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디바, 애니 레녹스처럼 살면

[문화평론] 한국 여성연예인 미모·섹시만 말고 사회적역할로...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1/20 [14:41]

진정한 디바, 애니 레녹스처럼 살면

[문화평론] 한국 여성연예인 미모·섹시만 말고 사회적역할로...

서문원 기자 | 입력 : 2010/01/20 [14:41]
▲ 여전한 미모가 돋보이는 애니 레녹스 앨범 자킷 촬영사진     © 서문원 기자
 
스코틀랜드가 낳은 최고의 가수 애니 레녹스. 1980년대 초기 뉴웨이브 음반을 선보여 전세계 팝계를 뒤흔들었던 유리스믹스의 리드 싱어다. 그녀의 팬들은 중성적이고 '보이시'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남성보다 여성팬들이 많은 그녀는 54년생이다. 

환갑을 앞두고 여전히 인기 팝 싱어로, 영화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에이즈 퇴치 및 국제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작년 11월 노벨평화상 정상회의에서 평화여성상을 수상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듯 싶다. 

'세계최고의 팝아티스트' 유리스믹스 리드싱어

그녀는 음악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993년 영국 <브리튼어워즈>에서 '베스트앨범상'를 수상한 뒤 비평가와 매스컴으로부터 '최고 예술가'라는 칭호를 얻었을 정도다. 그 작품이 바로 성격파 배우로 유명한 존 말코비치와 열연한 1992년 싱글 'Walking On Broken Glass'(깨진 유리 위를 걸으며)다. 

애니 레녹스는 1995년 불혹의 나이에 발표한 앨범 '메두사'에 실린 "No More 'I Love You's'"등을 통해 UK차트에서 앨범 1위, 싱글 2위를 기록했고, 유럽 MTV 차트와 美 음반차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애니 레녹스의 'Walking On Broken Glass 뮤직비디오동영상

영화OST 제작에도 참여했다.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드라큘라' OST 제작을 시작으로, '아폴로13' 영화음반 작업에도 참여했다. 지난 2004년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귀환' 앨범을 작곡해 그 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애니 레녹스는 정치노선이 분명한 가수다. 화끈한 성격탓에 유리스믹스 맴버였던 데이브드 스튜어트와 연인관계를 청산하고도 듀오 유리스믹스를 유지했다. 지난 1988년 이스라엘 출신 영화감독 음악제작자인 우리 푸루시트만(Uri Fruchtmann)과 재혼, 2000년 이혼한 일을 두고 당시 매스컴은 애니 레녹스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폭격을 반대하며 '반이스라엘 운동'을 펼친 게 원인이라는 가십성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치노선이 분명한 진보여성 애니 레녹스
 
그녀는 2000년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 연설(에이즈는 집단학살)을 듣고 2003년 마돈나와 함께 에이즈 퇴치운동을 펼치며 영국 국제기근 구조단체인 '옥스팜'에 참가해 아프리카 기근퇴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 아프리카 기근퇴치 및 에이즈퇴치 홍보대사로 활동한 애니 레녹스의 최근모습     © 서문원 기자
                         
영국 팝계에서는 디바 애니 레녹스의 음악 중 가장 인상깊었던 싱글로 "no more l love you's"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1995년 UK싱글차트 2위를 기록했던 이 앨범은 그녀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빚어진 이야기를 담은 내용. 당시 '진보'로 여겨지던 영국노동당(토니 블레어 총리)과 美 민주당(클린턴행정부)이 연계된 '신자유주의 구상에 대한 실망'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녀는 지난 2003년 2월 15일 영국 런던 탬즈강에서 2백만명이라는 사상 최대 인원이 참가해 화제가 된 이라크참전 반대 대규모 '반전시위'에 필 콜린스, 피터 가브리엘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애니 레녹스의  no more l love you's 뮤직비디오 동영상
                
국내여가수들 롤모델 손색없는 애니 레녹스

소녀시대, 2NE1, 원더걸스,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애프터스쿨 등 국내 가요계는 물론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기 상종가인 한국 여자 가수들이 많다. 하지만 언제까지 미모나 뽐내고, 남성들의 여성상으로 남을 지 의문이다.
 
애니 레녹스와 마돈나처럼 수십년간 팝계는 물론 문화계에서 장수할 수 있는 가수가 되려면 사회활동 폭이 넓어야 하는데 그저 연말연시 지내고픈 연인으로 혹은 결혼 대상자로 밖에 안보이는 우리 여가수들은 그래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남성들의 들러리로 상품화되는 것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 위사진은 애니 레녹스 누드포토, 그녀는 '50세 당당한 여성성'을 강조하는 사진촬영을 통해 영국은 물론 미국여성팬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왔다.     © 서문원 기자
 
 언젠가 떨어질 낙옆같은 '바비인형'으로 살기를 거부한 마릴린 먼로는 미모로만 승부하지 않고 반공이데올로기 바람이 거셌던 1960년대 미국사회에서 프랑스의 코코 샤넬 못지않은 여성주체성을 앞세워 나름의 삶을 살았다. 이처럼 이른바 '68운동'을 통해 미국과 유럽 여성들은 성정체성을 세우고 나름의 길을 개척하는 발전을 일구어냈다.

제빵공장에서 식빵 찍어내듯 나오는 한국의 대중 소비문화를 비집고 이 땅에서도 그런 여성 연예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때 바로, 애니 레녹스가 가장 참고해둬야 할 롤모델이 아닐런지?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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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탄 2014/10/22 [09:14] 수정 | 삭제
  •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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