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中동북공정 냄새 역사왜곡 논란, SBS드라마 방송 중단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1/03/26 [10:30]

'조선구마사' 中동북공정 냄새 역사왜곡 논란, SBS드라마 방송 중단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1/03/26 [10:30]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지난 22일 첫 방송 이후 중국의 동북공정(중국이 동북부 만주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국가사업으로 추진한 연구 계획으로, 고구려와 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음)과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2일과 23일 방송에서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천주교 신부(神父)가 등장하고(천주교 신부들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조선 후기다), 신부에게 기생집에서 중국 월병(月餠)과 만두 등을 대접하는 장면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해당 기생집의 지역이 국경지역인 의주에 위치해 명나라 풍습이 남아있다고 하자, 황현필 한국사 강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SBS 드라마 미쳤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드라마가 당시 15세기 초라면 500년 전부터 우리 땅인데 어떻게 기생 여인들 옷은 한복이고 음식은 중국식이냐”고 반문하며 “이건 있을 수 없는 역사적 오류이며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시청자들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는가 하면, 성난 민심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더 이상 해당 드라마에 광고와 장소협찬 등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금성침대, 혼다코리아,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블랙야크, 쿠쿠, 삼성전자, 시몬스, 웰빙푸드, 아이엘사이언스, 씨스팡, 반올림피자샵,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에이블루, 코지마, KT, 뉴온, 광동제약, 동국제약, 다이슨, 다우니 등이 광고를 철회했다.

또 경북 문경시는 <조선구마사>에 지급한 영화·드라마 촬영 인센티브 환수에 나섰고, 전남 나주시는 나주시영상테마파크 사용과 관련해 체결했던 제작지원 계약을 철회했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에 그림과 글씨를 협조한 것으로 알려진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당 그림과 글씨는 ‘공공누리’ 정책에 따라 출처표기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일 뿐 따로 제작진에게 제공하진 않았다며 재빨리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제작진이 멋대로 밥차를 세워놓고 식사했다가 항의를 받고 장소협찬에 이름을 올려준 대신후드 측은 뜻하지 않은 불매기업 리스트에 올라, 자신들은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 이같은 일은 왜 벌어진 것일까? 이유는 제작진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YG 스튜디오플렉스와 크레이브웍스 그리고 롯데컬쳐웍스 등 3곳이다. 이중 YG 스튜디오플렉스와 크레이브웍스는 얼마 전 같은 논란이 있었던 드라마 <철인왕후>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철인왕후>도 집필했는데, 최근 중국 대형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약칭 쟈핑코리아)와 집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쟈핑코리아 측은 25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쟈핑코리아는 한중합작 100% 순수민간기업”이라며 “박계옥 작가는 쟈핑코리아의 소속 작가가 아닌, 향후 기획하고 있는 현대극에 대한 집필만을 단건으로 계약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쟈핑코리아는 박계옥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전면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행여 자신들이 이 드라마의 방향 설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항간의 의구심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SBS는 논란이 된 해당 장면을 삭제하기로 했으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 위해 다음 주는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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