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사업 브랜드 베끼기 심각, 직영점 없는 가맹본부 절반 넘어

김정만 | 기사입력 2019/12/10 [11:46]

가맹점사업 브랜드 베끼기 심각, 직영점 없는 가맹본부 절반 넘어

김정만 | 입력 : 2019/12/10 [11:46]

미투 브랜드의 난립을 막고 가맹본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개서 등록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6,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양적인 성장과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정 양식의 정보공개서만 등록하면 누구나 가맹사업을 할 수 있어 단순 유명 브랜드를 모방해 만든 미투 브랜드가 쏟아지고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피해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최소 1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1+1제 등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도서관에서는 채이배 의원과 한국프랜차이즈학회 주최로 ‘가맹사업 미투 브랜드 난립 방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 채이배 의원과 한국프랜차이즈학회 주최로 ‘가맹사업 미투 브랜드 난립 방지 정책토론회’


이날 이혁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맹본부 직영점 의무제도 해외사례 비교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난해 상반기 동안 폐업한 가맹본부는 625개로 전년 같은 기간 519개 보다 증가했다”며 “대기업 등에 대하 매출쏠림과 정보공개서 등록만으로 직영점 운영 경험 없이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현행법에서 문제가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가맹본부가 등록한 정보공개서도 실무상 형식적 심사에 그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고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가맹본부 난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투 브랜드의 경우 가맹사업을 가맹사업금 편취 목적으로 전개하는 사례가 많아 자영업자의 피해가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직영점이 없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전체 4567개 중 2700개로 절반이 넘는 59.1%에 달한다.

주요 선진국 등 해외에서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직영점 운영 경험을 가맹사업 시 필수요건으로 정해놓고 있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경우 가맹본부가 가맹사업 개시 전 최소 1년 이상, 1개 이상 매장 운영 경험이 있어야 한다. 중국은 ‘2점1년’ 제도를 통해 최소 2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2+1, 1+1 등의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60%에 달하는 가맹본부가 직영점 없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가맹점 피해와 연결시키는데 무리가 있고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대부분 가맹본부와 가맹점에서는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는 분위기다.

김동억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대표자회의 대표위원은 “직영점 운영 이후 가맹사업에 진입하도록 하는 것은 가맹본부나 가맹점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건전한 시장 유지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며 “2+1제도나 1+1제도는 가맹사업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조건으로 법제화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상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사업실장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마케팅이나 전체적인 콘셉트까지 베끼는 경우가 많아 건전한 가맹본부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부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늘면서 프랜차이즈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확산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미투 브랜드의 피해사례로 꼽히는 2016년 대왕카스테라의 경우 6개월 만에 30개가 넘는 유사 브랜드가 생겨난 바 있다.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과장은 “가맹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맹사업 구조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직영점 운영경험 의무화는 검증된 사업모델을 제공하는 가맹사업의 본질상 당연히 요구되는 요건을 법제화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영점 운영경험이 있는 가맹본부가 그렇지 않은 가맹본부에 비해 브랜드 생존율, 가맹점 매출액 등에서 모두 높은 성과를 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직영점 운영경험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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