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이승만 건국절' 주장 전광훈·김문수 "문재인 미쳐" 막말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3/05 [10:02]

'친일 이승만 건국절' 주장 전광훈·김문수 "문재인 미쳐" 막말

정현숙 | 입력 : 2019/03/05 [10:02]

한기총, 김문수.. 주사파 세력 청와대 장악..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건국한 나라 주장

 

서울역 앞에 모인 대한애국당 집회 참가자. 뉴시스

 

1일 3·1절 100주년을 맞이한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독립지사와 순국 선열들을 기리는 경건한 기념식이 열렸지만 서울역과 종로구 새문안교회 앞에서는 태극기 모독단체들이 집결해 탄핵무효를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가 삼일절에 또다시 정치 집회를 개최했다. 이름부터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 3·1 운동 정신을 기리기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막말로 채워졌다.

 

한기총은 서울 광화문 인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참가자 1000여 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찬양을 불렀다. 집회 장소 곳곳에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려는 문재인 정부 중단하라", "낙태죄 폐지 절대 반대", "문재인 청와대에서 나와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발언자로 나선 이들은 하나같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전광훈 대표회장은 대한민국 건국일은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문 대통령이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 미쳤다, 미쳤어. 문재인이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1919년 3월 1일부터 건국됐다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전광훈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탄핵하겠다고 했다. 전 대표회장은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을 통해 1948년 8월 15일 건국됐다. 이거 외에 딴소리 하는 놈들은 대한민국에서 살 자격 없다. 차라리 북한으로 가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전광훈 대표회장이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에 출석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잘살아 온 대한민국이 정신이 빠지고 혼이 나갔다. 바로 저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이 나갔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절을 부정하고 있다. 또 청와대가 3·1 운동은 태극기 정신이 아니라 촛불 정신이라고 한다. 정신이 나갔다. 김정은한테 평화를 구걸하는 문재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는 북한과 김정은을 받들어 모시는 대통령을 뽑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       (서울=연합뉴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가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2.18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공]      photo@yna.co.kr  (끝)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가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2.18 연합

 

또 “3.1운동이 태극기 정신이 아니라 촛불정신이라고 하는 주사파들이 대한민국 청와대를 장악하고 있다”며 “청와대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장악하고 경제는 다 망치려고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역시 사랑제일교회 출석 중인 송영선 전 국회의원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을 언급하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하나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김정은에게 대한민국 운명을 맡기지 말라는 거다. 어제(2월 28일) 종전 선언 합의가 이뤄졌다면 스스로 무장해제의 길로 들어서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출신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주사파 쓰레기 집단이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끌고 가고 있다. 공산주의를 추종하고,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자들은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은 자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 종전선언 불가 외치던 윤창중과 홍문종 "박정희 핵개발 구상을 실천해야" “좌파 정권 몰아내자" 

 

지난해 3.1절 집회에서 같은 목소리를 냈던 극우단체들은 올해는 둘로 쪼개져 서로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애국당 등이 중심이 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서명 국민운동본부’는 1일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역광장에서 ‘3.1절 기념 및 110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와 함께 박근혜 석방 천만인 서명받기, 대한애국당원 모집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 쓰기 등의 행사도 진행했다. 허평환 무죄석방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일제에 맞서 태극기를 들고 거리를 메우고 싸운지 100년이 된 오늘, 기가 막힌 대한민국이 됐다. 자유를 누리는 우리 국민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나서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고 목청을 높였다.

 

허 대표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불법 탄핵된 것"이라면서 "탄핵한 사람들을 추방하고 보수 대한민국을 위해 대한애국당 중심으로 한국 자유 우파 세력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000여 명이 모인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거나 ‘문재인 퇴진’ 머리띠를 묶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첫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윤창중 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전날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마침내 김정은과 문재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았다”라고 말했다.

 

윤창중 씨는 "깡통평화 합의를 진행했던 김정은과 문재인을 규탄한다"며 "언제까지 주변 강국과 북한에 안보를 맡겨야 하나. 대한민국은 본격적으로 핵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씨는 “이것은 한반도를 지켜주는 역사의 신이 대한민국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중대한 메시지”라며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핵개발 구상을 이제부터 실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홍문종 자한당 의원 역시 “좌파 정권 몰아내고 대한민국에 새로운 태극기가 펄럭이며 우리 모두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그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동행보를 보이던 극우 단체 집회가 올해는 쪼개져 열린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현재 극우매체 가로세로 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전 MBC 기자 김세의 씨는 무대에 올라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에게 태극기 집회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내가 틀렸다. 전광훈 목사가 지금 구세군(광화문) 쪽에서 별도 집회를 하고 있다. 그것이 인간이 할 짓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에 참가한 태극기 모독부대 한 참가자는 박근혜가 탄핵당한 것은 언론의 거짓과 왜곡 때문이다. 그런데 탄핵 문제는 묻어 두자는 다른 단체에 대해 그건 잘못된 주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광장 쪽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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