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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9.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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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라 탕왕의 덕치와 주역의 삼구법
김계유의 주역읽기② “위정자는 무릇 만물을 품어 안아야..."
 
김계유
과거의 역사에서 아직까지 기억되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거기에 아직까지 기억할만한 내용의 행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역에서 제시하는 탕 임금의 행적도 그 점에 있어서 예외가 아니다.

탕왕은 단순히 고대 중국의 은나라를 열었다는 역사적인 사실만으로 문헌 속에 이름이 회자되고 있지는 않다. 그는 우리에게 지금의 이 시대에도 삶의 나침으로 삼을만한 바람직한 인간으로서의 자취와 세계관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새의 씨를 말리자는 것인가?”
 
탕이 처음 박이라는 곳에 살던 때의 일이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밖에 나가 사방에 그물을 쳐 놓고 신에게 이렇게 비는 소리를 들었다.
 
하늘에서 내리고 땅에서 솟아나오며, 또는 사방에서 오는 자 모두 내 그물에 걸리어라.”
 
탕은 그 말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탄식하였다. “슬프다. 이는 새란 새를 모조리 붙잡아 씨를 말리자는 것이 아닌가?”
 
탕은 그와 달리 세 방향의 그물을 거둬 없애고 이렇게 말했다. “왼쪽으로 가고 싶은 놈은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은 놈은 오른쪽으로 가고, 마음대로 가거라. 다만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놈은 이 그물에 걸려라.”
 
제후들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감탄하였다. “탕의 어진 덕이 지극하구나. 사람은 물론이요, 새나 짐승에게까지 그 덕이 미치는구나.”
 
여기서 탕의 덕을 상징하는 새의 사냥법은 역에서 수지비괘의 구오 효사인 삼구법으로 나타나 있다. 수지비괘란 위가 물 아래가 땅이다. 물과 땅이 친하여 서로 돕는 괘상이다.
 
무리가 모이면 나라가 되고 나라의 사람들은 서로 친하고 서로 도와야 반드시 편안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치는 반드시 만물을 살리는 하늘의 덕에 근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곧 탕 임금의 어진 마음이 날아다니는 새나 짐승에게까지 미쳐가는 위의 삼구법과 같은 원리다.
 
주역의 괘상으로 보면 땅위의 물이 사방으로 흘러가듯 위에서는 백성을 하늘의 이치로 친하고 아래에서는 위의 물이 순조롭게 어느 곳으로나 잘 흘러가도록 유순하게 따르는 형상이다.
 
“짐승에게까지 덕이 미치니...”
 
그중 다섯 번째의 괘상인 구오는 세상의 중심이 되는 위정자로서 그 덕이 일체의 만물을 자기 품안에 받아들여 양육할 수 있는 어진 덕이 있어야 함을 삼구법으로서 나타내고 있고 그 본보기가 바로 앞에서 말하는 탕왕의 고사다.
 
탕왕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을 때였다. 7년 동안이나 나라 안에 가뭄이 계속되었다. 그래서 탕왕은 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점을 쳐 보았다. 점괘는 하늘에 기우제를 올리되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탕왕은 그때 이렇게 말했다. “백성을 위해 기우제를 지내고자하는데 그 백성을 죽일 수는 없다. 꼭 사람을 재물로 써야 한다면 제물이 되리라.”
 
그리고 그 기원 속에 자신을 스스로 문책하는 말로 채웠다. △나는 정치를 바르게 하고 있는가? △백성들에게 일터를 마련해 주었는가? △내 살림집이 너무 호화롭지 않은가? △후궁들이 하자는 대로 하지 않았는가? △뇌물을 주고받지 않았는가? △고자질을 믿고 부당한 인사를 행하지 않았는가?
 
“뇌물을 주고받지 않았는가?”
 
©인터넷저널
참고로 탕 임금은 은나라의 시조였다. 성이 자(子), 이름은 이였다. 그의 선조는 설(契)로 제곡(요임금의 아버지)의 아들이었다. 그의 탄생 설화는 제비와 관련되어 있다.

하루는 제비가 설의 어머니 앞을 지나가면서 알을 낳아 떨어뜨렸다. 설의 어머니는 그것을 삼켰는데 곧 아기를 가져 설을 낳았다. 그는 뒤에 요임금과 순임금 때, 교육을 담당하는 사도라는 벼슬을 지냈고, 상(商)이라는 땅의 제후로 봉해졌다.
 
/김계유(주역 전문가)



기사입력: 2007/11/16 [10:55]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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