴DC의 언론사 대부분은 1968년에 그랬듯이 2006년에도 미군 철수는 비현실적이고 비실용적이라고 보도하며 반전 철군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시민사회의 반전여론이 거세지는데도 주요 언론들은 베트남에 파견한 미군 철수에 대해 “심사숙고해야한다”고 지적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1968년 2월 ‘보스턴글로브’가 시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시 39개의 미국 내 주요 신문 중 어느 하나도 미군철수를 사설로 주장한 적이 없을 정도다. 현재 미국 내 여론조사나 중간선거 결과 확인된 민심이 분명 철군인데도, 미언론은 이를 지지하지 않으며 오히려 신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COA뉴스는 뉴욕타임스 등이 철군 신중론을 펴는 걸 보며 42년전 CBS 방송인 피터 리사고르와 민주당의 상원의원 웨인 모스가 토크쇼에서 벌였던 언쟁이 생각난다며 언론의 보수성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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