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 무보수, 숙박비만 580만원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8/13 [10:12]

日정부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 무보수, 숙박비만 580만원

정현숙 | 입력 : 2019/08/13 [10:12]

2020년 7월 24일 이후 올림픽기간 동안 일본 도쿄의 캡슐 호텔 1박 비용이 1만4000엔으로 예상된다. 

트위터 캡처

 

2020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축구경기장 일본 후쿠시마 J빌리지를 성화 봉송 출발지로 결정했다. 이곳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폭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과 불과 20㎞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차로 달리면 약 40분 소요될 정도로 멀지 않은 곳이다.

 

J빌리지는 원전 폭발 사고 당시 사고 대책 본부로 활용된 곳으로, 아베 정부는 이곳을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출발지로 정해 후쿠시마를 국가 부흥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와 야구·소프트볼 경기지가 후쿠시마로 알려지면서 안 그래도 방사능 올림픽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식단마저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쓰겠다는 소식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아베 정부의 횡포라며 시민단체들이 이슈화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자원봉사자의 숙식 문제에 따르는 일본 정부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방사능의 진원지인 후쿠시마가 일본 아베 정부의 전 세계적 로비에 힘입어 그 위험성은 뒤로 한 채 경기도 하고 성화 봉송도 여기서 이뤄진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발 벗고 나선 해외 자원봉사자가 숙식은 물론 교통비 등 모든 체류비를 자비로 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조차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노예를 뽑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일보 보도로는 논란은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타쿠마’라는 일본인 사업가가 지난 20일 올린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그는 “알고 지내는 인도네시아 여성이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에 지원해 선정됐다”면서 “하지만 ‘대회 개최 3주 전에 현지에 도착하라, 체재비 등 수당은 전혀 없다, 숙소를 미리 잡아라’ 등으로 모두 자비 부담이라는 통보를 받아 꽤 실망했다”고 적었다.

 

타쿠마씨는 또 “그 여성은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는데 그때는 파견사원에 가까운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것”이라면서 “‘정상을 위해서 아래가 무리하게 헌신한다’는 일본의 스타일이 이번엔 세계인들을 향해 이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타쿠마씨의 글은 오른 지 일주일 만에 1만7500여 회 좋아요를 얻고 1만7200여 회 리트윗됐다. 많은 네티즌들이 자원봉사자에 대한 무지원 정책에 대해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유엔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보상이 나온다. 의용병도 보상은 기본적으로 나온다. 일본에서 자원봉사자는 무전(無錢) 노동자다. 전 세계적으로 부끄럽게 됐다.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노예네요.”

 

“그러면 해외자원봉사자가 없겠군요.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2020년 도쿄올림픽은 한여름에 열려서 선수들도 관객들도 자원봉사자들도 열사병으로 속출하는 최악의 대회가 될 겁니다.”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입니다. 적어도 숙박시설은 갖춰져야죠. 안 그러면 노숙하란 겁니까. 일본의 수치군요. 능력을 착취하면서 대가는 주지 않는다? 어떻게 생활비조차 부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죠?”

 

“직접 숙소를 잡고 밥도 준비하고. 이것이 도쿄도의 방법! 착취시스템이네요. 이건 일본식이죠. 한심하네요. 본업은 무보수라도 교통비나 숙박은 제공해야죠.” 
 
“동일본대지진 이후 자원봉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어도 자기 책임이라더군요. 알아서 돌아가라고 하던데 귀가 도중 구토해서 바이러스 퍼뜨려도 내 책임일까요? 봉사도 좋지만 보람이 밥 먹여 주진 않는다. 밥을 먹지 않으면 사람은 일 할 수 없다.”

 

한 일본 네티즌은 해외에서 온 자원봉사자가 묵는 최저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총 38박을 해야 하는데 잠만 잘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제공하는 캡슐 호텔을 이용해도 대략 580만 원이 든다고 한다.

 

2020년 7월의 일본 도쿄 비즈니스호텔 1박 비용은 6만7000엔(73만 여원), 캡슐 호텔의 1박 비용은 1만4000엔(15만2500여 원) 등으로 예상됐다.

 

“올림픽은 2020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립니다. 3주 전에 들어가야 한다면 체류 기간은 38박이네요. 캡슐 호텔에만 묵어도 숙박비가 53만2000엔(578만4500여 원)입니다. 나라면 안 갑니다.”

 

사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의 무보수 논란은 예견된 일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016년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모두 자비 부담이라고 알려 빈축을 샀다.

 

위원회는 18세 이상 일본인 또는 장기체류비자 소지자를 기본 조건으로 내걸고 자원봉사자 연수를 시작으로 올림픽·스포츠 경기에 대한 지식 및 자원봉사 경험과 외국어 능력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구했다. 또 1일 8시간씩 10일 이상 봉사해야 하며 대회성공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역할을 완수해줄 것을 바랐다.

 

조건을 이렇게 까다롭게 내놓으면서 봉사자의 교통비와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은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도쿄 시민이 아니라면 자원봉사자로 선정됐어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악의적인 가짜뉴스 나돌아.. "한국인들, 온라인에서 몰래 일본 맥주 산다" 

 

한편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뜨거워지자 이를 왜곡한 가짜뉴스가 일본에서 퍼지고 있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 지역지인 서일본 신문은 24일 “불매운동 하는 한국인의 속마음은 사실 ‘지금만 참자’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입장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매체는 한국 내에서도 불매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고 전했다. 기자와 인터뷰한 한 20대 한국인 남성은 “한국에서 과열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불편하다”며 “평소 좋아했던 일제 맥주를 편의점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온라인에서 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야후재팬 국제 뉴스에서 많이 본 기사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기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주류 거래가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삼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도로 퍼진 기사에는 “가짜뉴스 같다” “일본이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되기 때문에 날조된 허위인터뷰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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