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우즈벡 대통령과 회담,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21 [11:57]

문대통령 우즈벡 대통령과 회담,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정현숙 | 입력 : 2019/04/21 [11:57]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 비핵화에 교훈"..한국 대통령 첫 우즈벡 의회연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여론 조사기관 한국갤럽이 4월 3주 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주중 집계보다 1%포인트 올랐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중앙아 3국 외교순방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첫 순방국인 투르크멘에서는 19조 에너지사업 수주 외교를 펼치면서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으로부터 키얀리 가스화학 단지에 이어 "두 번째 공장도 지어주십시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한국 기업 주도로 건설된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가스화학 플랜트에서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이 양국 간 통 큰 협력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18일 오전(현지시간)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 공장을 방문,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우즈벡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어서 두 번째 순방국인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종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양국은 또 고부가가치 산업, 보건의료, 과학기술, 공공행정 분야 등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영빈관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과 나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우즈베키스탄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 수교를 맺은 뒤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양 국민의 우호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문화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고, ‘아프로시압 벽화’를 포함한 우즈베키스탄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내일 개관하는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문화 교류의 장이자, 양국 우정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우즈베키스탄이 부지를, 한국이 건설·시공 비용 103억7000만원을 지원해 건설한 복합 문화시설로, 공연장, 전시장, 대연회장, 소연회장, 사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공화국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양국은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등 7건의 협정 및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즈벡 하원 연설..."한·우즈벡 남북철도로 만날 것"

 

문재인 대통령은 우주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하원 본회의장 연설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연설을 했다. 19일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정착 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은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지만 우리나라를 발전의 롤모델로 삼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가져왔다. 우즈베크 상하원 의원 220여명의 기립박수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했다. 고대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사신들이 오갔던 친구 나라였다며 이제 새로운 꿈을 꾸자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 오랜 역사적 관계를 환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는 길에 1400년 전, 어느 날을 상상했다.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이라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미 고대국가 시기부터 사신들이 오고 간 친구 국가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의 상상은 한국의 서울에서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멋진 타슈켄트 기차역에 내리는 꿈으로 이어졌다”면서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인은 이곳에서 중앙아시아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며, 이중내륙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지구에서 가장 넓은 바다 태평양을 만나고, 고려인들의 고향 한국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국의 오랜 친구 나라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교류가 21세기의 혁신으로 이어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이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양국 간 경제협력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세기 초 양국이 맺은 특별한 역사적 인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게 특별히 고마운 나라”라며 “1937년 극동지역의 많은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 당했을 때,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갑작스런 이주로 정착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고 말했다.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누르딘존 무이진하노비치 이스마일로프 하원 의장.  연합

 

문 대통령은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다’라는 속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며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총 7차례에 걸쳐 인력을 파견했고, 2017년 11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며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라며 “양국의 교류는 혁신과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 따뜻하게 맞아준 우즈벡 영빈관 

 

앞서 첫 번째 순방국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지난 18일 오후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숙소인 영빈관에 도착하니 향기로운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꽃을 다 모은 듯한 꽃다발과 과일, 견과류 등은 보기에도 정성이 가득했다.

 

가지가지 꽃들과 견과류로 장식한 아름다운 환영 선물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인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각별히 신경 썼다고 한다. 2017년 11월 국빈 방한했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대통령 부부의 자녀가 한국에 체류하던 시절 손자가 한국에서 태어났다.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당시 김정숙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우즈베키스탄 다음으로 사랑하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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