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2년여,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의 강제 추방 정책과 위험천만한 인간사냥(단속)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누르 푸아드가 단속반에 쫓기다 추락해 사망했고, 최근에는 인천에서 일하던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가 단속반 직원들에게 팔이 꺾여 어깨가 탈골되는 중상을 입었다. 내 친구들도 일부는 붙잡혀 추방됐고, 일부는 용케 버티며 싸우고 있다.
이는 사실 당연하다.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유입되는 3D업종들은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고(그들이 없었다면 중소 공장들은 꼼짝없이 멈춰서고 말았을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생산․소비 진작 효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들어온 1980년대 후반에 실업률이 역대 최저였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이 점은 지금도 여전히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은 매우 모순적이다. 정부는 4년 이상 체류한 이주노동자들을 내쫓고 2년간 새로이 수십만 명을 받아들였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경제에 부담이라면 대체 왜 다시 받아들였을까? 노무현 정부는 경제 위기가 낳은 고통의 책임을 힘없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또 장기 체류한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어도 잘하고 경험도 많아 기업주들이 맘대로 다루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만 골라 내쫓으려는 듯하다. 몇 년을 체류했든, 이주노동자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만큼 한국에 있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왜 오랜 친구들을 내쫓아야 하는가?
12월 17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기념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다. 오랜만에 친구들 모두 잘 있는지 가 보려고 한다.
원본 기사 보기:http://www.epnews.net/sub_read.html?uid=2246(은평시민신문)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인기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