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촉구 서울대 트루스포럼 실체와 조선일보 보도 속셈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8/13 [10:06]

조국 사퇴촉구 서울대 트루스포럼 실체와 조선일보 보도 속셈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8/13 [10:06]

학생이 아닌 41세 김은구 씨 대표 서울대 트루스포럼, 박근혜 탄핵 무효 주장 단체

조선일보 입맛에 맞게 극소수의 주장을 과대 포장한 전형적인 왜곡 보도

 

서울대 트루스포럼 대자보. 조국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트루스포럼 페이스북 캡처]

 

보수성향의 서울대생들의 모임이라는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5일 집회나 기자회견 등 단체행동을 통해 민정수석을 사임하고 서울대에 복직을 신청한 조국 교수의 교수직 사퇴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조국 전 수석의 이름과 함께 조선일보의 단독보도로 지면에 오르 내리고 있는 서울대 트루스포럼이란 이 단체는 어디서 출발해서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누가 이끌고 있을까란 화두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학 비리라든가 학내 비리 등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보도도 하지 않으면서 일개 서울대 내 작은 단체 모임의 조국 전 수석의 서울대 교수 사퇴 움직임에는 조선일보가 민첩한 반응을 보이며 [서울대 학생들, 조국 사퇴 운동.."그냥 정치를 하시라"]는 제목으로 지난 3일 온라인판에 보도했다.

 

제목만 보면 서울대 학생 다수가 사퇴 여론을 갖고 단체 행동에 나선 것처럼 착각하기에 십상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보수는커녕 서울대 이름 팔아서 만든 일베 단체 같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지난 2일 오후 페이스북에 “조국 교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에 서울대 재학생, 동문, 교직원, 교수님들의 동참을 호소한다”라며 온라인을 통해 ‘조국 교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 등록을 받고 있다.

 

트루스포럼은 이와 함께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서울대 학생회관, 법대 등에 게시했다.

 

트루스포럼은 “폴리페서를 스스로 비판하신 교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시니 놀라울 뿐”이라며 “내로남불의 화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구차하게 학생들 앞에 서야겠느냐”면서 “교육자로서 너무나 편협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결격사유를 들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미국에 빌붙어 세운 부정한 나라고 자본주의는 1%가 99%를 착취하는 시스템이라는 지극히 편협하고 위험한 역사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다 사퇴한 뒤 지난 1일 서울대에 복직했다. 이후 복직에 대한 비난이 일자 “‘앙가주망(engagement·현실참여를 뜻하는 프랑스어)’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고 받아쳤다.

 

어디서 시작한 단체인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하고 촛불 시위가 시작되면서 각 대학교에서도 대자보 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대자보가 걸렸다. 서울대도 다를 거 없이 국정농단에 대한 대자보가 많이 걸렸는데 2017년 3월 눈길을 끈 대자보가 있었다.

 

박근혜 탄핵이 부당하다라는 탄핵반대 서울대인 연대(tanban.snu)에서 올린 대자보다.법과대학 김은구 씨를 포함 9명의 학생과 서울대 동문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주의를 끄는 것이 마지막에 "...함께하실 재학생, [동문 및 일반인]께서는..."다. 보통 학교 내 모임은 재학생이 중심이다. 그런데 동문 및 일반인까지 그 범주를 넓혔다. 

 

그런데 이 대자보를 올린 법과대학 김은구 씨가 현재 서울대 트루스포럼의 대표다. 트루스포럼은 2017년 2월에 우파성향 기독교 모임 다니엘 기도회에서 시작하였고 4월에 이름을 트루스포럼으로 바꾼 거로 알려졌다.

 

트루스포럼이 지향하는 가치 및 회원가입 조건에서 보이는 "기독교적 가치관 존중"이 나온 이유는 이러한 뿌리이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트루스 포럼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민주적 가치관 견지와 북한·종북세력 위협 인지, 북한 체제에서 고통받는 주민 해방 필요성, 박근혜 탄핵의 부당성 등이 있어 이 단체의 성격을 바로 파악하게 한다.

 

트루스포럼 대표로 있는 김은구(41세) 씨는 법학과 96학번으로 석사졸업 후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니다가 다시 학교에 돌아와 법학 과정 박사과정 시작 한거로 파악된다. 트루스 포럼을 뉴스나 기사에서는 보수 성향의 대학생단체나 청년대학생 모임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표가 41세로 뭔가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은구 씨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앞 거리집회에서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게 탄핵사태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5월 대자보에서 "민변은 북한의 변호인단"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들이 주최한 행사에는 박근혜 정부 KBS 이사장을 맡았던 이인호 씨, 배현진 전 자한당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트루스포럼 페이스북을 확인해 보면 지난 7월 30일 북 콘서트를 열었다. 책 제목은 ‘박정희가 옳았다’였다

 

서울대 트루스 포럼의 전신 모임인 서울대인 연대(tanban.snu)에서 내다 건 박근혜 탄핵 무효 대자보. 페이스북 캡처

 

한마디로 요약하면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우파 기독교 모임에서 시작해서 대표가 96학번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 대학생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몇몇 재학생이 끼워져 있을 수 있다. 

 
조선일보는 8월 5일 자에도 “서울법대에 붙은 ‘조국 사퇴’ 대자보 뜯겨져…서울대, 조국 거취 논란 확산”으로 기사화해서 실었다. 동아일보도 ‘서울대 트루스 포럼’을 “보수 성향의 서울대 학생 모임”으로 소개하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인 A 씨는 5일 통화에서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학내에서 박근혜를 석방하라는 대자보를 붙였던 곳이다. 정상적인 단체라고 보는 학우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서울대생들은 이 단체를 태극기 부대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주장이 보수 성향 서울대생으로 등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복직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들이 과연 이 단체의 성격을 몰랐을까.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보수보다는 극우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곳이다. 최소한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단체 정도의 정보는 줘야 하는데 그냥 보수라고 설명하면 독자가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신문사 입맛에 맞게 극소수의 주장을 과대 포장한 전형적인 왜곡 보도"라고 비판한 뒤 "조국 교수에 대한 학내 다양한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지금은 대학교수의 사회참여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논의하는 게 생산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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