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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1.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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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제국 영광? 사창가에 딸 팔면서?
[동남아일기32-캄보디아] ‘앙코르왓’ 도시 씨엠리업에서 7일째
 
윤경효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이먼(아일랜드), 후세인(말레이시아), 지혜, 진경(한국). 알짜배기 여행을 즐기는 이들. 어찌나 알뜰하게 잘 다니는지... 아마도 내가 이들 중 돈을 젤 많이 흘리고 다닌 듯. 헐~ 앙코르사원을 함께 둘러보며 감동하고, 사원 한쪽 구석에서 도시락을 까먹는 여행 동무가 되었다. 4~5일을 함께 지내다 헤어지니, 또 맘이 썰렁하다. 이게 추억인 게지...     © 윤경효
씨엠리업에서 2달러짜리 도미토리를 찾은 건 정말 행운이었다. 심지어 5박하면 1박은 무료라니. 이곳에서 일주일을 지냈는데 방값이 고작 10달러다. 하하하. 밥 한끼가 1~2달러, 앙코르사원 관람비용 약 50달러(입장료, 교통비), 약간의 유흥비와 프놈펜까지 가는 버스표(5달러)까지 100달러로 해결했다. 씨엠리업에서 예상외의 예산절감으로 여행 살림이 좀 피겠다. 이런 게 여행의 재미지. 헐~
 
지난 일요일, 오전 11시경 라오스 국경도시를 출발한 차가 아무래도 자정쯤에야 씨엠리업에 도착할 것 같아, 밤길이 위험하기도 하고, 시내교통비도 절약할 겸해서 가는 도중에 여성 2명, 남성 2명을 급 조직했는데, 효과를 많이 봤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뚝뚝 기사들이 1인당 10달러씩 내라고 바가지 씌우는 것을, 일행을 ‘빽’ 삼아 흥정해 결국 5명 합해서 3달러로 낙찰. 원래는 1달러로 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자정이 넘는 시간이라 그 정도 선에서 합의 봤다. 일행이 없었다면, 아마 5달러는 냈어야 했을 듯. 역시, 뭉쳐야 산다. 헐~
 
캄보디아에 오기 전에 캄보디아 여인이 쓴 자서전을 읽었는데, 일주일 내내 머릿속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떠나지가 않는다. 현지 문화에 선입견을 갖지 말자는 원칙이 아주 심하게 흔들렸다. 책 제목이 ‘잃어버린 순수의 길’(The Road of Lost Innocence, 2008, Virago Press).
 
“1박에 2달러, 살림 좀 피겠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15살에 사창가에 팔린 뒤, 끔찍한 폭력에 시달리다 20살에 마침내 폭력과 매춘 굴레를 벗어나, 현재는 자신처럼 사창가로 팔려 나간 어린 소녀들을 구하고 돌보며 아동 성매매 방지를 위해 싸우는 여성운동가 소말리 맘(Somaly Mam)의 이야기다.
 
▲한 캄보디아 여성이 쓴 자서전 ‘잃어버린 순수의 길’. ©윤경효
소말리 맘은 1970년이나 71년쯤 캄보디아 산간 마을에서 크메르인 아버지와 고산족 프농(Phnong)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75년~79년 크메르루즈(Khmer Rouge)시기에 부모를 잃고, 이웃에 의해 10살쯤에 ‘할아버지’라 부르는 한 50대 남자에게 팔린 뒤, 가사노동과 돈벌이로 혹사당하다, 12살에 할아버지 빚 탕감을 위해 이웃에 사는 중국인 고리대금업자에게 처녀성이 팔렸다.
 
14살에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팔려나가듯, 20대 중반의 군인과 강제 결혼을 해야 했고, 크메르 루즈와의 전쟁에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다시 할아버지 손에 의해 15살에 사창가에 팔렸다. 여러 차례 도망치기 위해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사창가와 연결된 뚝뚝 기사들과 경찰들 때문에 다시 사창가로 보내져, 가혹한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절망한 그녀가 삶을 포기하게 되었을 때쯤, 1989년, 프놈펜에 있던 큰 국제원조단체에서 일하는 스위스인 청년을 만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스위스 청년이 본국으로 떠나며 준돈으로 프놈펜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다가 국제원조단체에서 일하는 프랑스인(현재 남편)을 만나 새 삶을 살게 되었다.
 
한 매춘여성의 자선전에 ‘충격’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은 어린 소녀들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그녀는 1996년 사창가의 여성들의 건강을 돌볼 뿐 아니라 그들을 구출해 새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시민단체 AFSIP(Agir pour les Femmes en Situation Préaire, 곤란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위한 행동)을 세웠다.
 
성매매 범죄조직에 의해 자신의 생명을 위협 당했을 뿐만 아니라, 자녀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매음굴에서 신음하는 어린 소녀들을 져버릴 수 없어 현재까지도 그들을 위해 뛰고 있다. 단체 설립 이후 지금까지 4천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이 구출되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책을 통해 1970년대 후반에서부터 2000년 중반까지 캄보디아의 경제, 사회, 문화 분위기와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특히 아이와 여성들이 그 속에서 어떻게 고통 받는지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었다. 이웃 국가와의 오랜 전쟁과 프랑스의 식민지, 그리고 기나긴 내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크메르인들의 원래 사회문화적 관습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소말리 맘의 표현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아이는 부모에게 일상적으로 맞고, 언제든 필요하면 매매할 수 있는 재산이다. 여자 아이의 경우에는 부모의 빚 탕감이나 찢어지게 가난한 가족을 위해 2백~3백 달러에 팔려나가는 것이 사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5명 중 1명의 어린 소녀가 가족이나 이웃에 의해 팔려나가고 있다.
 
‘선입견 갖지말자’ 원칙 흔들려
 
캄보디아에서 남자는 왕인데, 부모 앞을 제외하고 그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만약 아내가 반항하면, 때리는 것이 당연시 된다. 반면, 여성에게는 오로지 한 가지 법칙만 있는데,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이 되는 것이다.(출처: 잃어버린 순수의 길) 캄보디아에 ‘남자는 금이요, 여자는 옷’이라는 말이 있는데, 옷 갈아입듯 남자가 여러 여자를 거느리는 것을 당연시 하고 이를 힘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한다.(출처: 위키피디아)
 
▲ 앙코르 왓 뒷문과 바욘(Bayon)사원의 사면상. 사암을 벽돌모양으로 재단한 뒤 이음새에 홈을 파고 레고를 쌓듯이 쌓아 올렸다. 우리나라의 한옥을 짓는 원리처럼. 바욘사원의 사면상은 빛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미소가 압권. 사원 곳곳의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은 경탄을 자아냈다.     © 윤경효

 
유니세프(UNICEF)의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성노동자 수가 5만5천여명(조사기관에 따라서 5만~10만 명까지 수치가 크게 차이 남)에 달하는데, 캄보디아 전체 인구가 2009년 현재 약 1천5백만 명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성매매 인구가 약 1%를 차지하는 것이니, 만만치 않은 숫자이다.
 
월드비전의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성노동자의 35%가 16세 이하(출처 위키피디아)인데, 이는 성매매 여성 3명 중 1명이 어린애라는 의미다. 10여 년 전 조사에서 7세 여아가 25%가 넘었으며, 심지어 4살짜리 아이도 매음굴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Joe Cochrane, "Child’s tragedy raises profile of rights march," South China Morning Post, 2 February 1998 EPCAT, Laura Bobak, "For Sale: The Innocence of Cambodia," Ottawa Sun, 24 October 1996)
 
“남자는 금이요, 여자는 옷”
 
조사자들에 따르면, 시간이 갈수록 성노동자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캄보디아 남성들의 ‘처녀성=회춘 및 치료’라는 인식과 해외의 아동성애자들, 그리고 에이즈 감염의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UNICEF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캄보디아 성노동자들 2명 중 1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 월드비전의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성매매업 고객은 캄보디아인 약 70%, 외국인 30%인데, 캄보디아를 찾는 관광객의 65%가 남성이며, 이중 1/5이 아동성매매를 한다고 한다. 이들이 성매매에 쓰는 돈은 1~2달러에 불과하다.
 
1990년 말, 캄보디아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성매매업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최고 15년 징역)되었음에도 성매매산업은 지금까지도 그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르는데, 정부의 부패로 법집행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반테이 스레이(Banteay Strey)사원의 입구, 앙코르 왓 내부 이동통로, 앙코르 사원의 창문, 앙코르 사원의 양각무늬, 사원 문 입구 양 옆에 조각된 기둥, 사원의 액자 틀 문양의 문과 창 양식. 물을 바르면 표면이 부드러워지는 원리를 이용해 벽화를 그리듯 조각했는데, 일부에서는 마무리가 되지 않은 곳도 발견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액자식 문과 창문 틀, 그리고 창문에 세운 기둥들. 단순하지만 미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멋스러움을 더해 앙코르 사원의 미적 가치를 더 높여준 것 같다.     © 윤경효

 
2000년대 초 캄보디아의 성매매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약 5억달러로 캄보디아 정부의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인데, 많은 정부 고위관료들이 직간접적으로 성매매업에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육군의 한 대위는 직접 성매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다.(잃어버린 순수의길, Chris Seper, "Police Sweeps Help Clean Up Child Prostitution," Christian Science Monitor, 8 January 1998)
 
육군 대위가 성매매업 운영
 
지난 화요일부터 이틀 동안 앙코르 사원을 방문했다. 앙코르 왓(Angkor Wat)의 입구에서부터 화려하고 섬세하면서도 튀지 않는, 웅장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세련된 아름다움에 발을 뗄 수가 없었다. 당시의 크메르 제국의 영광이 그대로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아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였다.
 
그런데, 그들의 이런 영광은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가? 자식을 팔고, 자신의 남성성을 자랑하기 위해 어린 아이들의 처녀성에 집착하는 그들의 추함과 앙코르 사원의 아름다움은 정말 혼란스러울 정도로 극한 대비를 이루는 것 같다. 그들은 정말 그들의 순수를 잃어버린 것일까?
 
캄보디아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과 함께 아시아 성매매 여성의 주요 공급처이자 중간 거점지로 유명하다. AFESIP 조사에 따르면, 씨엠리업의 사창가에 한국여성들도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 현지인 왈, 씨엠리업 내 몇몇 한국 여행사와 숙박업소가 성매매업에 관여하고 있다고.ㅜ.ㅜ 너무나 많은 한국 선교사들의 선교활동 때문에 지역문화가 파괴되고 있다는 미국인 사회학자의 말은 둘째치더라도,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점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늘고 있다는 말에 씁쓸한 기분이다.
 
“건강한 시민운동, 그나마 희망”
 
내일 프놈펜으로 이동해 일주일동안 캄보디아의 빈민인권운동단체와 함께 빈민가를 둘러볼 예정이다. 시간이 나면, AFESIP을 방문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봐야지. 그래도, 이곳엔 건강한 시민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있고, 비록 정부의 방해와 위협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활동의 끈을 놓지 않으니, 희망이 있다.

대초원에서 유라시아 환경보고서를 띄우던 경효.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해 말레이시아, 태국, 버마, 캄보디아로 1년여 장도의 동남아시아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기행문을 써온 제가 이번엔 영국 쉐필드에 왔습니다. 쉐필드대학 석사과정에서 공부하려고요. 이젠 유학일기로 관심을 좀 끌어볼게요. ^^*
 
기사입력: 2010/05/31 [09:01]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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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사랑 10/06/02 [23:08]
저희 사이트는 MB정권의 인터넷 실명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선거운동기간 댓글 등 자유게시판을 폐쇄했었습니다. 이제 족쇄가 풀렸네요. ^^*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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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일기, 윤경효,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왓, 성매매] 크메르제국 영광? 사창가에 딸 팔면서? 윤경효 2010/05/31/
뉴스
연재소개
몽골 대초원에서는 유라시아 환경보고서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버마, 캄보디아에서는 현지 시민사회 자원봉사활동 보고서를. 그리고 마침내 영국 쉐필드로 날아간 그가 이번엔 유학보고서를 독자들에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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