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마누라가 '오빠, 대통령 자격 있어?' 그러는 거야" 명태균 통화 공개

안기한 | 기사입력 2024/11/02 [10:18]

"지 마누라가 '오빠, 대통령 자격 있어?' 그러는 거야" 명태균 통화 공개

안기한 | 입력 : 2024/11/02 [10:18]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 내용이 적혀 있는 녹취록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씨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공개한 2022년 5월9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에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통화 다음 날인 5월10일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공천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명씨가 윤 대통령 또는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강혜경씨 등 제3자에게 전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된 적이 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명씨와 통화한 육성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통화 내용은 명씨가 김 전 의원의 재·보선 당선 이후 자신이 공천에 이바지한 점을 과시하며 타인에게 들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명씨 휴대전화에서 재생된 통화 내용이기 때문에 음질이 썩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가 공개한 또 다른 통화 내용에선 2022년 5월9일 윤 대통령과 명씨 통화 당시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옆에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명씨는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윤 대통령) 명선생이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셔가지고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윤 대통령) 대통령으로서 자격 있는 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김 여사) 보고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윤 대통령이) 장관 앉혀 뭐 앉혀 아무것도 모르는데 XX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마누라(김 여사)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며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하니까 '알았어 됐지?' 지 마누라(김 여사)한테 그 말이야"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바로 (전화)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한테 전화가 왔다"며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 이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은 2022년 5월10일 열렸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며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전언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수한 녹취에서 명씨는 분명하게 윤 대통령을 '장님무사'라고 했고,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칭한다고 명씨 스스로 녹취에서 확인했다"며 "녹취대로라면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보다 앞서 대선과 함께 치러진 20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보자 신원을 밝힐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공개하지 않고 신변 보호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오랫동안 이 내용을 갖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 내용 공개가 윤 대통령 탄핵 준비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박 원내대표는 "국민이 판단할 것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추가 통화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해선 "광역단체장 선거나 국회의원 보궐선거, 또 다른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씨 발언이 담겨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런 파일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화 내역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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