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발언 뒤집은 트럼프 "북미간 깊은 경의, 좋은 일 많을 것"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5/28 [10:13]

볼턴 발언 뒤집은 트럼프 "북미간 깊은 경의, 좋은 일 많을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5/28 [10:13]

북, "볼턴 사거리 아닌 탄도기술 이용 발사 금지는 자위권 포기 요구"

 

 

최근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느끼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에 충실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미를 축소하면서 26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낸 강경파 참모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감싸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대화 시그널을 계속 발신하면서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의 입지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의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과 북한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난 개인적으로 북한에 관해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건설적인 일이 가능할 것”, “우리는 먼 길을 왔다”며 북한 문제에 관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입장을 다시 밝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는, 자주 쓰는 표현도 다시 꺼냈다. "내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6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이것은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렀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나의 사람들’은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 및 강경파 참모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북한 문제도 전진하고 있다"며 "북한은 오랜 기간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고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북미 간에는 상호 경의가 있다"고 말하고, "내가 취임했을 때는 미사일 발사가 반복되고 핵실험도 이뤄져 가장 긴장이 높아졌다"면서 "최근 2년간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건설적인 일이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모든 과정에서 집중하는 것은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확고히 하고 비핵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북한이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 발언을 뒤집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 대북 강경론자인 볼턴 보좌관을 억제해 긴장 고조 및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한편 비핵화 판을 깨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에 입국한 볼턴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최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것도 “적절한 조치였다. 아마도 지금은 푸에블로호 송환에 관해 얘기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미 재무부가 중국 해운사 2곳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직후 볼턴 보좌관이 ‘중요한 조치’라며 지지하자 이튿날 트위터에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뒤집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베네수엘라에 이어 북한 문제도 엇박자를 보이는 볼턴 보좌관에게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요일 이른 아침 외국 땅에서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반박했다. 볼턴 보좌관에 대한 직접적 질책”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9일 북한의 미사일과 로켓 발사에 대해 중대한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 이행을 이틀 연속으로 강조한 셈이다.
 

볼턴 보좌관은 25일 기자들애개 이달 초 북한이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있어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북한의 ‘북미 대화 불가’ 경고에 대해 “미국은 이와 같은 목표(북한의 비핵화)를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으로 진전을 이루고자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설명했다. 
 

北, 강경파 볼턴 유엔 결의 위반 발언 비난

 

존 볼턴 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한 데 대해 북한이 궤변이라고 반발하며 그의 퇴출을 요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형식을 통해 볼턴 보좌관을 인간오작품이라고 부르며 그가 하루 빨리 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유엔 안보이사회 결의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가 이미 수차 천명한 바와 같이 주권국가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전면 부정하는 불법 무도한 것으로서 우리는 언제 한 번 인정해본 적도, 구속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발사하면 탄도를 그으며 날아가기 마련인데 사거리를 논하는 것도 아니라 탄도 기술을 이용하는 발사 그 자체를 금지하라는 것은 결국 우리더러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나 같다”고 역설했다.

 

대변인은 이어 볼턴 보좌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우리 군대의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유엔 안보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었는데, 정도 이하로 무식하다”면서 “우리의 군사 훈련이 그 누구를 겨냥한 행동도 아니고, 주변국들에 위험을 준 행동도 아닌데 남의 집일 놓고 주제넘게 이렇다저렇다 하며 한사코 결의 위반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볼턴은 확실히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고 구조를 가진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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