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검언유착 "기자 개인 일탈" 꼬리자르기, "부적절 취재행위 확인"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5/24 [11:31]

채널A 검언유착 "기자 개인 일탈" 꼬리자르기, "부적절 취재행위 확인"

정현숙 | 입력 : 2020/05/24 [11:31]

박건식 “기자 개인의 일탈로 꼬리자르기”

허재현 "살점만 쏙 발라낸 속 빈 사과"

 

검언유착에 대해 채널A가 22일 저녁 뉴스를 통해 취재윤리 위반을 시인하고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자사의 이동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인 검사장과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채널A가 취재윤리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 녹취록 존재 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아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가 녹취록을 제대로 확보해 확인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또 다른 쟁점인 윗선 개입 여부도 여전히 선을 그은 모양새다

 

채널A는 지난 9일 방통위 의견청취 자리에 김재호·김차수 공동대표가 출석,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은 인정했으나 윗선 지시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채널A는 22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A’ 클로징에서 동정민 앵커가 “조사 결과 우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본부는 취재 단계의 검증에 소홀했고, 부적절한 취재 행위를 막지 못했다”라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채널A는 지난 4월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했으나 50일 넘게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불신이 증폭되면서 논란이 가속화됐다.

 

급기야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241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방송독립시민행동)은기자회견을 열고 채널A의 통렬한 자성과 검찰의 적극적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 또한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로서 부당한 개입을 한 검사가 있다면 엄정한 수사를 통해 낱낱이 진상을 밝혀내 검찰개혁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시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사건은 단순히 한 언론사의 취재윤리 위반 여부를 규명하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은 방송사로서 (채널A의) 자격 여부를 포함해 채널A의 존립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 밝혔다. 

참석한 시민들은 정의연은 전광석화, 채널A는 지지부진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끝까지 지켜본다며 검언유착 의혹 철저하게 수사하고 채널A는 국민 앞에 통렬히 반성하라고 꾸짖었다.

 

이날 오전 시민단체의 채널A 규탄대회 이후 채널A는 저녁 메인방송에서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검언유착’ 의혹을 조사해왔다"라며 "진상조사위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18차례에 걸쳐 대면 조사를 했으며, 조사 결과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한 ‘취재 진실성·투명성 위원회’에 제출해 3차례 검증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9일 방통위에 해당 기자의 휴대전화를 입수해 조사 중이며, 노트북은 외부에 의뢰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사과 방송을 했지만 정작 회사개입 여부와 해당 검사장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없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채널A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지난달 20일 채널A에 대해 방통위는 “소속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 문제와 관련, 의견청취 시 진술이 사실과 다르거나 수사 결과 등을 통해 공적책임·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되면,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박건식 MBC CP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채널A가 방금 취재윤리위반에 대해 사과 방송을 했다”라며 “오늘 방송에서 아쉬운 것은 그냥 기자 개인의 일탈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 개인의 일탈에서 그치는 것인지, 데스크 등 편집국 간부들이 집단적으로 관여한 것인지에 대해 어떤 설명도 없이 모호하게 맺음을 했다”라며 “기자 개인의 일탈로 꼬리자르기 하려는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 역시 SNS로 “부적절한 취재행위는 이미 녹취록으로 드러났고, 중요한 건 해당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 누구와 어떤 부분을 상의했는지 여부인데, 그 점은 하나도 안 밝혔다”라며, 살점만 쏙 발라낸 ‘속 빈 사과’라고 비꼬았다.

 

황인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기자협회가 시상하는 이달의 기자상에 MBC 뉴스데스크의 장인수•신수아 기자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선정되었다고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한 쪽은 이 달의 기자상을 받는 기자라면, 다른 쪽의 기자는 검찰과 내통하여 허위진술을 받아내려는 정치공작의 일원이다. 이것이 우리 언론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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