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책임 자한당 김석기 "진압 정당" 강변

10주기 다음날 적반하장 기자회견, "뻣뻣이 서서 희생자 비난" 반복

편집부 | 기사입력 2019/01/22 [11:29]

용산참사 책임 자한당 김석기 "진압 정당" 강변

10주기 다음날 적반하장 기자회견, "뻣뻣이 서서 희생자 비난" 반복

편집부 | 입력 : 2019/01/22 [11:29]

10년 전 용산 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진압 작전의 총책임자였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석기(경상북도 경주시)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진압이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용산 참사는 10년 전인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 재개발 지역 철거민들의 건물 점거 농성을 경찰이 과잉·폭력 진압하여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지고 양측 수십 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사건 직후부터 경찰의 무리하고 부실한 진압 작전이 참사를 야기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김석기가 기자회견을 한 날은 참사 10주기 다음 날이다.

 

김석기는 기자회견 중 일부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영상을 틀고, 당시 농성하던 철거민들이 대부분 전국철거민연합 소속이었다고 주장하며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진압에 나섰다"고 강변했다. 이는 참사 직후부터 경찰이 여론 선전을 위해 쓰던 방법과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김석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력은 의사소통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최근 발생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화염병 테러에 빗대기도 하였다. 그는 "대법원장 차량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인데, 시민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장을 직접 겨냥한 테러와, 도로에 화염병이 떨어진 것을 비교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석기는 "이미 대법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용산참사는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석기가 거론한 판결의 주심은 사법농단 수괴인 양승태 당시 대법관이며, 당시 판결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김석기는 이에 대한 언급 하나 없이 대법원이라고만 했다.

 

그는 또한 "현 정부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용산참사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고 판단하고 대법원의 판단을 뒤집었다"며, 역시나 자한당스럽게 문재인 탓을 빼놓지 않았다. 그 판결이 이명박 정권 검찰의 정치수사와 양승태 주심의 정치재판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빼놓고, 단순히 문재인 정부가 대법원 판단을 뒤집었다는 식으로 호도한 것이다.

 

▲ 농성 중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 경찰 특공대가 진입하는 모습. 현장 상황을 무시한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지고 양측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김석기의 기자회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어, 용산 참사 당시의 현실이 어떠했는가를 지적한 후 김석기에 대해서는 "제1야당이란 권력의 중심에서 떵떵거리며, 당시 경찰청장으로서 인명피해에 대한 사과 없이 책임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한 "김석기 의원은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희생자 묘역 앞에서 진정으로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는 "조속한 진상조사를 통해 김 의원을 포함한 관련 책임자들의 처벌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또한 논평을 내어 김석기에 대해 "가히 인면수심"이라고 평했다. 용산 참사를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 상징적인 사건이자 명명백백한 국가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명박 정권은 사건의 실체를 덮기 위해서 피해자의 가족을 살인자로, 희생자를 도시테러리스트로 낙인찍는 등 숱한 공작을 벌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정의당은 김석기에 대해 "참사를 자초한 장본인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기자들 앞에 뻣뻣이 서서 희생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인간성의 바닥을 목도하는 듯하다"고 질타하며, "김 의원은 이 비극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서 희생자의 영전에서 몇 번이고 무릎을 꿇어도 모자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당장 의원직을 내려놓고 여생을 속죄하며 살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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