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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2.1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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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파르바티와 샤르한으로 삼는 이유야"
[연재소설] 홍매지숙명(紅梅之宿命) 피다, '그대를 잊은적 없다'(13-3)
 
이슬비

 제13장 그대를 잊은 적 없다(2)-3

 

<지난 글에 이어서> 

보현.”

 

복잡해진 유흔의 생각들 사이로 서란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서란은 한 번은 유흔을, 한 번은 보현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곧 입을 열었다.

 

힌두교의 여신 파르바티와, 압바스 조아르의 칼리파 샤르한의 이야기를 알고 있지?”

 

그럼요, 알다마다요. 아가씨.”

 

너는 파르바티와 샤르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말 그대로야. 너는 파르바티와 샤르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나는 파르바티와 샤르한을 이해할 수 없어. 파르바티는 샤르한을 시험해 자신의 사람이 되게 하였고, 샤르한은 파르바티를 시험하여 자신의 곁에 있게 하였지. 그런데도 두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니, 신들의 명에 의해 혼인을 했을 뿐, 서로를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누군가가 나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위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그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거잖아. 아니야?”

 

말을 마친 서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 옆에 세워둔 검을 가지고 보현의 앞으로 다가갔다. 서란은 칼집에서 칼날을 빼냈다. 스릉, 하는 묵직한 마찰음과 함께 날카로운 칼날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란은 보현을 무릎 꿇게 하고, 칼날을 세워 보현의 양 어깨를 두 번 씩 두드렸다.

 

보현, 내 어머니가 내게 독을 보낸다면, 네가 그 독을 대신 마시겠다고 했지?”

 

, 아가씨.”

 

보현, 나는 너에게 내가 마실 독을 대신 마시게 하지 않을 거야. 내 어머니가 되었든, 내 이모님이 되었든, 누구라도 내게 독을 보낸다면, 나는 그 독을, 보낸 이의 입에 처넣을 거야.”

 

아가씨……!”

 

그러니 너는 나를 위해 대신 독을 마시겠다 한 그 각오로, 나를 위해 무엇이든지 해줘야겠어. 이것이 내가 너를 나의 파르바티로, 나의 샤르한으로 삼는 이유야.”

 

아가씨……!”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하는 보현을 두고 뒤돌아선 서란은 칼집과 칼날을 모두 바닥에 내려놓았다. 서란은 천천히 유흔을 향해 다가가, 유흔의 한 손에 자신의 다섯 손가락을 모두 깍지 꼈다.

 

그리고 유흔, 유흔도 내 파르바티고, 내 샤르한이야. 그러니까 유흔은 보현과 함께 나를 금족령에서 풀어줄 사람이야.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다음 글 계속>

 


알바노동자, 여성, 정신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와 다중소수자라는 정체성 속에서 길어올린 이야기. 해방세상이 와도 탄압받을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사입력: 2017/11/27 [10:58]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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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알바노동자, 여성, 정신장애인, 성소수자 등 다중소수자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작가 이슬비. 그가 체험한 폭력과 상처, 그리고 억눌렸던 삶을 녹여 쓴 서사극 '홍매지숙명(紅梅之宿命) : 피다'. 가상의 중세 섬나라 부 상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오컬트무협판타지 그 소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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