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버림받았다고? '집단 멘붕' 자한당 마구잡이 신경질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2/09 [10:35]

트럼프에 버림받았다고? '집단 멘붕' 자한당 마구잡이 신경질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2/09 [10:3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1차 정상회담이 있은지 약 8개월만이다     © KBS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입만 열면 한미동맹을 외치며 자신들이 친미 정당임을 과시하는 분들인데 미국이 자유당의 전당대회를 망치기 위해 정상회담 날짜까지 조정했다면 이분들은 미국에게 버림받았다는 뜻이 되나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자유한국당은 억울하다> "미국에선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아무 때나 성조기를 그렇게 흔들었는데... 정말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ㅠㅠㅠ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고 발표하자,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은 ‘집단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날 국민의 시선은 당연히 북미정상회담에 쏠릴 수밖에 없다. 세계가 모두 주목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러니 같은 날에 열릴 자한당 전당대회는 단신으로 끝날게 뻔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고 발표하자,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은 ‘집단 멘붕’ 상태에 빠졌다.     © MBN

특히 자한당 당대표에 출마한 인사들 중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전당대회의 효과를 감소시키려 하고 있다며 성내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27~28일 베트남에서 미북 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지난 지방 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미북 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라며 “한국당 전당대회 효과를 감소시키려는 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에는 국민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강변했다.

 

김진태 자한당 의원도 “미북 회담이 27~28일 열린다고 한다. 하필 한국당 전당대회일”이라며 “작년 지방선거 전날 1차 회담이 열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거고 미국에선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고 떼를 썼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컨트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세계 최강국의 수장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수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 이건 정말 지구촌을 움직이는 역사상 최고의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대단하다고 칭송해도 모자랄 판에.

▲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는 “한국당 전당대회 효과를 감소시키려는 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에는 국민들이 알았으면 한다”며 마치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황당한 음모론을 펼쳤다.     © MBN

이들은 지방선거 참패도 1차 북미정상회담 때문이라고 우기고 싶은 걸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선 그깟 자한당이 뭐라고 눈길이나 줄 필요가 있을까? 자신들이 못해서 참패하니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는 걸까? 이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종북’ 딱지를 붙일 생각인가보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가세해 1~2차 북미정상회담이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위원장이 기획한 신북풍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 신북풍으로 재미를 봤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미북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쓰나미로 대한민국의 지방선거를 덮쳤고 그렇게 해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행여나 내년 총선에서 또 한 번 신북풍을 시도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황당한 음모론을 내뱉었다.

▲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 신북풍으로 재미를 봤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미북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쓰나미로 대한민국의 지방선거를 덮쳤고 그렇게 해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고 강변했다.     © KBS

이들과 마찬가지로 1차 북미정상회담 때문에 자신이 낙선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자한당의 공천을 받은 A 후보는 자신이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선 자신이 약간 앞섰으나, 지방선거 하루 전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때문에 역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결과를 보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0여%p 이상 차이가 났을 정도로 대패했다. 그러니 황당한 정신승리라는 비아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협상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면서,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후 남북미중 간 4자 종전선언도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며 남북 정상이 지난해 합의했던 종전선언까지 태클을 걸었다. 특히 자한당의 입장을 미국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떼를 쓰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들을 해나가려고 하는 와중에 제1야당이 이를 가로막으려 ‘겐세이’ 놓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군사독재정권이나 이명박근혜 정권은 ‘북한’이란 만능키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말살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들은 ‘북한’이란 만능키에 의존해 사람들을 탄압하고 권력을 행사해온 만큼, 남북평화와 통일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 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당들은 부정선거와 수많은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게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측이 대선 승리를 위해 북한에 ‘총 쏴달라’며 부탁한 ‘총풍 사건’이다.     © 노컷뉴스

대선에서 이기겠답시고 북한에 ‘총 쏴달라’며 총풍 사건을 일으킨 추악한 행위도 벌이지 않았나. 대국민 사기극인 ‘평화의 댐’ 사건도 그렇고, 무수한 간첩조작 사건들도 북풍의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쓰지도 못하고, 오히려 문 대통령의 든든한 ‘평화 정책’으로 자신들의 입지만 축소되니까 신경질을 부리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자한당이 그들만의 리그를 벌일 때에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당 대표 후보로 나온 사람들이 줄줄이 태극기 모독단의 표가 탐나서 ‘박근혜 석방하라’고 외치며 대놓고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그런 뻔하고 식상한 전당대회에 기대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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