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딸 스페셜올림픽 이사세습 논란, "장애인 체육농단 사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10/05 [10:41]

나경원 딸 스페셜올림픽 이사세습 논란, "장애인 체육농단 사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10/05 [10:41]

정관 위반을 교묘히 피해 가며 모녀가 차례로 회장과 이사를 맡아 세습 정황"

스페셜올림픽 코리아의 현재 임원진 명단에 나경원 원내대표 딸 김 모 씨가 당연직 이사로 올라와 있다. KBS

국제 스포츠 기구인 사단법인 한국스페셜올림픽코리아(현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단체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년간 회장을 지냈으며 지금도 명예회장 직함을 가지고 있다. 또 나 원내대표 딸인 김유미 씨가 이 단체와 관련한 여러 활동을 둘러싸고 각종 특혜에 논란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 원내대표 딸의 공연과 국제 활동뿐 아니라, 임원직의 세습,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금 등 여러 특혜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나 원내대표의 딸 김 씨가 스페셜올림픽 관련 활동을 우대받으며 과다할 정도로 많이 한점이 의아하다고 했다.

 

또 신동근 의원은 "나 원내대표 딸 김 씨가 글로벌 메신저라는 자격으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의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회장을 맡았던 이 SOK를 세습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정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KBS 보도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회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딸 김 씨는 각국을 돌며 장애인 선수를 대표해 소통하는 글로벌 메신저 자격으로 2016년 하반기부터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당연직 이사는 정관에서 정한 급여는 없지만,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과 이사회 참석 할 때마다 참석수당을 받는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김 씨는 올림픽 선수 자격이자 글로벌 메신저로서 활약했으므로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이사직은 공모의 대상은 아니고 내부 추천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김 씨의 글로벌메신저 자격은 지난 2014년 공모절차도 없이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국제 본부에 단독으로 추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당연직 이사로 취임한 시기도 공교롭다. 2016년 상반기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나 원내대표가 물러난 직후인 그해 7월에 딸 김 씨가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린 거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정관을 보면 임원의 결격사유에 회장의 친족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정관 위반을 교묘히 피해 가면서 모녀가 차례로 회장과 임원을 맡아 세습이라고 할 수있는 정황이다.

 

신동근 의원은 나 원내대표 딸 김 씨가 2009년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표회의에서 동아시아지역 대표로 참가한 데 이어 2011년 아테네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도 글로벌 유스 리더 자격으로 축사를 했고, 2013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는 세계청소년대표회의에서 공동 의장직을 수행했다고 했다.

 

같은 해 평창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에서는 밴드 부활과 협연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또 2014년에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 세계장애인의날 기념공연에도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것에 나 원내대표 딸이 과다하게 많이 참가했고 그에 대한 비용까지 특혜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날 국감에서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이병우 교수가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관련한 또 다른 특혜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나 원내대표 딸의 성신여대 입시 당시 학과장으로서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나 원내대표가 회장을 역임했던 사랑나눔위캔에서 장애인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나 원내대표가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13년, 평창 스페셜올림픽 당시 개·폐막식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선정 경위를 놓고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신 의원은 "이 교수는 현재 김씨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과도 유관하다"며 "SOK 문화예술사업이 김씨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빗대 "규모에 차이만 있지 최순실, 미르재단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장애인 농단사건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병우 교수가 지난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근거를 문체부가 전혀 제시하지 못한다."며 "이런 주먹구구식의 운영은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특정인의 사조직인 의심을 갖게 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민석 문체위 위원장도 "이것이 장애인체육농단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나 원내대표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규명이 필요하다"며 문체부에 종합감사 전까지 특별감사가 가능한지 질의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감사실과 확인한 뒤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법인화된 사단법인에 10억 법인화 지원금.. 신사옥 자금으로 활용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대한 예산 지원의 적절성을 놓고도 문제가 제기됐다. 문체부가 지난 2015년 처음 실시했던 장애인체육 단체 법인화 예산 지원에서, 당시 국회 예결위 소속이던 나 원내대표는 법인화 지원 예산의 20억 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 예산은 이후 10억 원으로 깎였는데, 10억 원 전액이 스페셜올림픽코리아로 지원됐다.

 

통상 법인화 지원이란 법인이 아닌 단체가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절차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가 회장으로 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전신인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이미 사단법인으로 기존에 문체부 인가를 받은 상태였다. 다른 장애인체육단체에 지원될 수 있던 법인화 지원금을 불필요하게 받은 셈이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받은 예산은 지원받은 해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이미 인가를 받았던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문체부에서 지원된 10억 원은 그해에 쓰이지 못했다.

 

현재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지난 2015년에 지원받은 10억 원을 당초 지원 목적과 다르게 강남구 논현동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신사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10억 원에 대한 누적 이자만 3천 700만 원에 달하는데, 문체부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매년 30억여 원을 지원하고 있다.

 

신동근 의원은 국감에서 "법인화에 도움이 되라고 10억 원을 줬는데, 이 10억 원이 그 이후에 한 푼도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통장에 있다"며 "독립성과 자율성 제고를 위해서 준 돈을, 특정 사단법인에 재산을 증식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책했다.

 

이어 "이 단체의 명예회장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증인으로 나오는 것도 간사님들이 신중하게 논의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한당, 사유화 논란 반박…"조국 사태 덮으려는 물타기 행태"

 

이 같은 신동근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에 대해 자한당은 2일 오후에 보도자료를 내고 "국감 파행 책임과 조국 사태를 덮으려는 여당의 물타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자한당 의원들은 질의 당일 오전에는 증인 채택 등을 이유로 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또 자한당은 나 원내대표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 논란에 대해서도 모두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 딸의 글로벌 메신저 직책이 공모 절차 없이 단독 추천으로 선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요건을 갖춘 후보군이 극소수라 공모절차가 불필요했고 나 원내대표의 딸이 객관적으로도 가장 많은 활동경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단독 추천을 거쳐 선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법인화 예산 논란에 대해서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연간 37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운영비가 필요하고 기존 사무실 임대료를 절감하기 위해 법인화 지원금과 자체 예산을 합쳐 사옥을 마련하여 임대수입으로 운영비를 보전한 것"이라며 "자산을 증식시킨 우량 체육 단체에 상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의 스페셜올림픽 사유화 논란에 대해 해당 단체는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관리 감독의 대상이 맞다고 밝히면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바로 확인해서 별도로 보고를 드리겠다"며 "법인화 지원 예산 등 특혜성 여부에 대한 전반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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