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공유하지 않은 문인들의 인사동 만남

들녘의 바람에 배우고 낮은 자리에서 정당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노익희 기자 | 기사입력 2017/03/05 [11:35]

시공 공유하지 않은 문인들의 인사동 만남

들녘의 바람에 배우고 낮은 자리에서 정당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노익희 기자 | 입력 : 2017/03/05 [11:35]

 세 분의 붉은 색(色)에 비할 수 없어‧‧‧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문장가’들이 한 곳에

‘알’처럼 처세하면 헛된 욕망과 허물로 무너지지 않을 것‧‧‧.

    

▲ 조석남 학장, 노익희 국장, 김혜식 수필가, 박흥식 박사, 구본숙 미술평론가, 박선영 칼럼니스트, 황태영 작가가 2년만에 인사동 다섯시에서 만남을 가졌다.(좌로부터)   © UWNEWS


[울산여성신문 노익희 편집국장] 대개 독서는 시간과 공간을 공유치 않은 저자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말한다. 소유 중심만으로 일관한 사람들이 휴식하고 너그러움을 얻을 수 있는 절대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인사동 ‘다섯시’에서 만나기 힘든 필진 7인이 햇수로 2년 만인 춘삼월 초 다섯 시에 어렵게 조우했다.

    

봄처녀가 오고 있어서인지 YMCA앞은 벌써 남녀들이 저마다 청춘을 뽐내고 있었다. 총총걸음으로 들어선 ‘다섯시’는 해질녘 손님들을 위해 고급스러워진 다양한 막걸 리가 되어 와인 잔에 몸을 바치고 있었다.

    

▲ 황태영 작가     © UWNEWS


“중국에 4대 미인이 있었지만 단아한 선생님과는 비할 수 없죠” “지인 중에 대단한 패셔니스타가 있었는데 앞에 계신 세 분의 붉은 색(色)에 비할 바 아닙니다” 말이 곧 글이 되는 황태영 작가가 말문을 열었다. “세상이 어지럽지만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문장가들은 이곳에 계신 분들입니다. 어느 하나 뒤지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값진 글로 시대를 밝혀 가시죠” 부산에서 일찍 상경한 평판커뮤니케이션 박흥식 박사가 ‘탄핵정국’에 중심을 잡아야 할 문인들에게 아젠다를 숙제로 던졌다. 

 

▲ 김혜식 수필가와 박흥식 박사     © UWNEWS


‘알’처럼 처세하면 깨지고 부서지더라도 헛된 욕망과 허물로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달걀의 간절한 부탁’ 메시지를 전하던 청주의 김혜식 수필가는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한결같은 분들과의 만남으로 매우 설레였었다”며 ‘다섯시’에서의 의미를 더해 줬다.

    

▲ 조석남 학장(좌측)과 노익희 국장     © UWNEWS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함께 만족하는 대학을 만들고자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습니다. 임무를 마치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야죠” 기자로 시작해 신문사 편집국장을 역임한 폴리텍 대학의 조석남 학장이 글을 쓰고 다듬던 시절을 감회했다.

    

▲ 박선영 칼럼니스트     © UWNEWS


“번역하랴 아이보랴 지칠 때도 많지만 선생님들과 만나고 싶어서 한 걸음에 나왔어요” 영어번역가인  박선영 칼럼니스트는 연신 미소로 자리를 채웠다. “요즘 미술평론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세계를 읽고 파악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기쁨을 담으며 살고 있습니다” 어린 재범이와 남편과 함께 동행한 구본숙 교수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구본숙 미술평론가     © UWNEWS


체게바라가 죽은 뒤 그의 빨간 가방 안에는 빼곡하게 필사된 노트가 있었다고 한다. 글을 쓰고 독서 하면서 들녘에 부는 바람에 배우고 낮은 자리에서 정당하게 살고 있는 그들이다. 모두는 한 울타리에서 글을 쓰고 앞 뒷방 사랑방을 채우던 필진들이었다. ‘다섯시’의 막걸 리가 한 병씩 줄어들고 이름 모를 상표의 그들이 상을 채우고 불취무귀(不醉無歸)로 건배하게 했다.

    


원본 기사 보기: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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