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北예술단 현송월을 스타로 만들었나?

총살됐다고 보도한 뒤 거짓보도 들통나도 사과 한마디 없는 조선...

최한욱 기자 | 기사입력 2018/02/18 [11:18]

누가 北예술단 현송월을 스타로 만들었나?

총살됐다고 보도한 뒤 거짓보도 들통나도 사과 한마디 없는 조선...

최한욱 기자 | 입력 : 2018/02/18 [11:18]

1박2일 동안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남측을 방문한 현송월 단장이 화제다. `현송월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우리는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현송월에 열광하는 것일까?

 

현송월신드롬은 어쩌면 필연적인 현상이다. 조선일보는 현송월 단장이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이 살아서 내려왔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이후 2000년만에 재연된 초자연적 현상에 어떻게 열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쯤되면 유물론자라도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현송월을 스타로 만든 건 조선일보다. 그녀는 방남 이전에 (정작 자신은 영문도 모른채) 이미 스타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극적인 부활을 기획, 연출한 것은 다름 아닌 조선일보다.

 

현송월신드롬은 결국 가짜북한뉴스의 부메랑일 뿐이다. 조중동은 뒤늦게 `미인계`와 같은 쌍팔년도식 반공화법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들은 이미 그녀를 불사의 초인적 존재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다 자업자득이다.

 

조선일보의 헛발질이 아니더라도 오직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돕기 위해 용감하게 10여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분단의 장벽을 가로지른 북한 최고의 가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예컨대 이효리가 남측 단장으로 평양을 방문했다고 상상해 보라. 언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처럼 소란스럽지는 않겠지만 북한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전대협과 한총련 대표로 북한을 방문한 임수경, 황선은 아직도 북한에선 유명인사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로 유명하다)

 

일각에서 현송월 단장의 머리핀까지 기사가 되는 한국 언론의 경박한 보도행태에 대해 혀를 차지만 꼭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조중동의 왜곡보도 때문에 아직도 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사고가 멈춰 버렸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은 굶기를 밥 먹 듯하고, 노동당원의 머리에는 (악마의) 뿔이 있다고 믿는다. (615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20대의 경우 더 그럴 수 있다) 이런 왜곡된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는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현송월 단장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조중동의 가짜뉴스가 아니라 진짜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였기 때문이다. 수백명의 강릉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현 단장의 뒤를 쫓은 건 어쩌면 진실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송월의 머리핀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속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진실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트래픽에 목숨 거는 언론기업들이 아무기사대잔치를 벌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물론 근본원인은 참을 수 없는 한국 언론의 가벼움이지만) 현송월에 대한 정보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면 머리핀까지 기사로 썼겠는가?

 

현송월에 대한 이러한 지나친 관심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사소한 것들처럼 보이지만 북한에 대한 정보가 철저히 왜곡된 한국 사회에서 그런 사소한 정보들이 모여 큰 그림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의 작은 정보들이 진짜 북한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통일하려면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통일로 가는 첫 걸음이다. 우리가 왜곡된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한 통일은 불가능하며 남과 북은 영원히 분열과 대립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송월신드롬은 (그것이 다소 과할지라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남에서는 현송월신드롬, 북에서는 이효리신드롬이 일어나 그것이 통일신드롬으로 이어질 때 우리로 통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평창올림픽에서 제2, 제3의 현송월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그래서 남과 북이 동포앓이, 통일앓이로 밤잠을 설치는 행복한 불면의 나날들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게 행복한 올림픽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우리는 통일로 성큼 다가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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