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들려 주는 소리, 우주의 하모니

[스위스통신] 고요한 숲 속 흙내음과 합주를 듣는 난 행복한...

프리다 | 기사입력 2007/12/20 [10:07]

산이 들려 주는 소리, 우주의 하모니

[스위스통신] 고요한 숲 속 흙내음과 합주를 듣는 난 행복한...

프리다 | 입력 : 2007/12/20 [10:07]
▲     © 프리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는 저는 산골에 사는 아낙답게 짬만 나면 산으로 갑니다. 문밖만 나서면 입맛 따라 짧거나  긴 산책길을 선택하여 걷습니다.  때로는 제법 험한 산행을 하기도 합니다.  산마루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나이를 알 수 없는 미루나무들이 고향을 찾는 고달픈 나그네를 기다리는 듯 나란히 여기 저기 서 있고,  지붕 위로 피어 오르는 연기는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오르던 고향을  연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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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는 몸을 움츠리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숲 속 아늑한 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마른 나뭇가지를 찾아 불을 피웁니다. 어릴 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불장난은 재미있기만 합니다. 불에 준비해간 소시지를 구워 먹고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넉넉한 몸과 마음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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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숲 속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고요한 소리’ 말입니다. 귀를 기울이고 얼마 동안을 그렇게 있습니다.  나뭇가지를 사르르 스치는 바람소리, 도랑바닥의 돌 사이를 돌돌 흘러가는 물소리, 숲 속의 명랑한 새소리, 심지어 멀리 목장에서 소가 되새김질하는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립니다. 계속 그대로 있으면 꽃밭의 꽃들이 자라나는 소리, 그들의 이야기 소리까지도 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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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단의 여러 악기가 각각 제 소리를 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하나하나를 분간해 듣기 위해서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야 합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시간’의 발견입니다. 세상이 내는 소음 덩어리에 익숙해 있던 멍한 귀가 갑자기 밝아지고, 머릿속이 깨끗하게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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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마음도 환하게 열립니다. 마음이 열리니 고요함이 들리고 숲의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고요함은 놀라운 화음을 이루는 음악임을 발견합니다. 또한 고요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도 연주되었고, 미래에도 연주될 우주의 감미로운 교향곡, 우주의 하모니이고 한낮의 명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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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오는 길은 아직도 이슬에 젖어 있고, 풀섶을 헤치면 작은 풀벌레들이 어지러이 날고 튀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고요함 속에 우주의 교향악을 날마다 들으며 흙 냄새를 맡고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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