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블랙코미디, '탄핵 X' 비난여론에 "△ 답하려 했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2/22 [10:44]

황교안의 블랙코미디, '탄핵 X' 비난여론에 "△ 답하려 했다"

정현숙 | 입력 : 2019/02/22 [10:44]

탄핵 X 황교안, 하루 만에 세모가 없어 "탄핵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야"

황교안 "탄핵, OX 아닌 세모로 답하려 했다"

MBC

 

“율사 출신 맞나, 오락가락 횡보 황교안의 한계다”

 

박근혜 탄핵 부정을 비롯해 막말, 욕설, 궤변 소동으로 얼룩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돈 한 푼 받은 것 없다"던 황교안 전 총리는 논란이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모를 모호한 말을 이어가서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자한당 당 대표 채널A 3차 TV토론에서 오세훈 후보가 19일 토론회의 황교안 탄핵 부정 발언에 대해 “2년이나 시간이 흐른 다음에 탄핵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말을 지금 와서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세모로 하려고 했는데 선택지가 없어 X를 썼다”는 희한한 답변으로 논점을 흐렸다. 한 마디로 넌센스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다.

 

20일인 어제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에서 황교안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탄핵 당시) 황 전 총리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라면서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당은 존립할 가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황 총리가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로서 정체와 본색을 드러냈다"고 말했고, 바른미래당은 "태극기부대를 끌어안기 위해 탄핵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 삼지 말라"고 밝혔다. 

 

한정애 의원은 “지금껏 이런 전당대회는 없었다”며 “5.18 모욕에 박근혜 탄핵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도 했는데 박근혜 정부의 법과 원칙은 무엇이었냐는 의문이 든다”며 “한국당 캐치프레이즈는 다 함께 미래로가 아니라 다 함께 전두환 시대, 박근혜 시대로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황교안을 겨냥해 "국민을 모독한 탄핵 부정 발언에 대한 반성도 없다"며 “탄핵이 잘못됐다고 했던 전직 총리 출신 당권 주자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탄핵에 OX가 아닌 세모로 답하려 했다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이번에는 탄핵 부정 간담회를 하겠다고 한다." "5.18(망언) 공청회에 이어 촛불혁명 부정 행사를 민의의 전당에서 또다시 연다고 한다. 한국당은 역사를 퇴행시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21일 자한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을 향해 "대한민국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책임졌던 분이 극우 극단주의 입맛에 맞는 발언을 연일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분이 당을 이끌게 되면 우리나라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지 지극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될 후보가 당선 전부터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배격하는 극우 극단주의에 경도된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서 "12일에는 박근혜를 돕기 위해 최순실 특검 연장을 불허했다고 해 논란 일으키더니, 19일에는 박근혜 탄핵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해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며 "어제(20일)는 입장을 다소 후퇴시키며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 확보되지 않았다고 해서 여전히 탄핵 결정에 부정적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여러차례 드러났지만 언론 인터뷰에서 황교안은 정확한 본인의 논지는 감추고 압도적으로 자주 쓰는 말이 그냥 “안타깝다”로 뭉뚱그린다. 지난 14일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는 바로 황교안의 조건반사적으로 나오는 "안타깝다”는 말버릇을 박성태 기자가 분석했다.

 

세 차례의 당 대표 토론회에서 명확한 입장이 없는 어정쩡한 태도에 상대 후보들로부터도 비난이 쏟아졌다. 유일하게 ‘X’를 선택한 오세훈 전 시장과 초지일관 ‘O’를 고수하는 김진태 의원 모두 한목소리로 황교안의 말 바꾸기를 질타했다. 논리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5·18 폄훼는 물론 북한군 개입설, 박근혜 탄핵 그냥 모든 게 "안타깝다"는 한마디로 결론을 낸다. 노골적으로 자기 색깔과 주장을 드러내 비난을 받는 김진태 의원하고는 매우 다른 성향을 보인다. 이번에도 기껏 변명 한다는 게 세모가 없어서 X를 썼다는 거다. 과연 정확성을 원칙으로 하는 율사 출사 맞는지 의문이다.

 

JTBC


“황교안 전 총리는 안타깝다라는 표현을 상당히 자주 쓰는데요. 어제 당내 5·18 폄훼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기자들이 묻자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쨌거나 언행에 조심해야 된다라고 얘기했고요."

"또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묻자 여러 번 과거에 조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전에도 홍준표 전 대표의 불출마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라고 얘기했고요. 홍 전 대표가 제기했던 병역비리 의혹이 있다라고 한 부분에도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해서 상당히 자주 안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시각에 따라서는 말 바꾸기로 볼 수도 있는 황교안의 발언은 20일 오후 채널A가 생중계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도 나왔다. 무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탄핵 부정’ 발언이었기에, “안타깝다”로 끝나기에는 훨씬 심각한 사안이었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올수록 박근혜 지지층 끌어안기가 급해진 탓일까. 19일의 발언을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이번엔 ‘X’가 아닌 세모를 선택했다. “안타깝다”식 화법에 걸맞은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황교안의 절차가 부당하다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21일 황교안,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판결문에 도전!] 이라는 제하의 프레시안 기고에서 절차가 부당하다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전문 일부 발췌다.

 

자한당 대표 선거에 후보로 나선 황교안이 박근혜 탄핵에 대한 견해를 묻는 언론이나 정치인들에게 법률전문가 답지 않게 뜬 구름 잡는 듯한 답변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황교안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관 8명이 전원 일치로 결정한 탄핵 판결문을 읽어보기나 했는가?"

 

판결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 왔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사람들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다.

 

(···)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 판결문의 어떤 부분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인가? 황교안이 헌법과 실정법에 따라 반론을 제기하기를 촉구한다.

 

형사재판 1심과 2심에서 박근혜가 선고받은 형량과 벌금을 보고도 황교안은 돈 한 푼 받지 않았음이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 1심 재판부는 뇌물 등 혐의로 피고인 박근혜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는데, 2심 재판부는 오히려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으로 높여버렸다.

 

돈 한 푼 받지 않은 대통령에게 이런 거액의 벌금을 내라고 하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황교안은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으로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르면서 올해 1월 15일 자유한국당에 들어간 황교안은 요즈음 그 당 안에서 벌어지는 막장극에 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1980년 5월에 벌어진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가 하면 북한군의 개입 같은 황당한 주장을 하는 국회의원들이나 당원들을 준엄하게 비판해야 마땅한 데도 그는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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