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7시간',역술인 이세민 구속이유는?

[선데이저널USA 보도] '그가 행여 입 열면 줄초상'? 세월호진실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4/11 [09:57]

'사라진7시간',역술인 이세민 구속이유는?

[선데이저널USA 보도] '그가 행여 입 열면 줄초상'? 세월호진실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4/11 [09:57]
박근혜 정부 최대의 참사이자,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참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끔찍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주년이 됐다. 2014년 4월 16일 본국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배와 함께 바다 속에 빠져 구조되지 못한 300명의 안타까운 생명들이 도대체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진실을 밝혀내도 모자를 판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를 방해하는 등 오히려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권에서 신경 쓰는 것은 박근혜와 관련된 의혹들이다. 7시간의 행적에 모아져 있는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에 이 정권은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7시간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산케이 신문 지국장을 외교적 망신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출금을 시키는가 하면, 7시간 행적을 캐려는 세월호 특조위원들에 반발해 특조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검찰이 정윤회 씨와 만났다는 역술인 이세민에 대해 별건수사까지 진행해 결국 그를 구속했다. 이것도 모자라 본국시간으로 4월 6일에는 이미 구속된 이 씨의 자택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그의 집에 있는 금고를 검찰로 가져갔다. 결국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정윤회 씨와 관련된 인사들은 거의 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셈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검찰은 지난 4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 정윤회(61)씨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같은 시각에 만났다고 밝힌 역술인 이세민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최모씨에게 “전직 차관급 인사, D조선업체 부사장 등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이 있으니 D조선업체의 협력업체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겠다”며 그 대가로 9억5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이 씨를 지난해 말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 씨는 주로 형사 합의금,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역술원 월세, 역술원 내 ‘명상실’ 공사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냈다고 한다. 또 지인의 가족 명의를 빌려 여러 개의 계좌를 돌려가며 최씨에게 돈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로부터 받은 돈은 빌리거나 투자받은 것이 아니라 순수한 기부금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전직 차관급 인사와 D조선업체 부사장 등이 자신이 운영하는 역술원에 드나든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들에게 이권을 청탁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사기혐의 유죄증거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윤회 7시간 의혹에 대한 입막음 구속?
 


▲검찰은 지난 4월 2일 박근혜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 정윤회 씨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같은 시각에 만났다고 밝힌 역술인 이세민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입막음’ 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검찰 주변에서는 사실상 이 씨를 구속하는 것이 과잉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씨의 범행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양측 간 다툼이 있는 가운데서 단순 채무를 사기혐의로 몰아가 이를 구속한 것이 과연 적절했냐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주변에서는 이 씨가 박 대통령의 밤의 그림자로 통하는 정윤회 씨와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정윤회씨가 “역술인과 점심을 함께했다”고 밝히면서 세간에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정 씨는 박 대통령과 7시간 동안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런 의혹들이 본국 조선일보와 일본 산케이 신문 등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그러자 정 씨는 산케이 지국장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그 시간에 이세민 씨와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씨 역시 검찰에 출석해 정 씨와 비슷한 증언을 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산케이 지국장을 유죄로 판단한 증거로 사용했다. 이후 이 씨는 주변에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통화한다’, ‘정윤회씨는 내가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한다’는 등 권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7시간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는 만큼 이 씨 또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검찰의 이 씨에 대한 수사는 입막음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의혹이 적지 않다. 정윤회 씨는 산케이 지국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4월 16일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20시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이세민 씨 자택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사동 자택으로 귀가한 뒤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신사동에 있는 연타발에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날 정 씨의 증언은 검찰에서의 진술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것이었다. 정 씨는 2014년 8월 15일에 검찰에 출석해 ‘집에는 특별한 일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집에 있으니 집에 있다는 것이 확인이 가능하다’ 등의 진술을 했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선 법정에서 검찰 진술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정 씨가 말을 바꾼 이유는 검찰 조사 4일 뒤 검찰의 발신지 추적결과 당시 2시 경 집이 아닌 평창동으로 위치가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검찰의 발신지 추적에 대해 “당시에는 집에 있는 것으로 알았다”며 “그래서 휴대폰을 추적하면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 하며 검찰에 통화 내역을 제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 씨가 검찰에 제출한 통화 내역에는 발신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그 날의 의혹들

정 씨의 이 같은 해명은 여전히 석연치 않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중차대한 사건이 일어난 날 행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박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하필이면 평창동에 있었다는 것도 사람들로 하여금 의혹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실제로 산케이 지국장을 변호했던 변호사는 “당일 오후 2시에 평창동을 나와 전화를 건 이후 연타발에서 친구를 만났나는 오후 6시까지 행적이나, 오전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에 대한 증빙자료도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 변호사는 “평창동 역술가의 집과 청와대 정문 사이 거리는 차로 5분 거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 씨는 검찰 조사 때 연타발에서 저녁을 먹은 것은 정확하게 기억했지만, 낮에 일만 기억 못한 것도 석연치 않았다.

결국 그 날 7시간의 진실은 정 씨 본인 이외에는 역술인 이세민 씨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씨의 검찰 진술이 뒤집힐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이 씨를 사기혐의로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 상태에서 자택 금고를 가지고 검찰에 왔다는 것은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런 의혹을 풀려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구성된 특조위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하지만 특조위는 내외부의 조직적 방해로 그 역할을 하기 버거워 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얘기만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방해를 거듭하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원은 총 17명으로 여야(각 5명)와 유가족(3명), 대법원(2명), 대한변호사협회(2명)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다. 그러나 여당 추천 위원 2명은 4.13 총선에 나가기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사퇴했고, 고영주·차기환 위원은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조사에 반발해 지금까지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헌 부위원장은 2월 “특조위는 기울어진 것을 넘어 절벽에 가깝게 편향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위원장을 수행하는 것은 세금 도둑에 가깝다”며 사퇴했다. 내부 갈등의 시작은 이 부위원장의 전임인 조대환 부위원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7월 특조위 부위원장이었던 조 변호사는 ‘정치편향’과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결근투쟁’ 등을 단행하다 결국 사퇴했다.

입에 거품 물며 7시간 진실 덮으려 안간힘

이 부위원장의 부임으로 갈등이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11월23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관련성이 있으면 조사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전원위에서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자, 여당 추천 비상임위원 4명은 중도 퇴장, 사퇴를 표명했다.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태극의열단과 어버이연합,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태극의열단 회원은 사무실에 난입하며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고, 심지어 해수부 공무원에게 유가족 고발 사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도 이어졌다. 세월호 특조위 채용과정과 미국 9·11위원회와의 비교, 상임위원 월급 지출 등의 의혹을 쏟아내며 특조위 본연의 업무를 어렵게 했다. 이런 일들은 직원들의 업무 집중을 방해했다. 현재 세월호 특조위는 120명 정원이지만 10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혹 하나가 불거질 때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는 게 다반사다. 결국,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업무를 해야 하는 특조위 직원들은 의혹만 해명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따라서 본국에서는 세월호의 진실이 아직도 드러나지 않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원순 시장이 최근 한 말에서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난다.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청 충무기밀실에서 열린 ‘안전대책 점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세월호는 아직도 어둡고 캄캄하고 추운 바다 속 깊은 곳에 침몰해 있다”며 “세월호를 알아야 세월호의 과오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월호는, 그 진실은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데이 저널 USA 리차드 윤 기자 http://www.sundayjournal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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