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내 머리가 떨어져..."[詩로 말한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여 부디 이해해 주길..."
07을 보내며 /임효림 시 아무래도 지난밤에는 잠을 잘 못잔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머리가 방바닥에 떨어져 있다. 그래도 그것이 내 머리인 탓에 버릴 수도 없고 해서 그릇에 담아 놓았더니 찾아오는 손님들은 내 채면을 세워 주느라 보기에 좋다고 입에 발린 칭찬을 한다. 그러면 눈치도 없는 내 머리는 횡설수설 혀를 놀려대지만 별로 귀담아 들을 말은 없다. 나조차도 내 머리가 하는 말을 신용하지 않는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불쌍하게도 내 머리는 내 눈치를 연신 살핀다. [詩해설] 요즘 나는 은둔하고 있다. 누구의 전화도 안 받고 지낸다. 선거로 세상이 어수선 할 때도 나는 그냥 유유자적 은둔의 맛을 즐겼다. 선거 날 2박 3일의 여행을 하고 왔다. 물론 누구에게도 행선지를 알리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 하나를 들고 돌아왔다. 올 한해를 보내면서 나의 모든 심정이 여기 이 시(詩) 속에 다 들어있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여 부디 나를 이해해 주시라. 나는 그래도 시인이 아닌가.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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