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생가에서 터진 황교안 자폭 '국정농단 공범' 인정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2/12 [12:07]

박정희 생가에서 터진 황교안 자폭 '국정농단 공범' 인정

정현숙 | 입력 : 2019/02/12 [12:07]

황교안 최순실 특검 연장 거절 발언 일파만파.. 민주당 "공범 인정한 것"

헌법적 가치 수호 전도사 병역면제 황교안,박근혜 대 - Daum 아고라

 

"저도 수사에 임하고 필요하면 특검 수용"

촛불 탄핵이 임박할 무렵 박근혜는 여러 차례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에 임하겠다고. 그러나 수사는커녕 헌재마저 불출석하며 버티기로 들어갔다. 도대체 국민의 뜻은 귀싸대기로 흘렸다는 게다.

 

당시 우리가 대통령이라고 불렀던 박근혜는 끝내 국민 앞에, 그리고 특검 앞에, 헌재 앞에 아무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기에 일조한 것이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이다. 그런 그가 시간이 흘렀다고 자유한국당 당대표로 나서서 스스로 국정농단 공범임을 인정했다.

 

2017년 2월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자한당을 제외한 4당도 특검 연장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우상호 원내대표는 “특검 연장을 안해주면 재량권 남용이 된다”며 “현행법 위반으로 국회 탄핵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한당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자신이 박근혜를 탄핵 당시 홀대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박근혜의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하면서 오히려 적극 도왔다고 반박했다.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를 찾아 자신이 수감된 박근혜를 홀대했다는 배박(背朴)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황교안은 "저는 (박근혜)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했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특검에서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했지만, 제가 이 정도에서 끝내자라며 불허(不許)했다"고 박근혜 탄핵국면에서의 특검 수사를 언급했다.

 

그는 "그것도 했는데, 지금 얘기하는 그런 문제보다 훨씬 큰일들을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박근혜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최근 TV조선 방송 인터뷰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2017년 3월 31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유 변호사의 인터뷰 이후 박근혜의 적극 지지층과 당 일각에선 황교안이 자기들이 떠받드는 박근혜를 배신했다는 말도 나왔다. 본인이 출당시켜 같이 배신자 운운 소리를 듣는 홍준표는 페이스북에 황교안을 겨냥해 배박(배신 친박)이라고 쓰기도 했다.

 

박근혜에 퇴짜 맞은 황교안 죽은 박정희에 읍소,.. 박정희의 망령을 벗어나지 못해

 

박근혜의 복심 유영하의 발언으로 인해 배박에 휩싸인 황교안은 그를 만회하고자 죽은 박정희에 읍소했다. 박정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많은 기여를 하셨다"며 "경제 발전과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 부분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9일 구미를 방문한 직후 페이스북에 "우리는 박정희 정신을 공유하며 나라를 발전시켜 왔지만 39년이 지난 오늘 기적의 역사가 지워지고 좌절의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고 썼다. 박정희 생가 방명록에는 "그 뜻 받들어 더욱 부강하고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지난 1월 21일에도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박정희 향수에 호소하는 발언을 했다. 

황교안은 경북도당을 찾아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구·구미·경북은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나신 곳이고 자라신 곳이고 뜻을 펼친 곳"이라며 "이 곳에서 무너져가는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들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교안은 이에 앞서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단과 면담을 갖고, 자한당 대구시당 여성정치아카데미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여(對與) 투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사람이 누구냐. 그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박정희의 철저한 일당 독재 철권정치에 밑에서 당연히 이룩할 수밖에 없었던 저개발국가의 경제 성장 하나만 치적 거리로 내세워, 지난 반세기를 박정희를 떠받들며 냉전체제 하에서 보수 우익이 무수히도 우려먹었다.

 

아무런 내세울 거리 없는 박근혜는 순전히 그 후광으로 단물을 빨다가 결국은 최순실 꼭두각시놀음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당권 주자로 나선 황교안은 박근혜 밑에서 기회주의로 일관하다가 친박계에서 배신자 소리가 나오자 다시 죽은 박정희를 붙잡고 극우의 표심을 잡고자 한다.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언행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이제는 독재 철권정치의 표상이자 유신헌법으로 민주주의를 박살 낸 박정희를 넘어서야 할 때가 왔다. 언제적 박정희인가? 

두드러기를 이유로 본인의 병역 면제가 많은 논란이 일었던 황교안은 지난 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택(턱)도 없는 소리. 가짜 뉴스예요"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황교안의 이번 특검 방해 발언은 박근혜 공범을 자인한 꼴이다. 보수세력들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며 국정농단에도 상당히 책임이 있어 일각에서는 그가 당권을 잡으면 병역비리당이 된다면서 배격하고 있다.

 

또한 과거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던 사실을 치적으로 앞세우는 전형적 공안검사 출신의 사고를 못 벗어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한 전력과 박근혜 탄핵투쟁에 나선 촛불 시민을 총칼로 탄압하려는 계엄문건의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법과 원칙을 팽개치고 박근혜 돕기 위해 특검거부.. 제1야당의 대표 출마 수치스러워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일 자한당 유력 당권주자인 황교안의 ‘박영수 특검 연장 거절’ 발언을 두고 “황 전 총리가 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발언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공안검사와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의 권한대행까지 수행한 사람이, 적폐청산을 원하는 국민들의 법 감정과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 오직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였다니 그 참담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법과 원칙도 팽개치고 일말의 양심조차 버린 황 전 총리가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국민으로서 수치스럽다”고 성토했다.

 

홍 수석대변인 또 “70일이라는 너무도 짧았던 조사기간 때문에 박근혜의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최순실의 재산조사, 이화여대와 삼성과의 연관성 수사도 못한 채, SK와 롯데 등 재벌들의 뇌물죄 수사는 착수조차 못하고 특검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국정농단의 부역자로서 역사에 부끄러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수사시간 불허가 박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는 건 스스로 권력 남용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권력을 이용해 법 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인사가 정치권력을 잡게 될 경우 월권을 행사할 우려가 너무 크다”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방조 책임에도 자유롭지 못한 황 전 총리는 국민에게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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