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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2.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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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易)의 핵심은 ‘하늘의 네가지 큰 덕’
김계유의 주역속으로④ 어질게 이롭게 사는 삶을 배워야...
 
김계유
맹자가 양혜왕을 찾았을 때다. 양혜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노인께서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렇게 찾아주셨는데 저희 나라에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맹자가 양혜왕에게 되물었다.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맹자는 진실로 이익이 아닌 인(仁)과 의(義)만이 나라를 만승의 제후국으로 부흥시킬 수 있다며 말을 이었다.

“왕께서 어떻게 해야 내 나라를 이롭게 하겠느냐고 하시면, 대부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이 이로울까를 말하며, 선비들과 일반 서인들은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이롭게 하느냐고 말할 것이니, 위아래 사람 모두가 이익만을 취하게 되면 나라가 위태하여질 것입니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만승의 나라에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가문이요, 천승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백승의 가문이니, 만에 천을 취하고 천에서 백을 취함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로 인(仁)과 의(義)를 뒤로 하고 이익을 앞세우면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아니합니다.”

양혜왕에게 한 맹자 대답의 핵심은 주역 중천건괘의 내용이다. 주역은 전체 64괘가 상하 두 편으로 나뉘는데 상경이 30괘 하경이 34괘다.

상경은 천지·자연의 변화를 다루는 내용으로 여기는데 앞머리의 하늘괘(重天乾卦) 땅괘(重地坤卦)가 날줄이 되고 마지막의 물괘(習坎卦)와 불괘(重火離卦)가 작용이 된다. 상경(上經)은 물론 하경(下經)까지도, 역의 전체적인 내용의 핵심은 중천건괘의 원형이정(元亨利貞)이다.

사람에 따라서 개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건문언전(乾文言傳)의 해당 구절에 대한 해설을 먼저 소개해보자.

“원(元)이란 온갖 만물의 비롯됨, 선의 자라남이다. 형(亨)이란 만물이 뻗어나가 번창하는 것, 아름다움의 모임이다. 이(利)란 만물이 다 제 자리를 지켜 피차가 조화를 이루는 것, 마땅함의 조화이다. 정(貞)이란 만물이 모두 따라야 하는 길, 모든 사물의 줄기이다.”
 
64괘는 곧 원형이정(元亨利貞)
 
“군자는 어짐을 몸에 얻었으므로 이로 인해 사물을 키우기에 넉넉하다. 또 일체의 아름다운 도리를 행해 사물로 하여금 모이게 할 수 있어야 예의에 합치할 수 있다. 또한 만물이 한결같이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있어야 마땅한 이치로 조화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한 올바름은 한결같아서 변함이 없어야만 매사의 줄기가 되어 행동한다고 단연코 말할 수가 있다. 이 네가지의 덕은 오직 군자만이 실천해서 지켜나갈 수가 있다. 그러므로 乾은 원, 형, 이, 정이라고 건괘의 괘사전에서 일컫는 것이다.”

맹자의 인의(仁義) 사상은 바로 이곳의 설명 그대로다. 노자 도덕경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으며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고 하였다. 비록 도와 자연을 하늘에 이어서 사람이 본받아야 할 내용의 핵심으로 말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맹자가 말하는 인의 사상의 다른 개념일 뿐이다. 즉 두 갈래-유가와 도가-의 차이점은 공자와 맹자는 하늘의 성격을 인의(仁義)로서 이해하고 있다면 노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형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어느 쪽도 주역과 마찬가지로 인식의 출발점이 바로 하늘이다.

만물이 생겨나고 만물이 자라나며 만물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근거로서의 하늘. 그 까닭에 주역은 상하경의 첫머리에 하늘괘를 오게 하였고 다음이 땅괘다. 생각해 보라 이 지구상의 어떤 사물이 하늘의 기운을 힘입지 않은 생명체가 있는가를. 그래서 하늘괘 단전에서는 하늘의 덕이 표현할 수 없이 크고 높으니 모두 만물이 하늘에 통해 있다고 말한다.
 
인식의 출발은 언제나 ‘하늘’
 
“대재(大哉)라 건원(乾元)이여 만물자시(萬物自始)하나니 내통천(乃通天)이로다.”

다시 말해 세상의 모든 만물이 하늘에 통해 있다는 의미는 곧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뿌리를 하늘에 두고 있음을 뜻한다. 이것을 하늘이 주관하는 점에서 보면 하늘의 덕이 되는 중천건괘의 괘사 원형이정(元亨利貞)이다.

하늘의 기운에 근거하지 않은 생명체, 하늘의 기운에 근거하지 않은 어떤 사물의 조건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면 역의 64괘는 곧 또 다른 조건의 변화된 하늘괘다.

그러므로 계사전에서는 하늘이 만물을 크게 주장한다고 했고 땅은 하늘을 받들어 그것을 이룬다고 하였다. 만물을 싣고 자라나게 하는 땅의 덕조차 결국 근거는 하늘이 된다는 뜻이다. 이것을 음양(陰陽)으로 나타내면 하늘은 6획이 모두 양(陽)이고, 땅은 6획이 모두 음(陰)이다.

하늘괘에 음효가 하나도 섞여 있지 않은 순양(純陽)이라는 것은 하늘괘가 모든 만물을 굳센 덕으로 지탱하면서 주장한다는 뜻이고, 땅괘에 양효가 하나도 섞여 있지 않은 순음(純陰)이라는 것은 땅의 덕은 그 작용조차도 반드시 하늘의 기운에 힘입어 비롯한다는 뜻이다.

다만 세상의 변화는 음과 양을 하나의 짝으로 전개되는 까닭에 하늘은 만물의 근원을 이루지만 땅에 의존하지 않으면 그 덕을 세상에 나타낼 수가 없으며, 땅이 비록 만물을 싣는 작용을 지니고 있지만 하늘의 기운에 의존하지 않으면 자기의 역할을 실오라기만큼도 드러내 보일 수가 없다.
 
평안과 행복을 바라는가?
 
이것은 바로 역의 시작이 하늘괘와 땅괘를 하나의 짝으로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이유다. 역에서는 말한다. 양은 음에 의지하고 음은 양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하나의 양 하나의 음만으로는 세상의 어떤 변화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을. 또 하늘괘와 땅괘처럼 음과 양이 서로에게 서로가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서로의 작용이나 역할이 항상 상대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도 자각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하늘은 비록 높지만 머리가 없게 하라고 하였다. 땅은 비록 만물을 낳아 기르지만 앞장서면 미혹해진다고 하였다. 대신 하늘의 덕도 땅의 덕도 세상 만물의 근본에 해당하므로 그 덕은 한량없이 거룩하고 어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도 주역에서 세상을 어질게 살고자 하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자세로, 내 주변의 모든 사람(하찮은 사물까지도)이 형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항구함을 배워야만 한다. 그것은 하늘의 명(命)을 즐기는 일이고 중천건괘의 괘사 원형이정(元亨利貞)을 실현하는 길이다.

마음의 평안을 바라는가. 역에서 말하는 하늘의 덕에 귀를 기울이라. 삶의 행복을 원하는가. 역에서 말하는 하늘의 덕에 마음을 붙이라.

지금 이 시대 고루하게만 느껴지는 역의 이치가 새삼스럽게 되짚어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사입력: 2008/01/18 [10:49]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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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이름이란 하나의 허명인 것을 사회는 왜 이것을 우리에게 강요할까? 이력이란 하나의 그림자인 것을 사회는 왜 이것을 우리에게 주문할까? 초상이란 하나의 찌꺼기인 것을 우리는 왜 거기에서 알맹이를 찾을까? 가짜가 진짜 같고 진짜가 가짜 같은 세상 진짜도 가짜이고 가짜도 진짜인 세상 진짜와 가짜의 함정을 우리가 알 날은 언제일까? 산모퉁이에서 피어나는 한 조각의 구름이여 물안개 가득한 아침 연못의 풍경이여 가짜에 붙들린 나는 오늘도 진짜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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