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과 의료계 일부 "거리두기 당장 필요" vs "신중해야" 반론도

오은서 | 기사입력 2020/08/19 [09:57]

방역당국과 의료계 일부 "거리두기 당장 필요" vs "신중해야" 반론도

오은서 | 입력 : 2020/08/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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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쓸 수 없을 만큼 확산세가 진행되기 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경제적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어 방역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김탁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의료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는 부족하고 당장 3단계로 격상시켜야 할 정도로 중대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최근 2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날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주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적용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3일(103명)부터 16일(197명)까지 나흘간 100명 이상씩 발생했다. 기준에 따르면 아직 3단계 격상을 논의할 단계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수도권과 휴가철이라는 변수가 자리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인파가 몰렸던 광화문 집회도 문제지만 휴가철을 맞아 전국적인 이동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며 “가속도가 붙은 유행을 차단하려면 2주라는 시간을 더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방역 당국도 3단계 격상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 주까지 상황이 악화하면 2단계 내에서도 다소 유보했던 조치들을 우선 취할 수 있고, 3단계 역시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봐가면서 중대본 회의를 통해 격상 여부를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박유미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도 긴급브리핑에서 “굉장히 위중한 상태”라며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지만 서울시는 하루이틀 정도 추이를 지켜보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국민들의 경제적 활동반경을 극도로 제한하게 된다는 점에서 적용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단계로 격상하면 10인 이상 모임은 모두 금지되고, 고위험시설뿐만 아니라 중위험시설 역시 운영이 중단된다. 등교수업 역시 제한되면서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김 1총괄조정관은 “무조건 방역만을 생각하는 조치를 가지고는 방역에 성공하기도 국민을 설득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불경기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12년간 스포츠용품 도매업을 운영해온 성모(51)씨는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가량 줄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실내체육시설이 문을 닫고 각종 체육행사도 줄줄이 취소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방역도 중요하지만 경제 상황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면 그만큼 경제적 희생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피로감이 누적된 시민들이 제대로 협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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