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보선, 배반의 정치 깨트릴 기회다"

[이무성 녹색대 교수 칼럼] 선거의 경제학적 의미와 정치독점

이무성 녹색대 교수 | 기사입력 2015/04/01 [10:30]

"4·29보선, 배반의 정치 깨트릴 기회다"

[이무성 녹색대 교수 칼럼] 선거의 경제학적 의미와 정치독점

이무성 녹색대 교수 | 입력 : 2015/04/01 [10:30]
경제에서 경계의 대상은 자원의 낭비와 비효율성으로서 시장을 왜곡하는 독점구조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경제와는 달리 정치계에서 그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독점의 혁파는 전혀 행해지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이 지역 4·29 보선의 관심은 독점구조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이다.
 
지역마다 특정 정당의 일방적인 독식에 의해 선거 자체에 대한 흥은 이전엔 거의 없었다. 어느 정당 또는 어느 후보가 자신 지역을 대표할 것인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경우에 그만큼 정치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의정치에 있어서 선거는 유권자들 입장에서 자신의 이해를 잘 반영해 주는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후보들 들러리로 전락했다. 정치행위는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권한으로서 그 대표자의 성향과 그가 소속된 정당의 정강정책은 중요하다.

특정정당 독점 구조 깰 기회

자원의 배분은 선출직 의원 개인의 선호가 아닌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다. 특정 후보가 자신의 지지자들과 대치되는 정치적 행위를 하였을 때는 유권자들은 그 정치인에 대해 소환하거나 다음 선거에서 그를 배제할 것이다. 정치가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적극 대변하는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 기본 자세다.
 
그러나 후진적인 정치문화에서 유권자들의 기대보다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한국처럼 이념이 아닌 지역정당의 정치지형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때 유권자보다는 정당의 공천을 받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지역정당의 정치인들은 형식은 여야로 구분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견제와 비판으로서 야당의 존재감, 그리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합리적인 여당의 정치력은 기대할 수 없다.

현재 한국사회는 형식적으로는 양당구조 내지 다당구조다. 그러나 지역정당화된 현행 정치 틀에서는 독점적인 1당 지배구조나 진배없다. 애초 당선이 기대되지 않는 지역의 정당의 정치인들은 정당의 구성원으로서 그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정당의 제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지역정당 구조를 해체하고 최소한 정당 또는 후보간 경쟁구조 체제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정치제도 중 하나가 독일식정당명부제 완전 도입과 결선투표제 시행이다. 소수의 정치세력도 제도 내에서 그 주장을 수용할 수 있는 정치구조의 정립은 사회의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성 정치인의 기득권에 의해 제도로서 이를 단기간내에 실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유권자들에 의한 선거혁명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투표는 총알보다 더 강하다’고 한다. 40여일 남아 있는 이번 보궐선거에 거는 기대가 후진적 정치문화 청산을 위해 그만큼 크다. 지역정당 해체를 통한 기성 독점정치 문화를 깰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치구도는 불량 정치인들로서 악화가 선량한 정치인으로서 양화를 몰아내는 경제의 그레샴 법칙이 정치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비민주세력으로의 의석수 증가 등 여당의 반사적 이익을 우려해 야당으로서 지역정당에 일방적인 지지를 호남의 지역 유권자들은 장기간 관행적 투표를 행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진정치세력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기성 불량정치가들의 기득만을 연장해 주는 꼴이 되었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고도의 공익적인 영역이 정치 분야다.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거꾸로 그 정치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이는 기성 정치인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세력의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지역의 독점정치구조로 발생하는 당연한 결과다. 정치는 구태여 구분하면 공공재에 해당된다. 공공재는 사회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유권자의 수임을 받아 그들을 대신해 정치행위를 해야 하는 상당수 정치가들은 그들의 사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 공공영역을 사적인 영역으로 전환시켰다. 그들의 배반적 행위에 대하여 현재의 1당 지역 정당 구조의 체제에서는 이들을 선거행위로서 퇴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불량 정치가와 이들이 소속된 정당을 견제할만한 대안정당이 지역정당 구도하에선 뿌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독점정치구조의 폐해를 유권자들의 투표행위를 통해 이번 4·29 보선에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무성 광주대 산업기술경영학부 교수
(현)대안대학 녹색대학교 교수(사회읽기), 경제평론/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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