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자한당 추경분리 딴죽에 상임위원장 자리 다툼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7/03 [10:54]

국회정상화? 자한당 추경분리 딴죽에 상임위원장 자리 다툼

정현숙 | 입력 : 2019/07/03 [10:54]

자한당 지도부 "상임위 위원장 1년씩 하기로".. 박순자 "안돼" 
황영철 "예결위원장도 교체 반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이 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초월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교안 이번엔 추경안 예산 분리 심사로 딴지 

 

심상정 의원의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의 딜레마를 안고 극적인 여야 합의로 국회 정상화의 첫발을 뗀 뒤 여야 5당 대표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여전히 냉랭해 국회의 완전한 가동을 위한 의사 일정 합의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자리를 외면했던 자한당 황교안 대표가 넉 달 만에 월례 오찬 모임 초월회에 참석하면서 5당 대표가 모두 모였다. 1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초월회’ 모임에 참석한 민주당 이해찬·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 완전 정상화 방안과 방북단 구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자유한국당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그러나 자한당은 ‘추경 분리 심사’ 등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맞서는 모습이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국회가 긴 공전 끝에 드디어 정상화돼 의장으로서 참으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꽃피는 마무리 작업을 해 20대 국회를 잘 일구는 일에 앞장서는 것을 다짐해 본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은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하루빨리 선출해 달라”며 “그래야 추경과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면서 이번 국회 회기가 18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자한당에 조속한 의사 일정 확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패스트트랙은 절대 철회할 수 없다, 추경안 예산 분리 심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모두 안 된다고 하면서 국회 정상화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섰다.

 

교섭단체 3당 합의로 정개특위 위원장을 내주게 된 정의당 반발도 이어졌다. 결국 황 대표가 식사 전에 자리를 뜨는 등 냉랭한 분위기 속에 어정쩡한 상태로 회동이 마무리되어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 국회 정상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국회 정상화는 아직 먼데 상임위원장 자리싸움 난 자한당

 

이날 민주당에서 자한당 몫의 조속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달라고 촉구했지만 정작 자한당에서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홍이 잇따르고 있다. 위원장을 현재 맡은 의원들은 버티기를, 차기 위원장 자리를 약속받은 의원들은 비켜나라고 요구하면서 서로 간 자리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자한당 몫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재선출을 두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 자리가 경기도 출신 여성의원 자리여서 총선을 앞두고 도내 인사 홀대론과 여성 배려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2018자 7월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 당시 자한당 몫으로 주어진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는 박순자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1년씩 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 위원장인 박 의원이 합의를 번복해 물러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면서 "일부 위원장의 경우 임기를 1년씩 교대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저의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경선을 치르기 위해 기탁금과 함께 경선을 신청했다"며 "1년씩 교대로 하기로 했다는 것은 수용하기 곤란하다"며 새 위원장에 거론되는 인사가 사무총장을 거치고, 이미 예결위원장을 1년 역임하면서 당으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받은 분이라며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경우 여성 상임위원장의 임기 2년을 보장해 주고 있는데 (자한당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그러면서 무슨 여성·청년 배려를 주장하느냐"고 꼬집었다. 자신은 당내 유일한 여성 3선 위원장으로 전국 여성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두고도 현 위원장인 홍일표 의원과 다음 타자로 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종구 의원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간 국회 대치로 처리하지 못한 일이 많아 9월 정기국회 전까지 위원장 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는 홍 의원 측과 약속대로 이달 중에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 의원이 맞서고 있다.

 

그동안의 관례상 상임위원장은 3선 의원들이 맡게 돼 있는데, 의원은 많고 자리는 적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2년 임기를 절반으로 나눠 자릿수를 늘린 것이다. 이러한 임기 쪼개기는 별도 규정 없이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지는 방식이라 먼저 임기를 맡은 쪽에서 잔여 임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나서면 날 선 공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리다툼으로 의원들이 얼굴 붉히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자한당 내부에서도 쪼개기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비공개 의원총회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쪼개기 관행은 21대 국회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결위원장인 강원도 출신의 황영철 의원도 당 지도부의 위원장 교체 추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황 의원이 예결위원장으로 재선출돼야 하지만 김 의원과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황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황 의원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황 의원 측은 “의원총회 합의를 뒤집는 일로 비상식적인 주장이다. 상대 쪽이 재판 결과를 섣부르게 예측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재원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 선출 당시 김 의원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 중이라 당원권이 정지돼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소외됐었다”며 “지난 4월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위원장 선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나섰다.

 

장장 80일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가 자한당 할당인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자당내의 분란으로 더 지체하게 생겼다. 추경 등 국민 민생 현안에 직결된 문제라 민주당의 촉구대로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보고 국회 정상화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국회를 더는 불신하지 않도록 제1야당인 황교안 대표도 간신히 합의 본 국회 일정을 무리한 추경 예산안 분리 심사로 다시 떼를 쓰고 나오는 일은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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