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부하 충격 폭로 "전두환도 지만원에 놀아났다"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4/22 [10:05]

전두환 전 부하 충격 폭로 "전두환도 지만원에 놀아났다"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4/22 [10:05]
▲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으로서 실권을 쥐고 있을 때, 그의 부하였던 김충립 전 소령이 11일 강력한 폭로를 했다.     © 서울의소리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저는 한국에 나와서 5공과 5.18을 화해시키려고 4년간을 쫓아다니다가 전두환 대통령이 사과하겠다는 결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일이 잘못 꼬여지더니 지금은 내가 이 얘기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도달했어요. 국가가 어지럽고 사회가 혼란한데 이것을 이렇게 일으킨 장본인을 정리해야 조용해지니까, 내가 어쩔 수 없이 이런 얘길 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충립 전 소령)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이 ‘5.18 북한군 600명 개입’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지만원에 대해, 비영리단체를 통해 모금한 자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며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지만원이 500만야전군 사령부 불법단체조직, 불법모금, 기부금품모집법률위반, 탈세, 횡령, 유용, 탈북자에 대한 부적절한 지원 등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특별한 인물이 한 사람 있었는데,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으로 실권을 쥐고 있을 때, 그의 부하로 특전사령부 보안반장을 지낸 김충립 전 소령이었다.

 

그는 말문을 이렇게 열었다.

▲ 지난달 광주법원에 출석한 전두환,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였다.     © 노컷뉴스

“40년간 조용히 지냈지만 지금 이 순간에 여러분에게 국민들에게 또 전두환에게, 여러 관계자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제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말씀 드리기 전에 국군이 국민을 향하여 발포하는 불상사가 있었던 데 대해 군인의 한사람으로서 사과드립니다.”

 

그는 놀라운 얘기를 하나 꺼냈다. 전두환이 광주에 가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려고 했었다는 주장이었다.

 

“드릴 말씀 중에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전두환 대통령이 2016년 4월달에 광주에 가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겠다고 결단했어요. 그래서 제가 광주 가서 기자회견도 했는데, MBN에서 5월 13일 민정기라는 사람이 나와 가지고 ‘김충립이는 사기꾼이다. 전 대통령과 만난 적도 없다. 우리가 왜 사과하느냐’하고 뒤집어버렸습니다. 즉 지만원이 말대로 폭동으로 바꾸면 영웅이 될텐데 왜 김충립이 얘기하는 대로 사과하러 가느냐는 측근들의 비난 속에 제가 주장했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고 무너졌어요”

▲ 전두환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비서관, 전두환의 회고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MBN

그러면서 “지만원이가 500만 야전사령부 만들어가지고, 그 사람들 데리고 연희동 전두환 집앞에 가서 데모했다. 전두환 당신이 보안사령관일 때 (북한군) 600명이 왔다고 발표해주시라고 했다. 그러니 전두환이 이게 무슨 소리냐며 안했다”고 말했다.

 

“2016년 4월 27일 저와 얘기할 때, 광주 가겠다고 했어요. 김충립이 앞세우고 가겠다. 좋다 좋아 이렇게 했던 분이 어떻게 돼서 2017년 4월 회고록에다가 지만원이가 한 얘기를 실었느냐 이겁니다. 저하고 회동하는 날에도 ‘나는 지만원이 얘기 들어본 적도 없고, (북한군)600명이 뭐야? 어디로 왔다는 거야?’(고 했어요.) 이순자씨나 고명성 장군도 그런 일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왜 회고록에 지만원이 글을 다 싣고, 헬기 발포를 했느니 안했느니 헛소리하고 지금 재판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연을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만약에 전두환이 ‘폭동이 되면 내가 영웅이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그건 착오다.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런데 이 분이 재판 다니면서 지만원 얘기가 맞다고 하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전두환을 두둔하는 세력들은, 전두환에게 야유한 초등학생들을 겨냥해 “어떻게 초등학생이 전두환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알고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황당한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해당 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빙자한 집회를 열어 아이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 민중의소리

그는 전두환 회고록을 대필한 것으로 알려진 민정기 전 비서관에 대해 거세게 비난을 퍼부었다.

 

“민정기 말에 의하면, 전 대통령이 그거 쓰라고 해서 자기가 그거 썼다는 거예요. 경찰에서는 민정기와 지만원이가 어떤 과정에서 글을 썼는지 조사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민정기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대통령의 회고록은 역사물인데, 그 역사물을 허위로 기록한 민정기는 조사받아야죠.”

 

그는 지난해 3월에도 전두환 측에 발포 문제 등 모든 문제를 정리할 것과, 지만원 얘기를 회고록에 실은 민정기를 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5.18 유공자인 국회의원들이 지만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경찰청에 가서 진술을 해줬음을 알렸다.

▲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5.18 북한 개입설’을 읊었다. 이는 지만원의 황당한 가짜뉴스와 일치한다.     © YTN

“내가 그 당시에 특전사 있었을 때 북괴군이 없었다. 지금까지 어느 한 사람도 북괴군 봤다는 사람이 없다. 1988년도 (5공)청문회에도 북괴군이 (광주에)왔었으면 (증언자가)나왔어야 하고, 전두환이 사형 선고받던 1996년 재판에도 (증언자가)왔었어야 하고, 그 때 북괴군이 왔었다는 얘기가 나왔어야 하잖아요?”

 

그러면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인 2008년 10월경부터 지만원이 책을 내면서 거짓주장을 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그 책을 보면 모두 북한의 자료를 가지고, 북한 사람 주장을 듣고 책을 썼다는 거다. 이게 될 말인가”라며 “지만원이 전두환에게 휘발유통을 들고 아궁이속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고 꾸짖었다.

 

그는 지만원의 가짜뉴스를 추종하는 태극기모독단을 향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자한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진태 의원을 찾아 지만원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알렸음을 밝히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만원을 만나 “5.18 진상조사위원에 (지만원이)조종할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제안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고, 김 의원은 잘 알려졌다시피 지만원을 국회에 초청한 5.18 망언 당사자다.

▲ 자한당의 뿌리는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이다.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진다. 물론 민주정의당 이전엔 민주공화당, 이승만의 자유당이라고 할 수 있겠다.     © JTBC

“나경원 의원을 찾아, 지만원 얘기는 100% 거짓말이니 한국당 물러서시오. 당신도 물러서야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김진태 의원 만나서 의원님 내 말이 진실이오, 지만원이 거짓말이야(라고 했다)”

 

그는 지만원의 불법행위를 조목조목 언급하기도 했다.

 

“지만원이가 대한민국 대청소 500만야전군사령부를 모집하면서, 이거 비영리사업단체 등록 안 했어요. 그리고 자기를 추종하는 동료 송영인의 개인구좌 세군데에다 3억2천을 모았어요. 4천명 회원모집하고 그 돈 가지고 막써요. 그런 비영리 사회단체에 들어온 자금은 세무서에 보고해야 하고, 지도감독을 받아야합니다. 지금까지 지만원이가 걷은 돈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억대가 넘는 돈을 수집해서 모아가지고 이래저래 쓰는 행위는 적법한 행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거 조사해서 불법단체조직, 불법모금 횡령 이런 거 조사해야할 거 아닙니까?”

▲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이 ‘5.18 북한군 600명 개입’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지만원에 대해, 비영리단체를 통해 모금한 자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며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접수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울의소리

그는 또 지만원이 임천용, 김유성 등 탈북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조목조목 제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한 이야기를 “국민에게 상세하게 알려달라. 그리고 여러분이 필요하면 어떤 프레스센터고 어디에 가서도 이야길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 동서화합되고 국민통합 이뤄지는 나라, 서로 죽이자 살리자 싸우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이 늙은 사람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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