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자충수 부른 검찰과 수꼴정치 한국당의 '내로남불'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9/17 [10:32]

[유영안 칼럼] 자충수 부른 검찰과 수꼴정치 한국당의 '내로남불'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19/09/17 [10:32]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꼼수, 악수, 자충수, 강수, 초강수, 묘수, 무리수, 승부수’ 등 ‘수’를 접미사로 하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말들은 원래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이 ‘수’는 적당히 사용하면 이롭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자신이 피해를 보게 된다. 정치 현실에서도 그 점은 적용된다.

 

 

그중 자충수(自充手)는 바둑에서 자기의 수를 줄이는 돌, 즉 상대에게 유리한 수를 일컫는다. 이것을 일상으로 풀어보면 ‘스스로 한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말이다. 일종의 ‘자업자득’ 혹은 ‘자승자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충수는 때로 상대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리기 위한 ‘미끼’로 작용하기도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검찰을 통해 ‘자충수’란 말을 다시 상기해 보았다. 청문회 전에 수십 군데를 압수수색을 할 때부터 필자는 속으로 ‘뭔가 있구나!’하고 직감했다.

 

보통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은 해당 이슈가 좀 잠잠해졌을 때 수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왜냐하면 검찰수사가 오히려 여론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가 검찰을 지휘해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가 아닌가.

 

보통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청구는 범죄 혐의가 뚜렷하고 증거인멸,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무려 50여 군데를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을 해 소위 ‘하나라도 걸려라’ 식의 저인망 수사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조국 후보가 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제게된 의혹을 차분히 해명해 한국당으로선 ‘맹탕청문회’가 거의 확실시 되는 자정 시간에 검찰이 소환도 하지 않고 조국 후보 부인을 기소했다는 점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당시 한국당 법사위 위원들이 ‘공소시효’를 들먹이며 검찰에 기소를 사실상 권유했다는 점이다. 청문회 말미에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한국당 의원들과 귓속말을 나무며 쓰게 웃은 이유가 뭘까. 누군가 기소 소식을 미리 알려준 것이 아닐까?

 

이처럼 검찰이 무리한 압수수색, 무리한 기소를 하자 민주당에서도 검찰의 편파 수사와 피의 사실 공표에 대해 반격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이 결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엔 7대3이던 찬반 지지율이 오차범위내로 줄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모펀드 관계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대번에 기각했다. 범죄 혐의가 뚜렷하지 않고 다투어볼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써 검찰은 칼을 함부로 휘두르다가 일차 망신을 당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검찰이 과거의 폐단 - 무리한 수사, 무리한 기소, 피의 사실 공표, 기득권 유지, 자기 식구 감싸기 -을 계속하자 국민들이 분노한 점이다. 즉 검찰이 스스로 검찰개혁의 여론을 높여주는 결과는 야기한 것이다. 그야말로 자충수, 자업자득,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윤석렬을 믿었던 국민만 바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윤석렬이 지금처럼 개혁을 거부하고 구태를 반복하면 촛불에 의해 철퇴를 맞고 결국 물러나고 말 것이다.

 

윤석렬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했다.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청문회 때 게거품을 물고 조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나경원, 장제원을 보라.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결정판이 아니가. 거기에다 ‘교육자적 양심’ 운운했던 가짜 박사 최성해는 또 어떻고! 수구들은 늘 하는 짓이 그렇다. 이제 그들이 역풍을 맞을 시간이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검찰 자한당 자충수 수꼴정치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