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피고 원해" 윤석열장모 재판 연기 주장, 정대택·MBC 반박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3/12 [10:55]

나경원 "피고 원해" 윤석열장모 재판 연기 주장, 정대택·MBC 반박

정현숙 | 입력 : 2020/03/12 [10:55]

박지훈 변호사 "윤석열 장모 최 씨는 처벌해야.. "책임면제각서가 있다고 법적 처벌 면제 효력 없으며 형사처벌 제외가 안 돼"

 

나경원 미통당 의원의 페이스북 캡쳐

 

‘검찰총장 장모님의 수상한 소송’이란 내용으로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 9일 방영했다. MBC 이용주 스트레이트 기자는 방송이 나간 후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허위날조와 왜곡보도"라고 한 주장을 10일 저녁 정면으로 반박했다.

 

나경원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 씨가 여러 불법 행위에 관련되어 있음에도 교묘히 실형을 피한 의혹을 다룬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을 두고 판사 남편이 관련되자 재빠른 반박에 나섰다. 

 

나 의원은 "재판기일 연기는 피고인의 의사였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MBC 취재진과 나 의원이 언급한 피고인 정대택 씨의 증언에 따르면 나 의원의 주장이야말로 허위날조임이 드러났다.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을 정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 씨와 동업한 정대택 씨의 소송 담당 판사였던 나 의원 남편 김재호 판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재판기일을 자꾸 미뤄 공소시효 만료가 되면서 최 씨는 처벌을 피했고 동업자였던 정대택 씨만 무고죄로 피해를 보게 된 내용이다.

 

이용주 MBC 기자는 이날 저녁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 의원의 왜곡보도 주장에 윤 총장 장모 최 씨와 동업을 하면서 송사에 걸린 정대택 씨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10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용주 MBC 스트레이트 기자

 

이 기자는 "김재호 판사를 (정대택 씨가) 한 번 봤다고 해요. 사건이 두 개가 있었는데 ‘이거 두 개를 병합할까요’ ‘그럼 합쳐주십시오, 병합해주십시오’ 김재호 판사가 ‘그럼 병합 신청을 하십시오’ 이게 첫 번째 심리였다고 해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병합 요청을 해서 다음 심리가 잡혔는데 그다음 심리가 잡힌 날 일주일 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이게 연기가 됐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피고인이 연기해달라는 게 아니라 두 사건을 합쳐서 심리해달라는 요청이었고 피고인이 신청을 합쳐달라고 신청해서 그래서 실제로 합쳐져서 심리가 잡혔다"라고 했다.

 

덧붙여 "그러면 그 심리가 열렸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건데 그 심리가 열리기로 한 날짜에 일주일 전에 돌연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기하겠다는 통보가 왔다는 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그 뒤로 몇 개월 동안 심리가 안 잡힌 거"라며 "재판이 안 잡혔다는 거다. 그래서 정대택 씨는 답답한 마음에 대법원이나 청와대로 진정을 계속 넣었다고 한다. 재판 좀 열어주십시오 하고"라고 전했다.

 

따라서 나경원 의원은 SNS로 ‘남편과 엮을 일이 아니다, 재판 연기는 피고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거다’ 하면서 공판기일변경 명령서를 공개했지만, 연기를 해달라고 요청한 건 결코 정대택 씨의 입장이 아니었다.

 

나 의원은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 중 윤 총장 장모 최 씨와 동업한 사업가 정대택 씨의 재판 담당 판사였던 당시 서울동부지법 김재호 판사의 이름이 찍힌 공판기일변경명령 서류를 공개하며 MBC가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MBC ‘스트레이트’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사건을 다루면서 해당 재판 담당 판사였던 남편이 재판을 이유 없이 미뤘다며 마치 어떤 의혹이 있는 것처럼 방송했다”고 언급했다.

 

나 의원이 반박의 근거로 삼은 공판기일 변경명령 서류에는 피고인이 병합신청을 한 재심신청사건의 결정결과에 따라 병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공판기일을 변경함)이라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나 의원은 판사가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킨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연기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판사가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킨 게 아니라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연기해준 것”이라며 방송 제작진을 향해 “이것(공판기일변경명령)만 읽어보아도 피고인이 원해서였음을 알 수 있음에도 또다시 왜곡 보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윤 총창의 장모 최 씨가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 130억 예금 잔고 증명서 위조를 지시한 것과 현행법상 불법인 영리병원 설립에 투자금을 대주고 의료재단 공동이사장으로 올라 여러 불법들이 자행되면서 최 씨만 그 과정에서 실형을 면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또 최 씨는 사업가 정대택 씨와 채권투자를 동업해 이익금이 발생하면 똑같이 나누기로 약정서까지 쓰고도 막상 50억 상당의 이익금이 발생하자 혼자 편취하기 위해 당시 약정서를 작성했던 법무사 백모 씨를 뇌물을 주고 사주해 위증을 시켰다.

 

동업자 정 씨는 엄연히 이익금을 나누기로 한 약정서를 무시하고 법무사의 위증으로 도리어 강요죄로 몰려 2년 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최 씨의 사주에 위증을 했던 법무사 백 씨가 양심선언을 하면서 정 씨는 이를 근거로 최 씨를 처벌하라고 소송을 걸었다.

 

당시 이 재판의 항소심 담당 판사가 나경원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로 이유 없이 재판을 1년 가까이 지연 시켜 공소시효 경과가 되면서 검찰은 최 씨는 불기소하고 정대택 씨만 무고죄로 기소해 또다시 처벌을 받도록 만들게 한 내용이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저녁 KBS 시사프로 더라이브 방송에서 "윤 총장의 장모 최 씨는 처벌해야 한다"라며 "책임면제각서가 있다고 법적 처벌 면제 효력이 없으며 형사처벌 제외가 안 된다. 정대택 씨를 향해서는 "피해자는 25억도 뺏기고 형도 살았다"라며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최 씨의 행위와 사위 윤석열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최 씨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영리병원 공동이사장 자리를 맡고 책임면제각서 한 장으로 다른 관련자들이 줄줄이 실형을 받는 데 대해 불법을 같이 저지르고도 최 씨만 법망을 빠져나온 것을 법률적 해석으로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방송을 통해서도 MBC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 자녀의 입시 스펙에 여러 불법적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나 의원은 자녀의 입시 의혹에 대해서도 SNS 등을 통해 “허위 음해, 마타도어”라며 사실무근이라며 MBC를 형사고발 한다고 압박했다.

10일 밤 방송된 KBS 더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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