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안 해도 저절로 튀어나올 뿐이고~"

[댓글언론]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징계소식에 분노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12/15 [15:45]

"욕 안 해도 저절로 튀어나올 뿐이고~"

[댓글언론]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징계소식에 분노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12/15 [15:45]
대운하 사업을 몰래 추진하려 한다는 한 국책연구원 학자의 양심선언이 있고 몇 개월이 흐른 요즘, 정부가 당사자를 징계하려다 들통 났다.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고, 양심선언 학자를 징계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지키지 않는 정부에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지난 5월 대운하 관련 양심선언을 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 징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지난 12일까지 특별감사를 거쳐 징계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15일 한겨레신문의 보도가 나오며 누리꾼들은 “못 믿을 정부”라며 분노를 폭발했다.

같은 날 미디어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는 ‘김이태 연구원 징계절차 사실인가’라는 아이디 ‘의름의문’이 올린 글이 떴고, 몇 시간 만에 2만4천여명이 조회하고 250여명이 댓글을 다는 등 온라인 논쟁이 뜨겁다. 이 글은 찬성 1600표, 반대 20표를 얻었다.

‘여름의 문’은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지난 5월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연구원에 대해 징계작업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보니 정부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묻고, “국민들에게 눈과 귀는 장식품으로 달고 다니라는 소리로 들린다”며 “가관”이라고 주장했다.
 
“듣자마자 아~ ‘18’이 튀어 나오더라”
 
그는 특히 “김 연구원에 대해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했던 그 당시 말은 공수표였음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것 같다”며 “이러니 국민들은 정부나 권력기관에서 하는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무총리뿐 아니라 대통령도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4대강 정비 명목으로 예산안이 책정된 것을 보면 이름만 바꾸어 하겠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 김이태 연구원 관련 글이 올라있는 온라인 토론사이트 '아고라' 홈페이지.     © 인터넷저널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는 그 동안 양심선언을 한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나왔지만 사회에서 그들을 보호해 주지 못해 세상이 썩어 부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면 누구도 불의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며 알고도 모른 체 지나갈 것이고, 희망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의 문’은 아울러 “정부는 결국 언젠가 개인들의 입을 막는 언로의 자유를 빼앗아 갈 것이며 그게 통제국가의 첫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 준다”며 “이런 나라, 이런 풍토에서 진실을 말하는 ‘에밀 졸라’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김 연구원을 지키기 위한 서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그의 글이 아고라에 뜨자 이명박 정권의 뒤통수 때리기 징계에 누리꾼들의 분노와 조롱이 폭발했다. 한다 안한다를 오간 대운하에 이어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또 몰래 징계를 추진하는 이중성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거친 욕설까지 동원 분통을 터뜨렸다.
 
“미친노므 세상~~! 카악~~퉤 퉷~~”
 
누리꾼들의 분노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미친노므 세상~~! 카악~~퉤 퉷~~~”(라운) “아침에 가장 열 받았던 뉴스 중 하나다. 김이태씨 징계와 촛불에 참가자 불법시위 관련 뉴스. 듣자마자 아~ ‘18’이 튀어 나오더라. 후 박통 때보다 더 이상하게 변하는 것 같네요.”(로우)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무엇을 선이라고 가르쳐야 되며, 사회병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 누가 양심을 말하겠는가? 정말 어찌해야하는가.”(메주)
 
“특별감사한 자들을 고발하면 어떨까요? 국민들 앞에서 징계치 않겠다고 한 약속도 있고 내부자고발보호법에 의하여 보호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으니 이건 인권 탄압이지요. 도대체가 인권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모르니... 짐승들. 나락으로 떨어져버릴 것만 같아 걱정스럽다.”(잔) “이제는 자신들의 정책과 다른 뜻을 지닌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군요. 절망이나 분노의 정서를 넘어서게 하고 있습니다.”(우곡)
 
“예로부터 충신의 입을 두려워해야지! 그걸 막는다는 것은? 자멸과 자괴의 의미, 하늘이 노하고 땅이 진동할 못된 인간들의 괴략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명탐정) “말 바꾸기 참 대단 합니다. 그래놓고 신뢰를 바라는 걸까요?”(진우-_-)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오해라고 했다가 다시 하고...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니 아주 돌아가는 꼬라지가 우습다. 하긴 그 나물에 그 밥이지.”(가림토)
 
“오해, 100% 확신하는 X바기 답변”
 
수시로 말을 바꾸는 정권에 조롱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오해다... 100% 확신하는 X바기의 답변...”(미스_D)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고 했는데... X박이도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운하 관련 사람한테 징계를 하다니요. 정말 불쌍한 정부 아닌가요.”(도자기하우스) “서명하고 왔습니다. 정말 저들이 법과 질서를... 당췌, 정부에서 하는 말은 죄다 구라 구라 구라니 원... 진정성이 없어...”(맹그로브)
 
“차떼기당, 무슨 짓인들 못할까...”(Good Luck) “얼마 남지 않았어요. 권불삼년이요, 화무십일홍입니다.”(느티) “그저 우린 개조가튼 세상에 살고 있는 거다. 우리 스스로가 원해서... ok?”(술이웬수) “X박의 전형적인 수법이지. 불리할 때는 꼬랑지 팍 내리다가, 가라앉으면 바로 뒤통수... 하여튼 쥐색히 아니랄까봐.”(노을연못) “정의를 말하면 다치는 군요. mb는 독재자...”(페파민트)
 
“대한민국에서 양심선언하면 신세 망칩니다. 정권 자체가 저모양이니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도 양심선언 하려던 사람들...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구름) “똑똑한 사람이 살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려 합니까?”(심연) “딴나라당의 거짓정부 다음번에도 당신들에게 나의 한 표는 없을 것이야...”(sansuri) “양심 있는 자들을 탄압하는 만행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냐?? X박이 출현이후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고 욕 안하고 싶어도 저절로 튀어나올 뿐이고.”(복댕2)
 
“지못미라는 말, 이럴 때 쓰는 건가요?”
 
위로와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꼬리를 물었다. “국민의 이름으로 꼭 명예 회복시켜 드릴게요. 힘들어도 몇 년 만 참으세요.”(그린비) “서명 하고 왔습니다. 이런 분은 꼭 지켜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제2의 제3의 양심 선언하는 분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왜 나서서...’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지켜드려야 합니다.”(현암)
 
“바른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야 세상이 투명해지는... 그분들이 수난과 어려움을 당하는 현실에 가슴 아픕니다. 닭 모가지는 비틀어도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김이태 박사님... 당신은 이 시대 정의를 지키는 義로운 분이십니다, 세상의 빛이십니다... 존경합니다.”(박화백)
 
“답답... 갑갑해지는 이 기분은... '지못미'라는 말 이럴 때 쓰는 것인가요? 힘 내십시오. 양심을 지키시는 모든 분들...”(둥둥다리) “뒤끝 있는 X박이. 참, 연구원님 지켜드려야 하는데... YTN 해고 기자분들도 그렇고. 양심 있고 용기 있는 분들이 다치셔서 가슴 아프고 죄송합니다."(봄봄)
 
“국고탕진, 국민생활 곤궁... 말기 증세”
 
4개강 운하 사업을 정책적으로 조근조근 반박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인과응보로 언젠가는... 무식한... 세계는 환경운동 운운하는데 돈에 미친 우리나라 환경파괴해서 지금당장 배 부르자고-- 그게 우리나라지!”(bupjung)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파악이 안 되나요? 진실을 왜곡되게 보는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이 나라에 도움이 안 됩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물길? 천재지변이 생기면 본래의 물길로 돌려놓는 자연의 힘!”(겨울여행)
 
“4대강 정비란 명분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시대에 뒤 떨어진 발상으로 국토와 환경을 파괴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지금은 토목과 건설로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습니다. 대체에너지 개발과 생명공학 우주산업 식량문제 등 현실 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인 첨단기술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대운하의 시발은 결국 대한민국의 큰 부담으로 돌아 올 것입니다. 심히 걱정됩니다.”(파랑새oj)
 
“왕조의 말기를 보면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국고를 탕진하고 백성의 생활을 곤궁하게 만드는 대규모 사업(역사)이 대표적인데요. 수나라 대운하도 여기 속한다고 하네요. mb도 자신의 훗날을 예감하고 서둘러 착수하라고 시킨 것 같네요. 국민들, 다시 뭉쳐서 끝장을 한 번 볼까요? 다시 시작한다면 이번엔 끝을 봐야겠어요. 끝나고 나서 이렇게 보복하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나쁜... 그리고 지독한... 정부와 대통령... 친일세력들...”(허니즈맘)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 정비 사업이죠”
 
몇 안 되지만 이 글에 반대하는 이도 있었다. “요즘 인터넷에서 문제가 사회정의를 운운하는 식으로 앞뒤 안 가리고 옹호를 하는 아주 나쁜 습관이 생겼다. 한번 돌아 볼 자세가 필요하다. 죄를 지었는데 그냥 넘긴다... 형평성에도 어긋나지 않는가?”(초심을잃지말라)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의 연안정비 사업입니다. 올림픽대로와 한강둔치를 보시면 반드시 해야 할 국가적인 사업임을 한눈에 알 수가 있는데~ 그것을 양심선언이라고 과대포장 표현하고... 반정부정책으로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가 않습니다. 부족한 물 확보와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차단하자는 데, 그래서 4대강 양안정비와 수질을 보존하자는데~ 어느 누가? 양심선언이란 포장으로 이런 좋은 국민적 사업을 방해하고, 뒷발 걸 수가 있다는 소리요? 어떤 놈들이 반대하냐고? 촛불처럼, 나쁜 놈들입니다~”(백백수)
 
“국민을 섬겨야할 인간이 국민을 깔아뭉개는 한심한... 지 고집대로 이 나라를 꾸려가려고 합니다. 양심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야 하는 가 봅니다.”(잭바우어)
 
 
이 글은 아이디 '여름의 문'이 아고라에 올린 글 전문.
 
[전문] 김이태 연구원 징계 절차 사실인가/ 여름의문 

에밀졸라를 우리나라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정부의 모습으로 보아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사고를 뿌리내리게 하고 싶은 모양이다.
 
참 가관이 아니다. 이제 정부의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지난 5월 대운하 관련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연구원에 대해 징계 작업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보니 국민들은 눈과 귀는 장식품으로 달고 다니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 당시 김이태 연구원에 대해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당시 했던 말은 공수표였음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것 같다. 이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니 국민들은 정부나 단체 그밖에 권력 기관에서 하는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대운하에 대해 여전히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대운하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 예산안을 보면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안이 책정된 것을 보면 이름만 바꾸어서 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리나라에는 그 동안 양심선언을 한 사람들이 각 분야에 거쳐 몇 명이 나왔다. 그러나 사회에서 그들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듯이 조용해지면 어떤 방법으로도 그들을 밟았던 것이 사실이다. 양심선언을 한 사람들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썩을 수밖에 없다.

삼성 비자금을 고발했던 일과 군대 문제를 고발했던 일, 감사원 비리 문제를 고발했던 일 등,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지 못하고 대부분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어 소외되어 살아왔다. 이런 환경에서 관연 누가 조직이나 단체의 잘 못을 고발하겠는가.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은 아직 이 시대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는데 그를 징계하겠다면 이제 그 누구도 불의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며 알고도 모른 체 하며 지나갈 것이다. 이런 세상을 희망이 없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브레이크 없이 간다고 해도 그 누가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런 세상은 내부가 썩어 부패할 수밖에 없다. 결국 언젠가 개인들의 입을 막는 언로의 자유를 빼앗아 갈 것이다. 그게 통제국가의 첫 출발점이 된 사실을 역사가 보여주었다.

<아고라 원문>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095201
 
김이태 연구원 서명 주소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들려서 서명 부탁드립니다.

<서명하기-- 클릭>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6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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