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0대 소녀들의 성 정체성 그린 '타하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0/09/14 [10:13]

[영화] 10대 소녀들의 성 정체성 그린 '타하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0/09/14 [10:13]


이번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해외에 첫 선을 보인 <티하라>는 히브리학교에 재학 중인 캐리와 해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레즈비언이었던 한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열린 장례식에서 한나(레이첼 센노트 분)는 집중을 하지 못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다들 별로 좋아하지도 않던 친구인데 가식 떠는 것 같아 영 못 마땅하기 때문이다.

이어진 식사 시간에도 한나는 계속 트리스탄(다니엘 타베라스 분)에게 정신이 팔려있다.

이에 동석한 캐리(매들린 그레이 디프리스 분)는 짜증을 내지만, 온통 트리스탄 생각뿐인 한나는 급기야 트리스탄은 키스를 잘 할까 궁금해 하다가 거꾸로 그럼 나는 키스를 잘 하는 편인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남자 4명과 잠자리는 가져 봤지만 정작 연애는 해 본 적이 없어 자신의 키스 실력이 궁금한 까닭에 그녀는 절친인 캐리와 키스를 해 본다.

단지 자신의 키스 실력이 궁금했던 한나는 정작 ‘실력 확인’을 한 후에 아무렇지도 않은데, 여자끼리 키스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던 캐리는 오히려 한나에게 또 키스를 하자며 조른다.

그런 가운데 캐리는 그동안 한나와 같이 뒷담화를 하던 앨라이나(슐로밋 아줄레이 분)랑 전자담배를 피운 걸 계기로 친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트리스탄에게 지속적으로 대시하는 까닭에 앨라이나를 싫어하던 한나는 자신의 절친 캐리가 앨라이나와 친해지자 짜증이 나서 수업 도중 교실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 영화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10대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자살한 사만다는 결국 자신이 동성애자인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죽었고, 동성간 키스에 극도로 예민하게 굴던 캐리는 정작 절친 한나와 키스 후 자신의 성적 지향에 눈을 뜨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히브리학교라는 점. 율법에 의한 교육을 하는 환경 속에서 성서에서 죄악시 하는 동성애자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에 결국 사만다는 세상을 떠난 것.

또 한나 때문에 혼란스러워진 캐리 역시 어쩔 줄 몰라 그녀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10대 시절 충분히 겪을 수 있는 고민에 대해 1:1의 화면 비율로 보여줌으로써 주인공들을 좁은 프레임에 가두고 관찰한다.

특정한 성적 지향성을 두둔하거나 비난하지 않은 채 가볍게 보는 것도 괜찮은 영화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인 ‘티하라’는 유대교의 정화의식으로, 이 의식을 통해 망자(亡者)의 사회적 지위 등 모든 것을 지워내고 아무 것도 없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상태로 만드는 의미가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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