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투입 6명死, 무섭기 그지없슴다"

[댓글언론] "국가안위 걸려 끝장봐야 할 사건이었나" 비난여론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1/20 [21:36]

"특공대투입 6명死, 무섭기 그지없슴다"

[댓글언론] "국가안위 걸려 끝장봐야 할 사건이었나" 비난여론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1/20 [21:36]
서울 용산 재개발지구 철거현장에서 건물을 점거해 버티던 철거민들이 경찰의 강경진압 과정에서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터지자 누리꾼들이 경찰과 이명박 정부를 향해 거친 분노를 쏟아냈다. 아고라에 오른 한 네티즌 글엔 4천500여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인질납치범도 아닌 사업자들과 다툼인데 경찰이 특공대까지 투입하며 참화를 부른 강제해산에 나서야 할 사안이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디 이름 '파시스트'는 20일 '촉각을 다투는 강제 해산시켜야할 만한 사안인가?'라는 글을 온라인 토론방인 아고라에 올렸다. 이 글이 오르고 몇 시간도 안 돼 경찰과 정권을 규탄하는 4천515개의 댓글이 달렸다. 조회자도 순식간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오후 5시 현재 찬성자는 7천719명, 반대자는 198명이었다.

'파시스트'는 이 글에서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는 건데, 이게 경찰이 시간을 다투어 무리하게 진압하고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인가?"라 묻고 "도무지 오늘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그들이 인질 납치범인가요? 경찰이 밤샘 대치할 정도로 국가 안위에 시급한 사안인가요? 그렇게 무리하게 끝장을 봐야만 할 이유가 있었건 건가요?"라고 거듭 묻고 "단지 개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강제해산에 나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시위자들은 분노한 상황에서 화염병을 가지고 있었고, 당연히 다량의 시너가 있음을 알았을 테니 경찰이 들어갈 때 돌발 상황이나 예기치 못한 참사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이건 정말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 용산 재개발지구 철거현장에서 건물을 점거해 버티던 철거민들이 경찰의 강경진압 과정에서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터지자 누리꾼들이 경찰과 이명박 정부를 향해 거친 분노를 쏟아냈다.   © 인터넷저널

 
'파시스트'는 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개인들의 재산권과 생존권 문제인데, 살수차를 동원하고 특공대를 투입시킨 의도가 뭔지, 놀랍기만 하다"며 "협상을 중재하거나 대화를 시도해도 될 지극히 지엽적인 일에 경찰이 나서 사람이 죽는 사태가 이해불가"라고 덧붙였다.
 
"백성이 있어야 법과 원칙도 있는 것 아냐?"
 
네티즌들은 경찰이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대테러 특공대를 투입해 일을 크게 만든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철거민들이 <인화물질>로 대치하고 있는... 아주 작은 실수로도 대형 참사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협상전문가' 보내 대화 한 번 해보지 않고... <농성 25시간>만에 대테러특공대를 투입 했단 말인데,,, 기가 막혀 말을 잃었다."(분리수거)
 
"그러게요. 일단 흥분한 사람부터 가라앉히고 그 다음에 진압을 하든 어쩌든 하지... 이 겨울에 뭘 그리 서둘렀는지... 없는 것도 서러운데 돌아가시기까지 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그들의 가족의 생계가 무탈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김소진(밝은별)) "어청수보다 더 한 인간이 자리를 꿰찼군요. 앞날이 막막하네요."(막대사탕)
 
"극한 상황도 아닌데, 철거민이든 경찰이든 사람의 목숨을 잃어 가슴이 아픕니다. 좀 더 신중할 수 없었는지, 어떤 사람의 명령이고 지시였는지 궁금합니다. 서민의 한 사람으로 가슴이 아픕니다."(하늘붕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가족 생존을 위해 처벌을 각오하고 거리로 나가야 하는 그분들의 심정을 먼저 헤아려 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백성들이 있어야 법과 원칙이 있고 나라가 있다..."(초롱)
 
"이주대책 없어 오갈데 없는 서민이 테러조직"

누리꾼들은 특히 추운 겨울 서민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도 모자라 강경진압으로 사망으로 몰고 간 경찰을 용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살인이다. 공권력이 서민을 죽인 명백한 살인이다. 관련 경찰들 모두 구속하라."(안단테 factwhat) "이명박 정부 촛불문화제 진압하는걸 보고... 저러다 언젠가는 경찰에 의해 몇 사람 죽어 나가고 결국 이명박 정부의 파멸로 이어지겠구나 생각을 했는데..."(gabr1004) "대화와 타협이 아닌 무조건 밀어붙이기식,,, 멍합니다.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고양이 화났지)
 
"경찰특공대는 대테러 진압을 위해 비싼 돈 들어 만든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이주 대책 하나 없고 오갈 데 없어 저항하는 서민이 테러조직인가요?"(부시러) "관계자라는 인간이 나와서 '테러'라 얘기했다. 먹고살라고 발버둥친 게 9.11이랑 같냐? 도쿄지하철 샤린 살포와 같냐? 부됴놉스크 병원 인질극이냐? 머냐?"(너내꺼) "싸우지 말고 이글의 중점을 파악하도록 합시다. 이글의 중점은 왜 과잉진압을 했는가? 이것입니다. 아니 과잉진압을 할 필요가 있었나 이것인가?"(디드리흐 폰 베른)
 
"인터넷에 떠도는 사고 현장 사진을 보아라! 일부 언론에서는 모자이크 처리하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진에는 분명 희생자의 한 사람이 불길 속에 왼손은 연기를 막느라 입을 막고 있고 오른손에는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의 몸에 불이 붙고 있음에도 자신의 몸을 더욱 빨리 불태울 수 있는 물건을 놓지 않고 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항의이자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고 싶었던 것일까?"(freiheit)
 
"1%를 위해 99%를 다 죽일 작정인가요?"

이명박 정권의 촛불 진압에 이은 철거민 깔아뭉개기라며 누리꾼들은 청와대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화염병 던지면 죽어도 되는 건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경찰이 고의로 그랬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잖아요. 유감이라고요? 미안하다는 말이 언제 그렇게 바뀌었나요? 불법시위 근절의 기회로 삼자고요? 협박하는 건가요? 이건 아니잖아요. 네? 말 좀 해봐요!"(김성중)
 
"정말 말이 안 나옵니다. 어쩌다가 나라가 이지경까지에 이르렀는지... 하루 종일 눈물만 나고 답답합니다. 현 정부의 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1%의 사람들만을 위한 정부. 99%의 서민들은 다 죽일 작정인지... 사람으로도 안 보이는 것인지... 가여운 사람들의 목숨을 무엇으로 위로해야 할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 세상에서의 가난과 고통, 부디 잊으시고 편안하시길 기원합니다."(왜엥)
 
"생존을 위해 농성하는 걸 불법 폭력이라 몰아 죽이는 게... 세상 천지에 어디 있는가? 언제부터 경찰이 건물주 하수인 되었나... 전과 14범 악질범도 저렇게 몰아 죽이진 않을 듯... 이 정부 무섭기 그지 없씀다."(6044) "그 장소에 특공대가 갔다는 건 용납이 안 됩니다. 정부와 경찰은 국민을 억압해야 할 상대로 보는군요. 저항하면 진압하고 목소리를 내면 틀어막으려 하네요. 국민은 소탕해야 할 당신들의 적이 아니라 보호해줘야 할 대상입니다.ㅠㅠ"(진주)
 
"경찰청장 물러나고, 대통령 탄핵해야"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 목소리가 컸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까지 잃은 철거민 망자와 진압하다 사망한 경찰 모두 이 정권의 희생양입니다. 서민을 무참히 외면하는 정권은 오로지 자기 욕심과 배만 채우려하지 철거민의 목숨이나 경찰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한바다) "경찰과 용역 깡패들이 불을 붙여 생사람들 불로 태워 죽인 살인정권 물러가라. 특검제 도입하라. 청와대 보고 받았는지 조사하고. 경찰청장 물러나고 대통령 사과하라."(리베로)
 
"이명박을 진짜 탄핵해야 됩니다. 야당의원 분께서 탄핵상정안 마련했으면 합니다."(god) "아휴 이명박 정권 이제는 신물이 난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생각하는 정권, 개발이 우선인 사회. 벙커 잘 들어갔다. 그 이유를 행동으로 보여주마."(천하주유) "이넘의 정권은 오로지 강부자 소망교회 넘들만 사람으로 보는구먼? 나머지 국민은 싹 쓸어버려야 할 좌파 빨갱이로 보이지?"(rlaxogml)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지켜 주는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사고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진상규명은 물론 책임자의 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정부가 되어 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싫은 소리를 듣는 것도 삶의 지혜로 배웠고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부디 지도자들은 솔선수범과 사랑과 자비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때론 시시비비가 가려 지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대의를 위해 감수도 필요하고 소수를 위해 배려가 필요합니다."(dhc)
 
"우리나라에서 돈 없고 빽 없는 건 죄다"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지, 1% 부자를 위한 정부의 태도를 똑바로 아는 계기가 됐다는 누리꾼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이정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생각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binzip) "돈 없는 서민은 인간도 아닙니다. 그저 짓밟고 지나가는 버러지 보다 못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1%가 존재한 것입니다."(차한잔의 여유)
 
"이번 일로 누가 가장 직접적인 이익을 보는지 따져보면 답이 나와요. 자기 마음대로 공권력 지휘할 수 있는 사람. 근데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 했는지 알고 있을까요?"(외계인) "우리나라에선 돈 없고 빽 없는 것은 죄다. 88올림픽 때 판자촌 정리하고 쫓아낸 것도 그렇고, 광주 5·18도 그렇고, 평택 미군기지 옮길 때도 그렇고... 대기업 총수들 뇌물수수 세금포탈 때는 전부다 집행유예. 아니면 아프다는 이유로 병원으로 도망치지. 웃기는 나라야."(shrbgud913)
 
"한국 사회에서 법을 정의로 생각하는 사람 있는가? 없다. 그저 법은 돈이고 힘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 따위를 느껴본 적이라도 있는가?"(멩이) "유엔 인권위원회는 1993년에 강제철거(퇴거)는 인권에 대한 침해라 규정하고 정부는 강제철거를 없애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강제철거의 위협에 직면한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해야... 권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특공대를 투입해 용역깡패들과 한 패가 돼서 강제진압을 감행하다 끔찍한 참사를 자초한 것이다."(apro2010)
 
"문제는 철거민연합이라는 집단의 불법시위"
 
화염병을 사용해 불가피한 진압이었다는 주장도 몇 개 나왔다. "다들 작작 좀 해주세요. 문제는 철거민연합이라는 집단의 불법시위입니다. 왜 그것을 문제 삼지 않고 정작 정책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건가요?"(이멜다)
 
"세입자 890명(주거 456명, 영업 434명) 가운데 85.7%인 763명에 대해서는 보상이 완료된 상태. 남은 일부가 신나, 염산까지 쌓아놓고 건물을 무단 장악하고 화염병을 던지니 방치할 수 없었을 것으로 봄. 그냥 놔두면 옆 건물에 불붙고 도로가 통행 불능이 돼 경찰이 뭐하냔 비난이 일 것임. 누가 여러분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와 점거하고 화염병 던지고 대로가 막히고 그 옆 건물에 불이 붙어도 경찰이 보고만 있다면 참을 수 있는가?"(poodle)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 도배방지 이미지

  • eoa 2009/02/06 [00:25] 수정 | 삭제
  • 中 조류독감 AI 유행과 사망자 급증 은폐의혹 ?
    http://www.dafahao.org/ind_ad.php?bbs_path=char_ad&bbs=phsound
  • eeoa 2009/01/21 [22:43] 수정 | 삭제
  • 상암월드컵경기장 중국학생들 집단폭력 휘둘러
    http://www.dafahao.org/ind_ad.php?bbs_path=char_ad&bbs=phepoch
용산 재개발지구, 철거민 사망, 경찰, 화염병 관련기사목록
댓글논쟁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