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한장 못 사는 국가 청소년증, 여가부 비판여론에 협의 약속

이영일 | 기사입력 2020/03/09 [10:53]

마스크 한장 못 사는 국가 청소년증, 여가부 비판여론에 협의 약속

이영일 | 입력 : 2020/03/09 [10:53]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적마스크 구입 절차 및 구매 한도에 청소년증이 빠져 안내되자 청소년 지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미성년자가 마스크를 구입할 때는 본인이 직접 여권을 지참하거나 학생증과 함께 주민등록등본을 함께 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청소년증은 신분증 종류에서 빠져 있는 것. 이 조치로 실제 현장에서는 미성년자가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 식품위약품안전처 공적 마스크 안내문에 청소년증이 제외되자 ‘국가에서 만든 신분증으로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신분증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 이영일

 

청소년증은 만9세부터 만 19세까지의 청소년에게 발급되며 교통카드 기능과 각종 할인, 일반 결제가 가능한 공적 신분증이다. 하지만 대다수 청소년들은 학생증만 사용하고 청소년증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이용한다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발급율은 지자체마다 2%미만을 밑돌아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식품위약품안전처 공적 마스크 안내문에 청소년증이 제외되자 국가에서 만든 신분증으로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신분증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

 

학교밖청소년연합회 설립준비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 스무살 이제우군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경계선에 있는 경우 학생증의 유효기간이 지나 효력이 없고 학교 밖 청소년은 학생증이 없어 마스크 구매가 어렵다며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해경 대전청소년교육문화센터 청소년지원단장은 정부 부처들이 청소년 감수성이 없다학생이 아니면 청소년으로 안 보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정수 무주청소년수련관 사무국장도 청소년증이 도입된 게 언제인데 이런 일이 있냐정부 부처간의 소통도 부족하면서 청소년증이 어떻게 활성화되겠냐며 정부 행태를 꼬집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살 수 없다는 청소년 지도자들의 지적에 대해 담당부서와 청소년증을 신분증에 포함할 수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답변한 상태. 청소년증 담당 주무부처가 이러고 있는 사이, 청소년 지도자들이 자치단체에 청소년증으로도 마스크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가 일고 있다. 공무원이 손놓고 있고 민간인이 청소년증 사용을 가능하도록 알리고 있어 주객이 전도된 셈.

 

실제로 세종시, 군산시, 안성시, 대전시가 시민 건의로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어 온 청소년증. 이번 공적 마스크 구입 신분증에서 제외된 것을 계기로 청소년증 무용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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