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통영·고성에 공안검사 후배 정점식 공천 논란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3/13 [10:55]

황교안, 통영·고성에 공안검사 후배 정점식 공천 논란

정현숙 | 입력 : 2019/03/13 [10:55]

황교안의 비민주적 발상..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한 것을 ‘능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한국당 경남도당에서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 통영·고성 정점식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11일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정점식 변호사를 경선을 거쳐 이 지역 후보로 공천했다. 정 후보는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추진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의 정부 쪽 티에프팀장을 맡았다. 황 대표의 공안통 직계 후배다. 당에선 ‘정치 신인’ 정 변호사가 공천을 받은 건 ‘황교안 파워’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는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 검찰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었다. 황 대표는 이날 창원 산업단지에서 현장 최고위를 여는 등 재·보선 총력 지원에 나섰다. 경남도당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변호사를 두고 “통진당 해산을 이끈 능력 있는 일꾼”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에 의해 검사직을 그만두고 고향에서 봉사하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고 치켜세웠다. ‘정치적 결사의 보장’이라는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한 것을 ‘능력’이라고 한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시킨 사람이 누구냐”고 했던 황 대표가 다시 비민주적 발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황교안 대표가 검찰 후배이자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 검사장을 4·3 재보궐선거의 출마 후보로 공천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교안 키즈의 등장으로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당내 권력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예의주시하면서 자한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5·18 망언’ 항의 시위에 윤한홍 “여기가 전라도냐” 막말

 

자한당은 11일 오후 2시 경남도당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황 대표는 “대통령이 신경 써야 할 곳은 개성공단이 아니라 창원공단”이라고 주장했다. 보선 지역구인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선 “좌파진영의 단일화 쇼, 그런 꼼수에 넘어가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윤한홍 의원(창원 마산)은 5·18 망언에 항의하는 시위자를 두고 “여기가 전라도냐”고 비난해 지역감정을 자극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앞으로 3주 정도 남겨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두 곳(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이 자한당 황교안 대표의 첫 ‘시험대’로 떠올랐다. 황 대표 취임 뒤 열리는 첫 선거이고, 내년 총선 격전이 예상되는 부산·경남 민심을 가늠할 전초전 성격도 띠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은 고 노회찬 의원 지역구였던 ‘창원성산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두 지역에서 자한당은 2승, 적어도 1승을 목표로 한다. 통영·고성은 2016년 총선에서 다른 후보가 불출마해 이군현 자한당 의원이 무투표 당선된 곳이다. 이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특히 경남은 자한당 입장에서 민심 이반과 회복이 교차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으로 꼽혀 엄청난 신경을 쏟고 있다.

 

창원 시민들 "5.18 망언 귀신 물러가라"며 소금 뿌리고 규탄 시위

 

이날 2시에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경남도당은 황 대표가 도착하기 전 적폐 청산·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와 창원진보연합과 소속 회원 수십 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김순례 최고위원 등의 이른바 5·18망언 등을 거론하며 "자유한국당 해체"를 촉구했다. 자한당 경남도당은 건물 앞 주차장 선까지 경찰에 보호 요청을 했고, 그 앞에 경찰이 배치되었다.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회원들은 확성기를 통해 주차장 앞에서 목놓아 외쳤다. 김선경 청년민중당 대표는 "오늘 전두환이 재판받으러 광주 가는 날이다. 그런데 김순례 최고위원 등이 망언을 했지만 황교안 대표는 아직 제명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선교 사무총장과 윤한홍(마산회원)·박완수(창원의창) 국회의원 등이 당사 안으로 들어갔다. 황 대표가 차를 타고 기자회견장 앞까지 왔다. 경남운동연합 회원들은 "자유한국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황 대표 앞으로 다가갔고, 경찰이 막아섰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가  3월 11일 황교안  자한당 당대표의 방문에 맞춰 5.18 망언 항의를 하며 자한당 경남도당 앞에 모여 규탄을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경칩(3월 6일)이 지났어도 나오라는 개구리는 나오지 않고 학살 원흉 전두환이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5·18망언에 대해 왜 가만히 있느냐?"며 "이는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다"라고 안석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이 외쳤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 할머니, 김지현 경남청년유니온 위원장과 함께하는 마산창원시민모임 대표 등이 발언을 이어갔다. 

  
차량에서 내린 황 대표는 얼마간 이들을 향해 바라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사 안으로 들어갔다. 경남운동본부는 "황교안 대표는 창원 땅을 밟을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통해 "전두환의 후예답게 자유한국당과 황 대표의 행보가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은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 폄훼하고 민주화 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망언을 일삼은 의원들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이고도 부끄러움 없이 최고위원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이어 "황교안 대표는 사과는커녕 막말 의원 제명에 묵묵부답이다. 민주화를 부정하고 국민을 부정하는 형태다"며 "그런 자가 감히 3·15 의거지인 창원 땅을 밟는단 말인가. 진보정치 1번지, 민주화 성지 창원의 노동자 시민들은 황 대표의 창원 방문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5·18 망언 귀신 물러가라"며 굵은 소금을 자한당 경남도당 앞 도로에 마치 액땜하듯이 뿌려댔다. 창원성산에선 자한당에 의석을 내줄 수 없다는 다른 정당 간 연대 움직임이 활발하다. ‘노회찬 지역구’를 사수하겠다는 정의당을 비롯해 민주당, 민중당이 ‘단일화’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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