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m의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신체기능과 인식 차이 극복, 장애·비장애인 함께사는 세상 꿈꿔

서문원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07/02/28 [15:52]

“3cm의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신체기능과 인식 차이 극복, 장애·비장애인 함께사는 세상 꿈꿔

서문원 객원기자 | 입력 : 2007/02/28 [15:52]
▲위드뉴스의 김지숙, 윤보라, 김지현 기자     © 인터넷저널
‘3cm의 변화, 세상이 바뀐다.’ 장애인 권익을 위한 온라인신문인 ‘위드뉴스’ 메인화면 오른쪽 상단을 보면 쓰인 문구다. 큰 변화를 찾기보다 작은 차이점을 인정하고 함께 살겠다는 노력을 해보자는 말이다.

일반인들은 사실 잘 모르는 게 있다. 어느 건물이나 현관문에는 턱이 있다. 이를 보도턱이라 하는데 보통 5cm 이상이란다. 비장애인에게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그게 있는 지, 높이가 얼마나 되는 지조차 모른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는 이들에겐 이게 ‘출입금지 턱’이다. 휠체어를 타고 넘을 수가 없어서 그렇다.

 “3cm가 차별의 시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른 점이 없다.” 둘 사이에는 약간의 신체적 기능과 인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서로가 공감만 한다면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아서 문제다. 동정어린 시선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지난 2002년 11월에 창간된 게 ‘위드뉴스’. 장애인들의 이슈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출발한 언론사다. 장애인 관련 소식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보도하는 기존 언론매체와 달리 장애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현장을 취재해 중립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시민기자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활동하고 계신 분들은 얼마 안 됩니다.” 김지숙 기자는 ‘위드뉴스’ 입사 2년차다. “위드뉴스만의 전통이 있습니다. 한 사건을 보도할 때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저희들은 한 가지 더 심혈을 기울이는 게 있습니다. 정확한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것이죠.” 김기자의 자사 자랑이다.

“보도턱이 3cm이상일 경우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은 큰 고통과 좌절을 맛봐야 합니다. 물론 일반인들에겐 아무 불편이 없죠. 기사도 마찬가지랍니다. 비장애인에겐 아무 문제없이 읽힐 수 있는 기사가 장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장애인 입장에서 보도하는 게 아주 중요하답니다.”

위드뉴스는 대선과 시민언론 열풍이 거셌던 2002년 4월에 계획됐고 같은 해 11월 창간됐다. 장애인들의 인권과 복지는 물론 교육·사회·정치·스포츠·여성·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슈를 보도해왔다. 그리고 일반인과 장애인들이 공감하는 매체를 만들려고 구슬땀을 흘려왔다.

1월과 2월은 현장취재가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 번꼴로 뜸하지만, 3월부터는 거의 매일 현장취재를 나가야 한다. 전임기자는 3명. 김지숙·윤보라 기자는 2005년 5월, 김지현 기자는 2006년 6월에 입사했다. 셋은 모두 동갑내기다.

“청각장애인들은 전화취재를 할 경우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로 합니다.” 1년차 김지현 기자가 취재하는 방식은 기존매체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말한다.

 “우리만의 특징, 신중함”

“입사 뒤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취재하면서 대화하기가 힘들어 고생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장에 근무하는 보호자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그들과 대화하고 취재할 수 있답니다.”  2년차 윤보라 기자이 경험담이다.

“장애인 관련 입법과정의 보도가 가장 어렵습니다.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죠.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보도했다가는 크게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는 위드뉴스가 지닌 보도특징을 다시 한 번 ‘신중함’이라고 강조한다.

위드뉴스는 일반 언론매체와 다른 점이 크지 않다. 딱 하나 있는데, 세상을 일반인이 아닌 장애인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위드뉴스 기자들의 하나같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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